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간 성기사 샤이닝 원

난 해외충이며 첫 입문 당시 외쿡인 친구들로부터 잼나는 알피지라고 추천을 받아 돌죽을 했기때문에

커뮤니티, 위키나 공략 따위를 몰랐다. 친구가 도와준다는 것도 생까고 단축키정도만 배우고 나 혼자 깨려했음. 

(지금 생각해보면 로그라이크는 절때 그러면 안되는 듯 깔깔)

와우/반지온/디앤디를 했던 나는 무조건 인남만 했기때문에, 수많은 종족중에서 나는 골라도 병신같은 인간을 고른다.

그래서 고른게 인간 파이터.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했을때는 자꾸만 쉽게 죽어서 빡치더라

근성으로 한다고 했지만 짐승굴도 못가고 100번정도 죽고 잠시 현탐이 왔었다. (짐승굴을 보긴했지만 그냥 계속 메인던전 내려가다 터짐)

그러다 도달한 결론이 아 시ㅍ 파이터가 구린거구나.

그래서 글래디에이터를 해봤더니 별 차이가 없었다. 투척을 활용하는 이해 정도만 생김.

시ㅍ 시ㅍ 거리다가 친구가 하던 버서커가 더 썐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버서커는 더러운 트롤이나 하는 것. 

제노포비아 뺨치는 인간 우월주의적 사상을 가진 나는 그런 미개한 직업을 고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 누르고 대충 직업 할만한거 찾아보는데 내 눈에 들어온 PALADIN

그 당시에는 팔라딘이 있던 버전이였는데 (샤이닝 원을 믿고 시작하는 직업)

나의 팔라딘에 대한 이미지는 와우의 중갑 바퀴벌레였다. 아 이걸 고르면 좀 덜 뒤지겠지? 하고 팔라딘을 고른다.

는 꿈이였다. 그냥 파이턴데 옆에 이름이 멋있어졌을뿐. 힐도 없고 버프도 없고 내가 상상하던게 아니였다.

결국 나는 직업에서 뭔가 알아내려는걸 포기하고 무한 리트라이로 게임을 깨기로 마음을 먹는다. (인간 팔라딘으로)

얼마나 수많은 인간의 목숨이 헛되이 소모되었을까,

맨땅에 헤딩을 통하여 스크롤과 포션도 쓰게 되고 완드도 깔짝거려보고 하는 식으로 점점 플레이가 나아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물론 언데드를 잡아서 그랬겠지만 그땐 상관관계를 몰랐다) 이름 근처에 *이 생기며 후광이 생겼다.

오오 시발 성기사 좆간지 후광도 있네 예수잼하며 갑자기 게임에 흥미가 파악하고 늘기 시작했다.

왠지 후광이 생기니 몹이 더 잘 잡히는 것 같기도 하고.

완드로 혼란을 건 몹을 팼더니 후광이 꺼지면서 참회도 해보고

왜 그런지 몰라서 처음으로 신에 대해 검색도 해보고 

일자통로의 중요성도 깨우쳐보고

아이템도 대략 어느게 좋고 어느게 필요한지 이해하게 되고 

그렇게 수십 수백번 죽어가며 정말 중요한 사실을 깨우치게 된다.

아 무작정 던전을 내려가면 안되는 구나!

그 후 처음으로 오광과 짐승굴에 발을 내딛게 된다.

짐승굴의 환경은 문화컬쳐였다. 

대가리를 베니 대가리가 늘어나서 공격횟수가 늘어나는 히드라는 답이 없어 보였고

미친 맹독성 동물들은 독저를 무시했던 날 멘붕에 빠트렸으며

떼로 몰려다니는 쉽새끼들과 깝치는 블링크개구리들에 노이로제가 걸리며

아랫층에서 나오는 검은 쉽새끼들과 미친 코끼리들은 날 제노포비아에서 애니멀포비아로 변화시킬뻔했다.

그러나 돌죽은 경험의 게임. 뒤진 숫자만큼 나의 짐승굴 클리어율은 올라갔으며

오광 또한 막층을 제외하고 적당히 클리어하여 경험치를 쌓는 도구가 된다.

그렇게 처음으로 서브던전을 비비게 되는데...

이 즈음 부터 게임을 진지하게 깨고 싶어서 게임의 objective에 대해 사전조사를 하게된다.

알아냈던 사실은

1. 서브던전을 조진다.

2. 룬을 모은다 

3. 룬 3개 모으고 쭉 내려간다

4. 오브를 줍는다.

5. 나간다

대충 이정도 였다.

서브던전 리스트를 보니 레어에 3개가 있다고 하였다. 어 그럼 레어에 있는 던전 3개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

그래서 대충 오광과 레어를 비비고 나서 레어의 서브던전들을 비비게 되는데...

서브던전들은 그럭저럭 비비며 점점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처음으로 늪지에서 룬을 먹었을때의 그 감동과 룬 먹고 깝치다 뒤진 절망감은 잊을 수 없다.

대가리 27개 달린 존나 큰 히드라도 나에게 아주 큰 임팩트를 주었다.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 위협감.

돌죽하면서 처음으로 순수하게 싸우기도 전에 도망이란걸 쳐봤던 순간이였다.

그러나 슬라임 굴을 비비려한건 나의 일생일대의 최악의 병신 짓이였다.

수많은 눈깔들이 나에게 열렬한 시선을 보내어 관심을 어쩔줄몰라 혼란에 빠진 내 팔라딘은 산성벽사이로 탭댄스를 추었으며

슬라임들이 톡 톡 건드릴때마다 녹아버리는 나의 장비는 나의 멘탈을 대변했다.

그땐 산성피해가 영구적으로 장비를 병신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안그래도 어려운데 더 어려웠다.

심심하면 걸리는 돌연변이들은 순혈 인간주의의 나에게 크나큰 정신적 피해를 주었으며

몇번 운이 좋아 산성저항을 얻고 병신이 되가며 만난 로열젤리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헉 시발 레어가 초반 던전인데 이거 뒤의 던전은 얼마나 어려운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깰려면 여기를 비비는 수 밖에 없다라는 생각에 수십명의 인간 성기사는 슬라임굴에서 순직하게 된다.

아무리 근성으로 비벼왔다지만 같은 곳에서 2~3시간씩 투자한 캐릭이 수십번 죽으면 멘탈에 금이 가는 법.

나는 처음으로 인터넷에 공략을 검색해봤다. 그리고 알아낸 게 돌죽 포럼.

거기서 여러 조언을 받으며 나는 슬라임 굴의 정체와 내가 원래 나아가야할 방향 등등을 깨닫게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십새끼들 왜 슬라임굴을 레어에 넣어놔서 헷갈리게 했을까 

존나 위치만 보면 쉬워보이는데 난이도 보면 어비스 이상인데 개발자 시부랄 새끼들 레벨디자인 좆같이하네

2룬먹고 나서의 행선지를 알게된 나는 볼트를 처음으로 비벼보게 된다.

볼트 자체는 처음에는 별로 충격이 크지 않았다. 이미 계단플의 효용성도 알게 되었고, 

볼트에서 나온 패턴들은 짐승굴에서도 비슷하게 겪어보았다.

문제는 몹들이 존나 셌다는 것이다. 특히 쉽새끼들의 몸을 가진 야크타우어들의 석궁세례는 

별다른 강력한 원거리 몹을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나를 벌집피자로 만들어버리기에 충분하였다.

몹들이 마법도 막 쓰는데 짐승굴 쪽하곤 차원이 달랐다. 

그래도 볼트 자체는 막층 전까지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에 동의 할 것이다.

실제로 막층까지는 몇번 안죽고 금방 진행했다. 막층까지는...

볼트 막층에서 말그대로 수백번을 뒤진 나는 멘탈이 깨지며 금기를 손에 대게 된다.

미.노.광....

볼트의 몹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나의 신념을 버리는 때가 왔던 것이다.

그리고 신세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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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