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시작하고 3시간도 채 되지 않은 초반

화성에 난이도 3별짜리 AnCom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미션이 떴다

초반이라 제대로 된 장비도 없고

그런 장비도 없는데 준형성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 쳐들어가는 건 위험하지만

대기업 응꼬를 빨아가면서 중소기업을 박해하는 걸 즐기는 본인 플레이스타일에 Ancom 호감도 수급은 너무나도 달콤해 보였다

준형성 수치를 관리하기 위해 코스모스 담배 두 갑이랑 쿼드 대미지를 넉넉하게 5캔 챙기고 들어갔다

하지만 미션 목표는 무려 4층에 있었고

4층에 입장하자마자 카로즈의 눈을 뜯어 미션 목표인 휴대용 컴퓨터의 위치를 알아냈지만

4층에 입장할 때 800 언저리에 머물고 있던 준형성 수치가 4층에 도착하고 나서 20걸음을 떼기도 전에 알아서 인간들을 찢고 준형성 수치를 기어코 1000까지 채우고야 말았다

탄약도 다 떨어져가고 쓰던 무기들 내구도도 곱창이 나서 준형성 남작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던 그 때

하늘이 내 기도에 응답한 것일까 

창고에서 유탄발사기가 떴다

준형성 남작은 괴물이고 튼튼하고 위협적이지만

피를 흘린다

피를 흘리는 것들은 대체로 죽는다

그리고 유탄발사기는 무언가를 죽이기 위해 태어난 물건이다

퇴로를 막고 있던 준형성을 패죽이자 쓰던 무기 내구도가 완전 박살이 나서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이제 정말로 유탄발사기밖에 희망이 없다

유탄발사기를 남작에게 겨누고 한 발을 쐈다

안타깝게도 첫 번째 사격은 빗나갔지만 괜찮다

아직 탄창엔 5발이나 남아있다

아

병신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