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세계 곳곳의 아직 탐사되지 않은 땅에는 버려진 콰즈랄의 제단이 종종 발견된다. 또, 산간지방에는 콰즈랄의 신도들로 이루어진 마을이 있다. 이러한 마을들에서는 살생 금지를 규칙으로 삼아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적인 엘리빌론의 신도들과 구분이 어렵다. 이러한 제단들과 마을들을 '폭풍의 씨앗' 이라고 부른다.

폭풍이 마나가 풍부한 지방에서 부족한 지방으로 마나를 수송한다는 일부 마법사들의 연구 결과나 신도가 완전히 사라져 콰즈랄 역시 사라진다면 세상의 균형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 걱정하는 신학자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인명피해 때문에 '폭풍의 씨앗'들은 발견 즉시 파괴할 것이 권장된다.


1. 우연히 제단을 발견한 여행자가 콰즈랄의 신도가 되거나 마을에서 살생을 해 추방당한, 자유를 갈구하여 마을을 떠난 구성원이 생기면 태풍이 시작된다. 또, 일부 마을에서는 일정 기간마다 한 명의 '화신 후보'를 추첨하여 세상을 파괴할 것을 목표로 하는 구성원을 내보내기도 한다.


2. 발생한 콰즈랄 신도는 마주치는 생물 전부, 혹은 일부를 콰즈랄에게 바치며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신도가 태풍이 되지 못하고 이 단계에서 소멸하는 것도 흔한 일이다.


3. 일정 이상의 생물을 바친 신도는 바람을 몸에 두르고 태풍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모습이 된다. 이 작은 태풍을 보면 최대한 목격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가족과 함께 대피할 것이 권장된다.

100명 이상의 군대를 거느린 사람에게는 이 단계에서 태풍의 성장을 중단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몇몇 국가에서는 지방을 다스리는 귀족이나 관리들에게 태풍의 성장을 막을 의무를 부여한다. 태풍의 성장을 막는 것은 크게 두가지 방법이 있다.

1) 태풍의 핵에 있는 신도를 공격하여 사살할 것. 비교적 간단하지만 실패할 시 동원한 군대가 콰즈랄에게 바쳐져 태풍의 규모를 크게 키워버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2) 태풍의 진로에 있는 모든 생물체와 식량을 제거할 것. 더 안전하지만 완전한 정리가 어려워 번거로운 방법이다.

이 두가지 방책이 성공한다면 태풍은 소멸할 것이고 사태는 큰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될것이다.


4. 태풍이 일정 수 이상의 제물을 삼키면 그 규모가 더욱 커져 대피와 진압 두가지 모두 어려워진다. 이 단계에 도달한 태풍에는 임의의 이름이 붙여지며 막대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유발한다. 이 단계부터는 다수의 고위급 마법사가 동원되지 않는 이상 딱히 대처방법이 없다. 그저 태풍의 예상경로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대피하며 그 과정에서 진로상의 식량과 생명체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소극적이나마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대부분의 태풍은 이 단계를 유지하다가 핵의 신도가 아사 등의 이유로 사망하여 소멸하게 된다.


5. 이론상으로 식량과 제물이 꾸준히 공급된다면 폭풍은 무한히 성장하게 된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생했던 태풍 중 가장 크게 성장했던 것은 왕국 하나를 통째로 집어삼켜 멸망시켜 버렸으며 그 무시무시함에 '시대의 끝'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만 폭풍보다 훨씬 먼 범위까지 울려퍼지는 소음이 생명체들을 멀리 도망치게 하기 때문에 이 이상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론이다.

만약 광범위한 소음을 듣고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폭풍으로 뛰어드는 생명체들이 무수히 많은 곳이 존재한다면 폭풍은 끝없이 성장하여 이 세계 전체를 뒤덮어 멸망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그러한 멍청이들로 가득 찬 세계에 살지 않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