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를 잘 다루는 사람은 다급히 발명가를 찾아갔다.
그리고 간절하게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알고 있기에, 배를 만드실 수 있는 것입니까?"



잠시 생각하던 발명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는 당신만큼 망치를 잘 다루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망치로 못을 박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요.
당신이 목공소에서 의자를 만들 때를 생각해 보세요. 익숙하지는 않지만, 톱과 대패를 사용하지 않았나요?
저는 톱이 나무를 자르고, 대패로 나무를 다듬고, 나무의 재질과 치수, 규격... 그러한 것들을 관찰하고 있지요.



저는 왕에게서 어떠한 배를 만들길 원하는지를 듣고,
필요한 재료들과 장비들을 검토하고,
다양한 설계도를 그려본 후, 가장 맘에 드는 설계도를 선택하여,
목공소에 의뢰를 합니다.

의뢰를 받은 목공소에서는
나무를 자르는 일, 나무를 다듬는 일 같은 간단한 일을 더 작은 목공소에 의뢰하고,
연료실에 사용될 철, 돛에 사용될 천, 손에 맞게 제작된 도구들을 구입하겠지요.

그렇게 모든 것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여, 배는 조금씩 모양을 갖추어 갈 것입니다.



배는 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하여 갈고 닦은 제각각의 다양한 능력들이 하나로 모여서
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갈고 닦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한 켠에 보탰을 뿐입니다."



답변을 들은 망치를 잘 다루던 사람은 잠시 어지러움을 느꼈다.
발명가에게 인사를 하고 터벅터벅 목공소로 돌아오며 망치를 잘 다루던 사람은 작게 탄식했다.



"후, 그동안 나는 하루하루를 생각없이 욕심만 키우며, 꿈과는 달리 엉뚱하게 살아왔구나..."



[프로그래밍 동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