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미취업 프로그래머에게 쓰는 글.

어떤 언어를 공부하는게 좋겠냐고 묻는 사람이 많던데,

일단 언어는 상황에 맞게 골라 쓰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다 할 수 있으면 좋아.

주특기로 두어개 잘 하는게 있어야겠고, 필요하다 싶은 언어에 대해서 특징들을 파악 해 두면 돼.

따라서 어떤 언어를 공부하면 좋겠냐는 질문에 딱 찍어서 뭐 해라 라고 답하는건 우문우답이야.

뭘 먼저 공부하면 좋겠냐는 질문으로 살짝 바꾸면 현답이 나올 수 있겠어.


난 Java를 먼저 공부하라고 권하고 싶어.

프로그래밍을 배우는데도 자바가 좋고, 취업이라는 당면 과제에 대해서도 자바가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야.

아다시피 SI 분야의 규모가 가장 커. 한 70% 라고 하는데, 아마 대충 맞을꺼야.

이 글을 읽는 프로그래머 열명중 일곱명은 SI 분야에 종사하고 있을거라는 얘기이고, 또 미취업 프로그래머 열명중 일곱은 SI분야로 가게 될꺼야.

SI가 개막장이네 뭐네 하는 얘기는 논외니까 패스.

SI분야에서 가장 많이 쓰는 언어는 아마도 Java일꺼야. 마솔루야를 외치는 개발자들도 많은데, 고객이 "윈도 껒. 유닉스가 짱임" 이러는데 어쩔껴?

ms 시퀄서버가 짱임 이러고 주장해봐야 고객느님이 "뭥미? 닥치고 오라클 ㄱㄱ" 요래버리는데 어쩔껴?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꺼야. 그래서 난 Java를 추천해.


다음으로는 스마트 기기 분야야.

최근 가장 숨가쁘게 혁신이 일어나는 분야야. 스마트폰과 패드, 스마트 TV로 이어지는 변화의 광풍.

얘기를 쉽게 풀어나가기 위해 스마트 기기를 일종의 PC라고 정의할 수 있어.

향후 수년 사이에 전세계의 PC 댓수가 두 배 쯤 늘어나고, 늘어난 PC의 반이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고 있다고 생각해 봐.

Java 해. 이게 두 번째 추천 이유야.


마지막으로 세 번째 추천이유는 프로그래밍을 배우기에 좋은 언어이기 때문이야.

개인적으로 Java가 교육용으로 가장 좋은 언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난 파이썬이나 VB6 가 가장 좋은 교육용 언어라고 보는데,

직관적이고 쉽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기술"에 집중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최악의 교육용 언어는 C++이라고 보는데, 문법과 라이브러리 사용법, 메모리 관리에 정신을 빼앗기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기술"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야.

프로그래밍이란 것은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기술"이기에 깨달음을 얻으면 어떤 언어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돼.

그러니 깨달음을 얻는게 우선이고, 특정 언어를 잘 다루고 말고는 그 다음이야.

그럼 Java는 어떤가? 내 아들이 원한다면 프로그래밍을 가르쳐 줄 생각인데,

파이썬부터 가르쳐주고, GUI는 VB로 가르쳐주고, 그 다음에 자바로 OOP의 파워와 미려한 디자인 패턴을 가르쳐 줄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