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작 \'용가리\'로 화려하게 SF능력 부재를 인증하신 전력이 있는 심감독님인지라 \'디-워\'때는 전혀 기대도 않고 있었고 \'코리안 레전드\'드립에 인생극장 엔딩까지 해서 깔 거리가 풍부했는데, 이번에는 SF강박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조폭물이고 거기다 심본좌님의 본업인 코미디라니 살짝 기대를 할 뻔 했으나 역시나 좆망의 스멜이 풍부하게 느껴지네. 물론 트레일러도 안 보고 그냥 스틸컷이랑 설정만 보고 이야기하는거라 생각이 바뀔 여지도 있고, 예상과 달리 미국에서 흥행대박을 터뜨리며 영구 캐릭터가 헐리웃에 진출하여 심슨 오프닝에 영구가 등장하고 쉘든이 영구 흉내를 내고 유인촌 대신 영구가 문화부 장관에 앉아있는 alternate universe가 나오는 프린지 에피소드가 나올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렇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왜 좆망 스멜을 느꼈는가...

일단 \'대부\'라는 널리 알려진 영화를 패러디하는건 좋다 이거야. 원작이 유명하면 패러디로서는 일단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셈이니까. 그런데 주 연령층으로 잡은 어린이들이 그 영화를 아냐 이거지..... 물론 대부 떡밥이야 재생산에 재생산을 거쳤으니 어떤 경로로든 알기야 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식상해져버렸다는 또 다른 문제에 부딪히지. 우리나라에서 박하사탕의 \'나 다시 돌아갈래\'나 모래시계의 \'나 지금 떨고있니\'가 주는 느낌과 비슷하게. 어린이들에게 "조폭"코미디를 보여주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는 다른 분에게 맡기도록 할게. 어쨌든 좋아. 아동영화라고 해도 어린이만 보라는 법은 없잖아? \'몬스터 주식회사\'나 \'니모를 찾아서\'는 지금 내가 봐도 뎡말뎡말 재밌으니까. \'드래곤 길들이기\'는 정말 최고임. \'아바타\'보다 더 나은 것 같아. 물론 두 영화 모두 킹왕짱 탈 것을 가진 남자가 여자까지 먹는다는 결론은 비슷하지만, 적어도 한 쪽은 애자를 만드니까 분은 풀리잖아! 아니 근데 이게 문제가 아니라... 어쨌든 대부를 알고 조폭코미디를 봐도 문제가 없는 어른들도 많이 볼거라고 해보자.

그렇다면 그 어른들이 보기엔 어떨까. 가장 큰 불만이자 걱정은 이거야. 왜 대부의 후계자 자리에 엉뚱하게 토종 한국 캐릭터인 \'영구\'를 넣었을까? 영구가 누군지 양키들이 알 리가 없잖아. 우리가 보기에는 \'어...어라? 대부의 후계자가 영구라고!?!? 크크크킄\'할거고 쭉쭉빵빵에 카리스마 넘치는 양키 연기파 배우들 사이에 영구 혼자 떡 끼어있는 것만으로도 웃길거야. 그런데 정작 양키들이 보면 그냥 멍청하고 귀여운 동양인 바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거야. 옆에 있는 양키한테 물어보1지는 않았지만 그럴거라고 생각해. 그러면 순전히 자체 시나리오의 힘으로만 웃겨야 하는건데, 그건 심감독님의 역량을 보건대 그건 무리수 중에서도 유리수 계수를 가진 다항방정식의 해로 나올 수 없는 초월수 수준의 기대지. 거기에 더해서 암울하게도 심감독님은 여전히 \'아동영화=수준떨어지는 어른용 영화\'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듯 해. 아동영화란게 어린이들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어른이 봐도 재밌는) 영화이지, 결코 코어부활 안되는 뿔딱 어른영화가 아닌데...

정말 답답한건 그놈의 헐리웃 컴플렉스. 헐리웃에 진출해야 하는 절대절명의 이유라도 있는거야? \'헐리웃에 통하는 영화\' 만드는게 자랑스러운 일이야? 한 해에 수백편씩 나오는 template<typename 플롯,typename 소재> class 헐리웃쓰레기의 새 인스턴스를 하나 더 만드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걸까. 우리나라가 영화 못 만드는 나라라서 헐리웃 아류작이라도 만들어내면 다행인 상황이라면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많은 한국영화들이 "독특한" 매력으로 사랑받고 있고 부산국제영화제라는 꽤 유명한 수준의 영화제까지 갖고 있잖아. 그런 우리가 뭐가 아쉬워서 아류작을 또 만들어야 하는건데.

헐리웃 컴플렉스를 가진건 심감독만이 아니지.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다워요\' 아름다운건 뭐 좋아... 그런데 그걸로 심감독을 빨면 안되지. 영화관이 초등학교 학예회장이냐. 프로는 결과로 평가받는거지, 노력에 점수 주는건 대학교 교양과목 레포트가 마지막이라고. 다른 영화감독들은 노력 안 했겠냐고. 누군들 혁신적인 영화 만들고 싶어하지 않겠어? 그리고 그 \'도전\'이라는것도 참 소국 컴플렉스적인게, "한국인"이 "헐리웃 영화"를 만드니까 "도전"이라는거야. 이건 생각은 많은데 말로 어떻게 표현을 못 하겠다... 리눅스 컴파일이 끝나서...

심형래 감독님 보면 참 안타깝다. 컴플렉스의 결정체 같아. 코미디언 컴플렉스, 헐리웃 컴플렉스, 비평가 컴플렉스..... 얼마전에 \'진중권에게 또 씹힐까봐 걱정\'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도 났더라고. 물론 기자가 제목을 숨막히게 뽑은거긴 했지만, 사전 언론플레이로 비평시도를 차단하려는 그 술수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어. 그 전에 영화를 잘 만드시면 해결이 됩니다요~ 전작, 전전작을 잘 만든 영화라고 볼 수는 없잖아요? 아무도 심형래님보고 코미디언이라고 깔보지 않으니까 제발 본업으로 돌아와 주셨으면 좋겠어.

그런데 언제부터 심빠들이 조폭코미디에 이렇게 관대했냐?

프로그래밍 이야기:

template<typename 플롯,typename 소재>

class 헐리웃정크 {};

헐리웃정크<괴수난장판,코리안레전드> D_w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