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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이야기를 하니 옛날 과후배가 생각나네...... 참 뛰어난 코더였어

숨좀쉬고올께(222.251) 2009.11.11 14:08:16
조회 327 추천 0 댓글 20


 난 컴공과를 나와서, 국내 3개의 짱 큰 대기업에서 개발일도 하고, 미국 애플에서도 개발을 좀 했어.

 난 학부시절, 총망받는 코더였지. 

 창업활동도 착착 진행되어서,  창업보육센터에 입주도 했고, 창업동아리도 게임공모전에서 대상도 받고 잘 나갔지.

 졸업때까지 여러개의 액션, 온라인 3D게임을 개발했어. 울 동아리 멤버는 7명내외였지만,

 그 해 졸업에서 과 수석, 차석 졸업자를 배출했지. 모두들 국내 유수의 기업에서 핵심적인 코더들이 되어있지.

 

  그리고 그 친구는 내가 군대갔다온 3학년때 처음 본 신입생이었지.
 
 교류 타 동아리에서 Unix 씨 교육을 하는데, 그 친구가 맨 뒤에 앉아서 수업을 제대로 안 듣는다는 소문을 들었어.

 앞에서 헬로 월드를 가르치는데 그 친구는 맨 뒤에서 뱀 게임을 만들어서 즐기고 있었어.

 넌 머냐? 하고 물으니. 그 친구는 네트워크 겜은 어떻게 만들어요? 하고 대꾸했어. 난 유닉스 환경이니깐 그냥 소켓대신 IPC를

 하는게 어떻겠냐고 얼버무렸어. 수업이 끝날 때쯤엔 그 친구는 두대의 컴퓨터에서 뱀게임을 즐기고 있었지.

 난 그 친구를 보러 우리 동아리도 아닌 그 동아리를 가끔 갔었어. 또 그친군 날 보자마자 물었어. 윈도우용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난 짧게 대답했어. \'API\'

 다음날 왔을 떄 그친구는 API만든 오목게임을 하고 있었어. 내가 하이하자, 그친구는 또 물었지. \'컴퓨터가 너무 멍청해요.\'

 난 대답했지. \'트리 알지?\' 

 다음날 그친구는 컴퓨터와 치열하게 오목을 두고 있었어. 

 일주일 뒤엔 1942의 API 버전을 스테이지 별로 즐길 수 있었어. 그리곤 또 어김없이 \'프레임이 너무 안나와요. 구려요\'

 난 또 \'DirectX\' 라고 대답했어.

 그리고 난 그 친구와 거창하면 물리엔진, 동역학 시뮬레이터를 만들어 보기로 계획했어. 당시 물리엔진이 첨 소개되던 때였거든.

 프로젝트 기간은 두달이었고, 그 기간동안 그 친구는 C++을 익히면서, 디자인패턴을 공부하고, MFC를 공부하고,
 
 DirectX를 공부하고, 3D Graphics를 공부하고, 간단한 동역학 책들을 몇권 공부했어.

 그 친구가 C++을 공부한지 한달째 난, 그친구의 코드를 점점 이해하기 힘들어지게 되었어.

 당시 개발 포럼에 공개된 거의 대부분의 기법들을 자유자재로 다뤘으니깐. 패턴따위는 화장실 용이었고.

 난 그친구의 젊음과 패기 덕분에 두날내내 논문을 읽고 밑줄을 그러 책상에 올려주거나, 함께 도서관에 가서 대여할 책을 손가락으로

 가르키키만 했어. 난 실제 코딩은 거의 하지 않았어. 3D MAX Plugin 정도만 경험이 있는 내가 도와줫을 뿐.

 프로젝트는 완수 되었고, 그 뒤로도 졸업할 때까지 개발을 함께 했어.

 너무 길어 진것 같으니 그 친구의 무수한(?) 일화중에 딱 하나만 더 소개할께.

 그 친구는 2학년 1학기 였지만, 4학년인 내 친구들과 수업을 같이 들었어. 나름 멤버들 모두 각종 공모전이나 해킹대회 수상자들이었고,
 
대부분 각 동아리 회장들이었어. 교수님이 그 날도, 프로그래밍 과제를 내줬는데 후배녀석이 계단을 내려가며 선배들에게

전 그 문제를 풀었어요라고 말했어. 우린 반신반의하면서 그 후배들 따라 동아리방으로 따라갔어. 그 친구가 키보드를 잡고 앉고,

네 명의 선배들이 뒤쪽에 팔짱을 끼고 서있었지. 그 친구는 한페이지에 두개의 클래스와 메인함수까지 써 내려갔지,

화살표는 커녕, 백스페이스도 거의 쓰지 않았어. 말 그대로 \'전설의 한 붓쓰기 코딩\'이지.

알고리즘은 그리 복잡한건 아니었지만, 더블 포인터와 재귀호출이 난무하는 코딩이라 가독성이 좋은 내용은 아니었지.

그 친구는 딱 한번 뒤를 돌아다 보았어, Ctrl+F5를 누르면서 \'될 꺼예요\' 

결과값이 한번에 화면에 나왔을 때 정적이 흘렀지. 단 한개의 신택스 오류, 런타임 오류도 발생할 여지도 없었던 거야.

그 녀석은 모든 것을 이미 보고 있는 것처럼, 단지 타이핑을 한거야.



난 가끔 그친구가 코딩을 할 때면, 그 녀석의 몸과 컴퓨터 사이에 USB같은게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나 찾아보곤 했어.

그 친구는 저녁에 야식을 사러 갈 때도, 제일 후배였지만, 모두의 시선이 자신을 향할 때,

가장 선배이자 회장인 나에게 \'같이 가죠\' 라고 말할 수 있는 개념을 탑재하고 있었지.

내가 졸업을 하자, 그 친구는 현역으로 군대에 갔어. 그 친구 실력이라면 대학원을 가든, 바로 병특을 하든 기회가 많았겠지만

그 친구는 진짜 남자였거든, 귀여운 데이비드 실바(프라이드 격투 선수)처럼 생겼거든.

후배들에게서 자주 전화를 받았지만, 그 친구의 전화는 더욱 각별했어.


그리고 제대를 했을 때, 그친구는 한학기를 다니고는 어느날 내게 전화를 해왔어.

\'형, 저 호주가요. 다시는 코딩, 컴퓨터따위는 만지고 싶지 않아요. 가서 일하면서 새로 대학도 다니고, 연애도 하고 싶어요.\'

지금 그 친구는 호주에서 닭 가공 공장에서 일하고 있어. 중고차도 하나 샀다고 하네.

\'제가 성공하면, 형을 호주로 초청할께요.\'


아직도 가끔 학교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알고리즘이야기를 멈추지 않던 그녀석의 모습이 떠올라.

단지 그것을 나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즐거워 하던 녀석이 오늘따라 졸라게 보고 싶네.

항상 기회가 있을때마다 개발자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항상 이력서의 첫줄에는

\'나는 프로그래머(코더)입니다.\'라고 쓸 수 밖에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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