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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떠난다. 이젠 더이상 프로그래머라 부르지 말아라.

허거덩(222.251) 2009.12.15 07:05:42
조회 406 추천 0 댓글 15


 예전에 이런 게시판에 오랜만에 온 감흥때문에 후배이야기를 한번 게시판에 쓴적이 있었다.

학교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적인 코더였는데, 그 이야기를 거짓말 하나 없이 썼는데 소설이라고

누군가 패러디 글까지 하나 올렸더라. 정말 어이없다. 후배 만나면 함께 술자리에서 재밌게 이야기 하마.

대학때 난 코딩 졸라게 했다. 개발, 공부만 열심히 하면 성공할지 알았다.

난 게임프로그래밍 공부를 했는데, 대학졸업전까지 거의 7년동안........

국내에 출간된 게임관련 책은 전부 샀다. 아마존에서도 꽤 샀다.

요즘 게시판에 C++이야기도 나오던데 난 학부때 심심하면 C++책을 봤다. 5종류를 5*4=20번 이상 읽었다.

물론 안해본거 없다. 여기서 깝치는 넘들이 알만한 언어는 다 해봤다. 웹 플밍부터 x86이나 ARM instruction 코딩까지.

집에 이틀에 한번씩 들어갔다.

1년에 3D관련 프로젝트를 하나 이상씩은 한거 같다. ETRI 면접볼때 팀장님이

학부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게 놀랍다고 하시더라.

난 대학때 연애한번 안했다. (못했다) 나처럼 살면 안된다.

하루종일 개발하다가, 잠시 짬이 나면 농구하거나 축구동아리를 했다.

그래도 항상 스트라이커 위치였다. 나름 열심히 학교 다녔다.

그렇게 전문창업활동 하면서도, 1학년때 이외에는 졸업때까지 학비 안내고 다녔다.

그래....... 나보고 대단하다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하지만 난 다른사람들이 놀고, 인생을 즐기는 이십대의 가장 귀중한

순간에 비주얼스튜디오와 씨름을 하고 있었다.



모든 건 다 열심히 하면 먼가 잡힐 것 같아서 였다.

졸업과 동시에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에 미디어코어를 개발하는 팀에 입사했다.

그러다 잠깐이지만 실리콘밸리가서 아이폰도 만들었다.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니 외국 출장온 멤버중에 박사가 아닌 사람은 세명 정도였다.

박사중에 절반은 서울대 박사 출신이고, 일부는 카이스트 박사, 일부는 스탠포드같은 외국 출신 박사더라.....

귀국하자 마자 퇴사했다. 선배들이 너 정도 잘하면 회사에서 대학원까지 보내줄꺼라고 했지만, 난 견딜수가 없었다.

회사그만 두고, 대학원 입학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아버지 병간호 하면서 이력서 몇군데 썼는데 전부 합격해서(메이저 게임회사들하고 메이저 은행들)

부모님의 설득대로 대학원은 포기하고 은행 전산직으로 입사했다.

그거 아냐? 그때가 벌써 2년전인데 그 중 한 은행은 신입 4800 준다 더라.

졸로 빡치게 은행에서 개발하고 일했다. 돈 절대 거져 주는거 아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와 우울증과 함께라면

고액연봉은 바로 달리는 거다.

그러다 로스쿨 첫번째 합격자 신문기사를 봤다. 난 바로 회사 때려 쳤다. 그날이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였다.

난 내 인생이 완전 에라인것을 느꼈다.

몸은 망가지고, 삶은 피폐해 지고........ 행복이란 것은 느낄 수도 없는 이런 삶.

꿈을 쫓아 달렸지만 결국엔 그냥 토익점수 높은 얘들과 함께 프로젝트 관리 일이나 하게 될텐데.......

내가 왜 그런 쓸데 없는 짓들을 해왔는지........ 분노가 치밀고 화가 나더라.

차라리 열심히 그동안 놀았다면 이렇게 후회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지.

난 내 인생의 에라가 먼지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모든 문제의 원흉을 찾았다.

그건 바로 내가 공대에 진학해서 엔지니어의 길을 걸은 것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인 것인 프로그래머를 했다는 것이었다.

난 그 고리를 끊고 싶었다. 같은 방을 쓰는 산업공학과를 나온 친구가 프로그래머는 쓰래기라고 하는 말을 더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나는 개가 되려고 그동안 헐떡거리며 뛰어온 것은 아니다.\'

나보다 공부 못한 얘들이 의대갈때도 어린 나는 그냥 웃었다.

하지만 나이 서른에 의학전문대학원 수험안내 책자를 들고 강남역에 선 나는 더이상 웃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발버둥 쳐서라도 도망치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야 난

더이상 프로그래머가 아니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그리고 나이많은 학생에 지나지 않지만 이번에 법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다.

이젠 더이상 내 재능을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는 비천한 일 따위에 쓰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IMF 터졌을떄, 난 존경하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정권의 꾀임에 넘어가 컴퓨터를 전공하고, 창업활동을 했다.

모든 문제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멍청하게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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