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골햏훃의 꾸짖음을 뒤늦게 깨달은듯...

qwer(121.161) 2010.03.25 16:35:57

조회 213 추천 0 댓글 8

그동안

참 열심히 노력했던 것 같다.

프갤에 있는 다른 훃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다 한 것 같다.

학점 신경안쓰고 어려운 과목만 골라서 들었고

공부 한 번 해보겠다고 대학원도 갔지.

아르바이트도 프로그래밍 쪽으로밖에 안했고

실무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무슨 툴을 어떻게 쓰는지 어깨너머로 배우기도 하고

군대에서도 미적분, 자료구조, 알고리즘책 봤고

인터넷 좀 마음대로 써보려고 영어도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다.

영어연수갈 때 챙겨간 책도 이산수학, 자료구조 원서들이었지 아마.

내 침대 머리맡에 한동안 확률과 통계, Introduction to algorithms가 놓여있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좀 더 나은 내가 되어간다는, 남들보다 적어도 반발짝은 앞서간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온 듯 하다.

그런데 지금 보니까

그게 존나 다 헛짓이었던 것 같다.

자랑은 아니지만 솔까말 내 주위에 나보다 이론적인 이해나 코딩 잘 하는 사람 별로 없다.

스미골햏이 5% 얘기할때, 나는 적어도 10% 안에는 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몇 안되는 사람이랑은 완전 넘사벽이라는 거지.

상, 중, 하로 스케일을 잡을 때 내가 \'중상\' 정도는 된다고 보지만

n이나 (n+9999999999999999999999)이나 결국은 O(n) 인 것 같더라.

O(n^2)에는 안되더라.

결론을 말하자면,

그냥 그럭저럭 수업 듣고 그냥저냥 하는 놈이나, 저렇게 헛지랄 떨었던 나나, 남들이 봤을 땐 그냥 \'중간정도는 하는 넘들\'일 뿐이고

진짜 특출난 넘들은 따로 있더라.

유명 사립대를 장학금 받으며 다니다가 4.0 이상의 학점으로 졸업하고 카네기멜론으로 유학 간 사람,

내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대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해도 최소 3일 걸릴 프로그램을 하룻밤새에 오류 하나 없이 깔끔하게 짜내는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는 일은 차라리 없었다면 좋았을 것을.

나는 스미골햏이 말한 상위 5%는 아닌 것 같다는 걸 절감하고 있다.

내가 진짜 죽도록 해서 5.00000000001%에 다가간다 한들, (0.05 > my_level)은 항상 false를 리턴할 뿐이다 이거야.

죽도록 해서 결국 \'중간\'이라는 거지.

배운게 도둑질이라 이 바닥을 뜨진 못할거야.

그리고 예전만큼 개같이는 아니겠지만 공부도 계속 하겠지...

남보다 앞서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겨우 뒤처지지는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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