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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해 일기 #4 :: 프로그래머와 뮤지션.

어떡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12.10 06:41:46
조회 980 추천 0 댓글 14

어떡해 일기는 제가 \'쓸만한 프로그래머\'가 되기까지의 하루하루를 기록해 나갈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그날 하루동안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노력한 사항과 에피소드를 만천하에 공개하여,
저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도록 채찍질 하기 위함과 동시에 선배님들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함입니다.
자유분방한 DC에서 올라가는 글인 만큼 그날의 기분에 따라 존칭, 돌연 막말 등 일관성 없는 말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시작

좀 늦었습니다. 현재 시각 새벽 5시 정도가 되네요.

하루 늦은 일기입니다. (뒤늦게 올리는 사연은 뒤에 적어내려가겠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고 저와 같은 처지에 처한 사람이나 꿈을 가지고 있으나 주저하는 분들이 용기와 희망을 얻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는 어렵게 되돌려 받은 제 꿈을 절대로 포기 하지 않을겁니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잠깐 TV를 본뒤 열형강의 C 서적을 보는데 몰두해있었습니다.

사실 쉽지는 않았습니다. 손을 뗀지가 꽤 오래된 만큼, 그도 아니면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본이 아예 없었기 때문인지

열혈강의 C의 도입부 내용조차 제가 이해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깊게 생각하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저의 경우 공부를 할때 처음 책을 읽을 때는 내용을 깊게 파고 들지 않고 그냥 즐긴다는 느낌으로 빠르고 가볍게 읽어주고,

두번째 읽을 때부터 조금씩 깊게 파고드는 방식을 사용해 왔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사용해오면서 저에게 잘 맞는 공부법인것 같아서 결과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다만 그때그때 드는 의문점에 관해서는 책을 다시 읽어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메모를 했습니다.

가령, 함수 호출시 <STUDIO.H> 헤더를 포함한다는 내용이 올 경우, 그 위의 빈 공간에 샤프로 "헤더는 종류가 얼마나 다양할까." "헤더는 어떤 내용이 있을까." "각 헤더안에 포함되어 있는 함수는 종류별로 분류해 놓은 것일까" 등, 질문 자체가 맞는지 틀린지 바보 같은지 핵심을 꿰뚫는 질문인지는 신경쓰지 않고 그냥 그때그때 드는 생각들을 적어서 나중에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이해가 가기 시작할 때,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지요.

쉬운 공부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공부를 해본게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였죠.

공부를 잘 해나가다가 오후 8시가 되어가는 때였습니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부르시더군요.

터벅터벅 걸어나가 그 앞에 앉으니, 다짜고짜 저에게 컴퓨터 학원을 등록하라고 하시는 겁니다.

학원...... 네, 생각했었죠. 저는 알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어디를 어떻게 등록할 것인지, 무엇을 공부할 것인지는 조금 생각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저로서는 회사를 덜컥 그만둬버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고난이 가득한 선택지를 고른 입장이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일을 조금씩 신중하게 처리하겠다는 생각이 깔려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지를 않더군요.

어머니는 뭘 하기로 했으면, 빨리빨리 학원도 알아보고 다니기 시작해야지 제가 집에서 놀고(...)있는 것을 못봐주겠다는 겁니다.

(그런 말은 어제 김장할 때이야기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저는 어머니의 말에 한숨이 나왔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하나..........

어머니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으니, 아무래도 친척중에서 현재 백수생활을 하고 있는 제 또래의 아이와 저를 겹쳐보고 계신것 같았습니다.

그 친척을 잠깐 설명 하자면, 대입 실패 후, 집에서 알몸으로 오타쿠 생활을 하다가 입대, 그리고 2년 후 전역 한 뒤 다시 2년을 백수 생활을 보내면서

알몸으로 방에서 나오지를 않는다는 우리 집안 전설의 히키코모리(...)랍니다.

사실 제 3자의 입장에서는 저와 그 아이가 현재 비슷한 입장에 서있는 것 처럼 보일 수 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친척(제과제빵) : 나 (컴퓨터)

어찌되었건 집에 눌러앉은 것은 똑같으니까요.

저는 그 녀석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저와 그 녀석은 처한 입장이 조금 다르며, 저는 현재 그 분야로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근데 믿질 않으십니다...;;; 항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서(...) 무슨 공부를 했냐는 말씀에........ 갑자기 울컥해서 그만.........

아니 컴퓨터 공부하는 사람한테 컴퓨터 만지지 말라고 하면, 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거에요!

라고.........소리를 질러버렸습니다. OTL...........

갑자기 집안이 싸늘해지더군요.

동생은 기숙사에 있어서 그 자리에 없었지만, 무협 드라마를 보고 계시던 아버지의 시선이 TV에서 저로 옮겨옵니다.

집안 사람들이 시선이 저에게 몰리자, 객기가 생긴 것인지 갑자기 제 목표와 꿈에 대해서 말씀드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같은 생각이었죠;;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제 어렸을 적의 꿈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컴퓨터는 돈이 안되서 자동차를 선택하게 된 일.
그리고 다시금 컴퓨터를 손에 넣은 지금 정말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갑자기 아버지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셨습니다;

그리고 게임은 죽어도 안된다고 하십니다.

게임은 코흘리게 애들이나 하는거지, 나이먹고서 무슨 게임을 하겠냐는 겁니다.

그리고 게임 말고 다른 분야를 찾아보라고 하십니다.

아버지는 제가 컴퓨터 일을 한다는게 워드나 엑셀을 한다고 생각계시는 분입니다.

설명을 드리려고 노력했지만, 컴퓨터도 사용할 줄 모르시는 옛날 분이시기에 프로그래밍이라는 개념을 이해시키는 것은 힘들더군요.

때문에 게임을 만든다는 것도 게임이 가지는 사회적인 어두운 면을 먼저 생각하시고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했냐하면........

반항했습니다;;

바보같이............ 그냥 그자리는 넘어가고 조용히 공부하면 될 것을........

아무리 설명을 해도 이해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도 그 자리에서 너무 흥분해버린 나머지

저는 횡설수설하며 제가 얼마나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를 이야기해버린거죠.

언성이 높아지고 아버지의 손가락이 저를 가리킬때가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3류 드라마에서 나오는 철없는 주인공이 "아버지 나 뮤지션이 되겠습니다." 하고 말하면 " 우리집안에 딴따라는 안된다!!"

"아버지 저는 정말로 음악이 하고 싶어요!!"  "멍청한 것!! 현실을 직시해라!! 너는 아직 어릴 뿐이야!!"

........ 그 상황하고 정말 많이 겹쳐보이더군요;

저는 그때 드라마를 볼때마다 항상 생각했었죠.

ㅋ 병신.

...............;;

어쨋든 그렇게 부모님과 새벽 2시까지 설전이 계속 되었습니다.

아버진 회사도 나가서야하는데, 그 불같은 성격 덕분인지 화를 내면서 자러 들어가시더라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몇번이나 다시 나오시더라구요;;

뭐...... 그렇게 해서 결론이 나왔느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니네요.

그냥 설전만 피터지게 하고,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부모님과의 관계도 설전으로 인해 서먹서먹해져버렸습니다.

하지만 한숨자고 지금 생각해보니, 어찌되었든 잘못한 것은 저라는 생각이 드네요.

부모와 자식이 싸우는 것만큼 꼴불견인것은 없습니다.

조금 있으면 7시가 가까이 되겠군요. 아침에 일어나시면 두분께 사죄를 드릴 생각입니다.

다만, 말은 하지 않을 거지만, 게임에 대한 공부는 꾸준히 할겁니다.

제가 네이트온으로 채팅을 하고 있으면 워드 치고 아시는 분들인데, 차후에 문제가 될일은 별로 없을 것 같고.

굳이 반대하시는 일을 당당히 말씀드리면서 하는 것도 부모님과 잦은 충돌을 일부러 만드는 느낌도 들고.

조용히 자기 할거 하고 제 목표를 잃지 않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군대에서 이등병때 "군대가면 사람된다"라는 말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이 있었는데.

그 이전에는 막연히 군대가면 나 자신이 바뀐다고 인식되던게,

막상 군인이 되고 나서 "아.. 그냥 고철도 칼로 만들려면 뜨거운 불에 오랫동안 불태우고, 커다란 망치로 수십번이나 아프게 때려야 겨우 칼이 완성되는데, 군대에서 내가 바뀌려면 엄청난 변화와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전직을 결정하고 전혀 다른분야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저에게 작지 않은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입대 개념하고는 차원이 다르죠.

더크고 많은 고난과 역경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저는 그것을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가족은 저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오늘은 내용이 조금 난잡한 느낌이 드네요.

하지만 한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부모님하고 싸우지 맙시다.


오늘 저녁에는 아마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함께 일하다가 자전거 영업소를 차리겠다고 회사를 나온 과장하고 술자리를 같이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장사도 잘 안되서 저를 만류하는 말씀을 하실 것 같은데, 어떤 이야기를 하실지 걱정이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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