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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의 황제 킹 도어를 아심미꽈?

오사카(220.88) 2009.12.31 21:52:16
조회 257 추천 0 댓글 23

오사카 횽의 새로운 대본임...조그만 장소 하나 빌려서 지난번 형사물처럼 소규모 연극 형식으로 촬영할 거임...+

#1 석구네 집

엄마: 오늘 어디 중요한데 간다며?
석구: 네, 오늘 미국의 그 유명한 컴퓨터 황제가 우리 학교에서 연설을 한대요.
엄마: 그래? 너는 앞으로 컴퓨터와 관련된 쪽으로 갈 거니까 꼭 가서 들어야 되겠구나.
석구: 당연하죠. 저도 취업하면 열심히 경력을 쌓아서 나중에 그 사람처럼 컴퓨터와 관련된 사업을 할 거라구요.
엄마: 그래, 가서 열심히 메모하면서 들어라. 듣다가 졸지 말고.
석구: 네.

#2 대학교 강당

킹 도어: 미래의 컴퓨터 산업은 지금 내가 여기서 말한 대로 될 겁니다. 여러분은 제 말을 한마디도 빼먹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기억하지 못 하면 여러분은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 하고 낙오자가 될 것입니다.
(청중들이 웅성거리며 고개를 끄덕임)
석구: 뭐 하고 있어. 너는 필기 같은 거 안 해?
한준: 뭐하러 해. 어차피 자사 제품 선전하러 한국에 잠깐 들른 거 뿐이잖아.
석구: 그런 측면도 물론 있겠지. 하지만 그것 뿐만이 아니잖아. 저 사람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란말야. 자사 제품 홍보도 약간은 하겠지만 오늘 분명히 미래에 대한 중요한 예측을 할 거라고.
한준: 별 내용 없는 거 같은데...
킹 도어: 이제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대가 오면 데스크탑 컴퓨터 말고는 아무 것도 필요 없게 됩니다. 데스크탑 컴퓨터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TV도, 전화기도 모두 필요없게 됩니다.
앞으로 몇 년만 지나면 컴퓨터 업계가 다른 모든 업계를 압도하게 될 것입니다.
대학생 여러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저희 회사의 기술을 열심히 공부하면 졸업할 때 쯤엔 여러분의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모든 주요 기업들이 여러분을 채용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대에는 데스크탑 컴퓨터 말고 다른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청중들 박수 침. 한준은 턱 괴고 앉아서 시시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음)

#3 대학교 매점

한준: 어제 킹 도어가 우리 학교에 왔었잖아. 나도 거기에 갔었는데...
여학생1: 어.
한준: 그냥 자사 제품 홍보하러 왔다는 느낌이 강하더라고. 별로 공감가는 이야기는 없었어.
여학생2: 컴퓨터에 관심 있는 애들은 어제 굉장히 열광했다고 하던데? 하긴 오빠는 휴대폰 쪽으로 갈 거니까 별로 와 닿는 게 없었을 수도 있겠다.
석구: (책 2,3권을 들고 와서는 털썩 앉으며) 여어-, 모두들 안녕?
여학생1: 와, 그 책들은 뭐야? 오늘 산 거야?
석구: 응, 나 오늘부터 킹 도어의 추종자가 되기로 결심했어. 지금부터 열심히 공부하면 나중에 취업할 때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을 거라고, 하하하!
한준: 어제 킹 도어 연설 갔었던 애들 중에 저 책 산 애들이 엄청나게 많더라고!
석구: 응, 모두들 이 책 열심히 공부해서 킹 도어가 이번에 만든 자격증 딴다고 난리야, 아주!
여학생2: 쩝, 나도 저거나 공부해 볼까...
한준: 석구, 너는 나중에 졸업하고 벤처 기업에 가면 딱 맞을 거 같애!
여학생2: 왜? 저거하고 벤처하고 무슨 상관이야?
석구: 인터넷 벤처 회사들이 이런 자격증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많이 쓰거든. 이런 자격증은 어떻게 보면 대기업 가는 데는 별로 큰 도움은 안 되.
여학생2: 아, 그런 거야? 에이, 그럼 난 토익이나 열심히 공부해야지.
여학생1: 나도 저거 공부할래! 난 졸업하면 벤처 기업에 갈 거야.
석구: 그래? 그럼 오늘부터 나랑 같이 공부 하자!

#4 벤처 기업 면접

CEO: 대기업 면접은 보통 실무진 면접 따로 있고 임원 면접 따로 있고 그런 식으로 절차가 복잡하지만, 우리 벤처들은 달라요. 우리는 사장하고 직원들하고 대학교 선후배처럼 격의 없이 지내기 때문에, 면접도 이렇게 사장하고 막바로 면접을 봐요.
석구: 아, 그렇군요. 저도 대기업 특유의 권위적인 분위기가 싫어서 이렇게 벤처 기업을 찾아 왔습니다.
CEO: 다른 벤처도 그렇겠지만, 우리도 "가족적인 분위기"를 정~말 중요시 해요. 알죠? 가족의 의미를.
석구: 네, 알죠...가족...
CEO: 자, 석구씨! 우리 가족처럼 한 번 같이 일 해 봅시다. 우리 회사 인터넷 벤처인 거 알죠? 주식으로 대박 나면 석구씨의 차가 페라리로 바뀌는 건 순식간이에요!
석구: 와~아, 정말요? 저 지방에 있는 듣보잡 대학 나왔는데 여기서 일해도 되는 건가요?저 합격인가요?
CEO: 그렇습니다, 합격입니다. 내일부터 출근하세요, 하하하...
석구: 감, 감사합니다!

#5 벤처 기업 업무 현장

석구: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출근하게 된 신입사원 이석구라고 합니다.
CEO: 아, 네 안녕하세요! 이 쪽이 이석구씨 자리에요. 어서 앉으세요.
석구: (앉으면서) 근데 회사 사장님들은 보통 사장실에 계시지 않나요? 오늘은 어쩐 일로 여기에...
CEO: 우리 회사는 가족적인 분위기가 지배하는 회사라니까 그러네...여기서는 사장도 가족이거든요. 모두가 한가족처럼 이렇게 터놓고 지내는 거지. 사장실은 아예 없어요.
석구: 사장까지 달려들어서 개발하는 회사는 거의 막장 회사라고 하던데...
CEO: 그렇지 않습니다. 석구 씨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같습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하하하....자 빨리 코딩하세요, 하하하...
석구: 예? 아직 아무런 미팅도 안 했고 설계서도 안 받았는데 무슨 코딩을 어떻게 해요?
CEO: 걱정마세요. 우리는 가족이니까 서로 도우면 뭐든지 실현할 수 있습니다. 설계서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하하하...아 참!
석구: 네? 왜요?
CEO: 오늘 몇 시까지 일할 수 있으세요?
석구: 이 회사 퇴근 시간이 6시인 건 알고 있는데요, 사장까지 이렇게 달려들어서 개발하는 거 보니까 저도 칼퇴근 할 수가 없어서...한 8시 정도에 퇴근하려고 생각 중인데요...
CEO: 석구씨, 오늘 부모님 돌아가셨나요?
석구: 아니요, 안 돌아가셨는데요?
CEO: 그럼 새벽 2시까지 코딩하다 가세요.
석구: 예? 그럼 지하철 끊기는데 집에는 어떻게 가죠?
CEO: 허허, 정말 답답한 친구네...여기서 자면 될 거 아닌가?
석구: 아...여기 어디에 수면실이 있나 보죠?
CEO: 아니...그딴 건 없다네. 그냥 책상에 엎드려서 자라는 말이었어.
석구: 헉...말도 안 되! 뭐 이런 회사가 다 있어!
CEO: 석구씨, 우린 가족이잖아? 가족이니까 잠도 같이 자야 되는 거 아니겠어?
자 그럼 열심히 코딩을 하시게나. 난 잠깐 일이 있어서...(외출함)
석구: 와, 진짜 미치겠네...여기 완전 막장 회사네...분명히 면접 볼 때 직원이 20명이라고 했는데...그거 혹시 뻥 아냐? 저 새끼하고 나하고 둘 밖에 없는 거 아냐? 아니 근데 설계서가 없는데 뭘 코딩을 해...저 사람 컴퓨터 하나도 모르는 거 아냐? 에이...일하기도 싫은데 TV나 봐야지...
TV: 오늘 세계적인 컴퓨터 황제 킹 도어가 다시 한 번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킹 도어는 오늘 오전 6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오전 10시에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특별 강연을 했습니다.
TV(킹 도어 연설): 한국의 젊은이들에겐 무한한 잠재력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지금 당장 회사를 박차고 나와서 여러분만의 독창적인 인터넷 사업을 시작 하십시오. 저희 회사에서 개발한 벤처 써포트 2002가 여러분을 도울 것입니다. 이것만 있으면 오늘 당장 벤처 창업을 할 수 있습니다.
석구: 이야...나도 저거나 한 번 사볼까...(CEO한테 전화 걸려 옴) 여보세요?
CEO: 어, 코딩은 다 되 가나?
석구: 아 놔...설계서도 없는데 무슨 코딩을 해요...
CEO: 아이, 석구씨, 가족끼리 왜 그래? 그런 거 없이도 가족끼리는 서로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알잖아...안 그래?
자, 그럼 열심히 계속 코딩하라고, 알았지? (전화 끊음)
석구: 아...씨발 뭐 이런 회사가 다 있어! 아요~ 이번 달만 다니고 관둬야지...(갑자기 회사 직원 1명 들어 옴)
직원 1: 아유씨, 힘들어서 못 해 먹겠네...이번 달만 다니고 관둬야지...
석구: 누구세요?
직원 1: 아...혹시 오늘부터 출근한다는 신입사원이세요? 저도 여기 직원이에요. 들어온 지 6개월 정도 됐어요.
석구: 아, 네...저는 이석구라고 합니다.
직원 1: 보아하니 공부 잘 하게 생겼는데, 왜 이런 델 왔어요?
석구: 예? 이런 데라뇨? 대기업보다 벤처가 더 좋은 거 아닌가요?
직원 1: 하하하하....이 친구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구만. 물론 안철수 연구소처럼 괜찮은 벤처도 가끔 있지만, 우리나라 벤처들은 대부분 쓰레기에요...
한국에 벤처가 100개 있으면 그 중에 98개는 양아치 회사라고 보시면 되요. 이 회사도 마찬가지고요. 저도 이번 달 까지만 나오고 그만 둘 거에요.
석구: 그만 두고 뭐 하실 건데요?
직원 1: 사무용품 대리점이나 해 보려구요...(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거기 시그마 문구센터죠? 시그마 대리점을 하나 해 보려고 하는데 1인당 창업비용이 얼마나 드나요? 아, 네...3천만원이라고요...
대출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시그마 본사에서 대출도 해 주나요? 아- 그래요? 대출도 해 준다고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제가 사무실로 한 번 찾아가겠습니다...네...(전화 끊음)
석구: 저는 여기 그만 두고 벤처 창업을 할 거에요. 벤처 써포트 2002만 있으면 오늘 당장 벤처를 시작할 수 있다고 킹 도어가 그랬어요.
직원 1: 하하하...킹 도어라...그 사람 아직도 그런 소리 하고 다니네...미국 언론에서는 요즘에 그 사람 기사는 거의 안 다룬다고 하던데...실리콘 밸리에서는 한 물 간 사람 취급한다던데요?
석구: 그, 그럴리가...분명히 헛소문일 거에요! 나의 킹 도어가 한 물 갔을 리 없다구요!
직원 1: "나의 킹 도어"라...이 사람 이거 완전히 중증이네...
석구: 뭐가 중증인데요?
직원 1: 석구씨 지금 하는 말이나 행동이...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재산 탕진하기 직전의 동네 아줌마하고 완전히 똑같아요!
석구: 그럴리가...킹 도어는 보통 사람이 아니란 말예요! 그 사람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라구요!
직원 1: 하하하하....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석구: 아무튼, 나는 벤처 써포트 2002 사서 나만의 인터넷 사업을 시작할 거니까 그렇게 알라구요!

#6 석구의 벤처 기업
신입: 아...저...여기가 킹 시스템이라는 벤처 회사 맞나요? 오늘 저 여기서 면접 보기로 했거든요?
석구: 네, 이 쪽으로 앉으세요. 제가 이 회사의 대표인 이석구입니다.
신입: 헉...사장하고 이렇게 바로 면접을 보게 될 줄이야...
석구: 벤처는 원래 이래요. 벤처에서는 모두가 다 가족이거든요, 하하하하! 가족의 의미가 뭔 지 알죠?
신입: 아, 네...그, 글쎄요...
석구: 자, 그럼 한가족처럼 열심히 한 번 해 봅시다!
신입: 네? 저 그럼 면접에 합격한 건가요? 저 지방의 듣보잡 대학 나왔는데 여기서 일해도 되요?
석구: 당연하죠! 자 빨리빨리 한가족처럼 새벽 2시까지 열심히 코딩합시다!
신입: 아니...설계서도 없는데 뭘 개발해요...
석구: 아하, 왜 이러나, 이 사람...가족끼리는 서로 텔레파시가 통하기 때문에 설계서 따위는 필요 없어!
신입: 아, 농담 그만하고 설계서 빨리 줘요오!
석구: 하라는 코딩은 안 하고! (일본 만화에 나오는 그 자세)
한가족처럼 새벽 2시까지 코딩 잘 하고 있어, 알겠지? 자, 그럼 난 잠깐 나갔다 올께...
신입: 아요- 진짜 카드 값만 아니었어도 이런 막장 회사 안 다니는 건데...(석구는 문 닫고 나감) 근데 뭘 개발해야 될 지 모르겠네...
(2,3분 뒤 회사에 조폭들 찾아 옴)
조폭 1: (쾅쾅 문을 두드리며) 안에 계십니까? 람보 머니에서 나왔습니다! 안에 누구 없어요?
신입: 헉, 씨발...뭐야...람보 머니가 대체 뭐하는 데지? 사장한테 전화해 봐야지...(전화 걸고 있는 중...밖에서는 계속 쾅쾅 두드림)
여보세요? 아, 네...사장님, 저 xx인데요, 람보 머니에서 찾아왔다는데 어떻게 할까요?
석구: 아, 그거...저기...내가 사업상 필요해서 한 2억 정도 대출 받은 게 있어. 그거 안 갚아서 찾아온 거야. 존나 무서운 놈들이니까 xx씨도 빨리 튀는 게 좋을 거야.
신입: 미치겠네! 사무실에 문이 하나 뿐이 없는데 어디로 튀어요!
석구: 그런 것까지 일일이 알려줘야 하나...아, 창문으로 뛰어내리면 될 거 아냐!
(조폭들 문 부수기 시작함)
신입: 으악! 들어온다! (창 밖으로 뛰어 내림)
사장님, 저 퇴근하겠습니다!
석구: 그래, 바로 퇴근하라고. 그리고 코딩은 집에 가서 해. 알았지?
신입: 설계서를 줘야 개발을 하지, 이 양반아!
석구: 아 왜 그래...우리는 가족이잖아. 가족끼리는 텔레파시가 통하니까 그런 거 필요 없어~
신입: 아유, 몰라요 몰라! 전 오늘 부로 퇴사할 거니까 혼자서 잘 해 보세요!! (전화 끊음)

#7 서울역 광장
(석구는 사업이 망해서 서울역 광장에서 신문지 깔고 자고 있음)
석구 여친: 오빠, 좀 일어나 제발...여기서 이러지 말고 다시 재기해야 되지 않아?
석구: (부스스 일어나며) xx야,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난 킹 도어가 만든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모든 게 다 잘 될 줄 알았어...
여친: 소프트웨어를 뭘 쓰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가 하는 사업을 똑바로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한 거 아닐까?
(여친을 한동안 응시하는 석구)
여친: 예를 들어 오빠가 피자 사업을 시작했다고 쳐. 오빠 사업에서 제일 중요한 건 피자의 맛이 아닐까? 오빠가 매장에서 킹 도어의 소프트웨어를 쓰건 다른 소프트웨어를 쓰건 그런 건 별로 안 중요하다고 봐...오빠가 킹 시스템을 할 때 말야, 기자가 찾아와서 "킹 시스템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라고 물으면...오빠가 그걸 그렇게 대답을 못 하더라고...오빠는 항상 "벤처 써포트 2002를 도입했으니까 사업이 엄청 잘 될 겁니다" 이 말만 반복할 뿐 자신의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 항상 설명을 제대로 못 했어.
석구: 네 말이 맞아, 그런데...
여친: 왜?
석구: 니가 보기엔 내가 왜 그렇게 킹 도어에 열광했던 거 같애?
여친: 그냥 낚인 거지 뭐...오빠가 킹 도어가 TV에서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너무 액면 그대로 믿었어. 한준이 오빠도 그 때 그랬잖아. 그냥 자사 제품 홍보하러 한국에 가끔 들르는 것 뿐이야. 오빠가 지금까지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서 너무 순진한 것 뿐이야.
석구: 나 이제 앞으로 어떡하지?
여친: 오빠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서 재기해야지!
석구: xx야, 우리 둘이서 치킨집 한 번 해 보자...나 이번엔 정말 잘 할 수 있어...꼭 같이 하자, 응?

#8 석구네 치킨집
여친: (손님 몇 명 들어 옴) 어서오세요. 이 쪽으로 앉으세요.
여학생 1: 여기 양념치킨 2인분만 주세요!
여친: 네~ 금방 해 드릴께요!
여학생 2: 여기 치킨이 그렇게 맛있다며?
여학생 1: 너무 맛있어서 먹으면 쓰러진대!!
여기 사장이 남잔데도 불구하고 닭을 그렇게 잘 튀긴대!
(김병자 등장)
김병자: 안녕하세요, 저는 김병자라고 합니다 (명함 건넴) 여기 사장님을 좀 만나뵙고 싶은데요...
(주방에서 튀어나오는 석구)
석구: 제가 사장인데 무슨 일이시죠?
여친: 일단 두 분 앉아서 말씀 나누세요. 오빠, 주방은 내가 볼께.
석구: 처음 뵙는 분인 거 같은데 무슨 일이신지...
김병자: 제가 여기 치킨을 몇 번 먹어 봤는데요, 이 정도 맛이면 국내 치킨 시장을 평정할 수 있다는 게 저희 그룹의 판단이거든요.
석구: 저희 그룹이요? 실례지만 어디서 나오셨는데요?
김병자: 저희는 인스턴트 라면으로 유명한 N 그룹이랍니다. N 그룹의 창업자가 저희 할아버님이세요...
석구: 헉...
김병자: 저희 그룹에서 투자를 해 드릴테니, 치킨 사업을 전국적인 규모로 확대해 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음...워낙 중대한 사안이라 지금 이 자리에선 답변하기 힘드시죠? 제가 여자 분한테 명함을 드렸으니까, 마음이 정해지면 제가 근무하는 곳으로 찾아와 주세요.
본사에서 이미 사업성 검토가 다 끝난 상태라서, 사장님 본인만 OK 하시면 투자는 바로 이루어질 겁니다. 그럼 저는 이만...(김병자 집에 감)
(여친이 주방에서 후다닥 뛰어나오며)
여친: 뭐래 뭐래? 우리한테 투자한대? N 그룹에서 우리한테 투자하고 싶대?
석구: 응, 오너가 자신의 손녀를 보낸 걸로 봐서 우리 사업에 엄청나게 관심이 있나 봐! 거의 투자가 확정된 상황인 거 같은데?
여친: 어머머머...너무 잘 됐다, 오빠...
이거 우리 투자 꼭 받자, 응? 투자 받아서 열심히 한 번 해 보자, 응?
석구: 그래, 나도 투자 받을 생각이었어. 니 말이 맞았어. 생산하는 제품이 얼마나 고객을 만족시키냐가 중요한 거지, 소프트웨어를 뭘 쓰냐 하는 건 전혀 중요한 게 아니었어. 우리 가게를 봐. 매장에 인터넷도 안 들어오고 PC도 없잖아? 하지만 치킨 맛을 제대로 내니까 이렇게 좋은 기회가 찾아오잖아.
이게 다 니 덕분이야...내가 서울역에서 노숙할 때 니가 해 준 말들...난 그 말들을 영원히 잊지 못 할 거야...(포옹하면서 키스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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