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중간고사인지 기말고사인지에 문제 자체가 잘못된 문제가 있었어...

나하고 원어민 회화 하는 아조씨에게 물어봤더니 (미국에서 4년제 대학 나왔고 용산 미군에서 하는 일도 사무직임)

아니나 다를까 문제 자체가 틀렸대

그래서 "이 문제가 틀렸다는 당신의 소견을 녹음해도 되냐"고 물었는데 된다고 해서,

암튼 소견을 녹음했지...


근데 학생들 쪽에서도 문제가 틀렸음을 인지하는 애들이 한 반에 2,3명씩 나오기 시작한 거야...

각 반의 반장 부반장이나 전교회장 같은 상위권 애들은 거의 "문제 자체가 틀렸다"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다수의 애들은 "에이 난 뭐가뭔지 몰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지...

한 번은 수업 시간에 "문제를 인지한 2,3명의 아이"와 영어 선생 사이에 언쟁이 붙었는데,

내가 용감하게 손 들고 "문제 자체가 틀렸다"고 주장하면서 2,3명을 도와주기 시작했고,

이제 배틀은 영어 선생 1명-오사카의 대결로 변질되었지...

근데 언쟁이 조금 격화되는 시점에 내가 "문제 자체가 틀렸다는 미국 살람 소견을 녹음해뒀다"고 말하자,

반 전체가 빵! 터지면서 선생이 아주 웃음거리가 되었지...(문제 자체는 영어 선생 그룹 중 King에 해당하는 아주 권워있는 자가 낸 문제인데, 그 때 수업 들어온 영어 선생은, 자기가 문제를 낸 건 아니지만, 자신의 선배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차원에서 내 의견에 반대하고 있었음)

선생 얼굴은 뻘개졌고,

나는 "테잎 집에 있는데 지금 가져올까요?"라면서 의기양양해 하고 있었고...

며칠 동안 학교엔 정적이 흘렀어...

그러던 어느날, 영어 선생 하나가 쉬는 시간에 쑥 들어오더니, 나보고 "좀 따라오라"네...

교무실 말고 어떤 독립된 방으로 갔는데, 가니까 울학교 영어선생들 다 모여 있음 -_-

문제를 낸 King에 해당되는 자가, 나에게 하는 말이...

"너 임마...우리나라 와서 영어 과외하는 양키 놈들 중에, 껌이나 짝짝 씹는 무식한 깜둥이 애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어?"

대뜸 이러는 거야...

논리 대결에는 관심도 없고, 걍 언쟁이 시작되자마자 내 영어선생의 인격을 막 깎아내리는 데만 관심이 있더군...

어차피 교회 목사 sip 새끼가 논리 같은 거에 관심 있을 거라고 기대도 안 했음...

그래서 "아 그러세요, 다시 생각해 보니까 문제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거 같네요"라고 한마디 툭 내뱉고 방을 나와버렸음...

근데...

그러고 나서 더 왕따 당함...-_-

뭔가 갑론을박 하다가 지치고 지쳐서 내가 gg를 치면서 "아...정말 선생님 말씀이 맞네요" 하면서 내가 흑흑 울고 뭐 이런 그림이 선생들이 원하는 그림이었는데, 내가 "아 그러세요, 니가 맞는 거 같네요"하고 한마디에 확 나와 버리니까 그게 존니스트 건방져 보였나봐...

뭐 아무튼 그래서 3년 내내 울 고등학교 영어선생들하고 원수처럼 지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