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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물이 많이 빠졌습니다.

밤이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9.24 01:19:13
조회 80 추천 0 댓글 2



어디서 저렇게 많이 따왔는지.. 봉숭아 꽃과 잎을 잔뜩 가져다가 으깨고 있다.
"자~ 너도 같이 들이자."
"뭐?? 남자가 무슨 봉숭아 물이냐?"
"이게 얼마나 이쁜데? 자 일루와 같이 들이자~"
"싫어~"
또.. 또.. 삐질려고 한다. 그래도 이건 아니지 싶다. 저번에 매니큐어는 칠하고 지울수나 있었지만,
봉숭아물은 지워지지도 않으니, 한번 들이면 끝인거다.

......
결국 티격태격 한 끝에 새끼손가락에만 들이기로 합의점을 봤다.
이게 무슨꼴인지.. 남자가 봉숭아 물이라니..

......
그때 들인 봉숭아 물이 무려 4개월 넘게 새끼손가락을 물들이고 있었고,
만나는 사람마다 "그거뭐냐?", "봉숭아물 들인거냐??" 라는 질문공세에 처음엔 여친 핑계를 댔지만,
나중엔 귀찮아져서 그냥 내가 좋아서 들였다고 하고 다녔다...

......
이듬해.. 그녀와 헤어지게 됬다. 그녀의 그런 이기적인 태도에 내가 더이상.. 견딜수 없었던거 같다.

......
하지만 헤어지고 나니... 그녀가 너무 그리워서 견딜수가 없었다.
그날은 그냥.. 아무생각 없이 길을 걷는중이었다. 문득, 길가에 봉숭아가 보였다.
난 어느세 그 꽃을 따고 있었고, 그렇게 혼자서 새끼손가락에만 봉숭아 물을 들여보았다.

......
어느세 그게 취미처럼 되버렸고.. 이번년도에도 봉숭아물을 들이고 말았다.
첫사랑이라는게 이렇게 잊을수 없는거일줄은...

봉숭아물을 들이면서 하나 알게된점이 있다면,
"첫눈 올때까지 봉숭아물이 안빠지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라는건 거짓말이라는거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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