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이 FA로 삼성에 와서는 어깨가 안 좋아서
최전성기 수비에는 못 미쳤지만
그래도 박진만한테 공 가면 걱정 하나도 안 했지.

현대시절 박진만은 이재현과 닮은 점이 있었음.
타율은 낮아도 펀치력이 있고, 인천, 수원과 같이
홈런 나오기 좋은 구장 쓰면서 공갈포로서 한방씩 날려줬고.

그런데 무엇보다 현대시절 박진만은 유격수로서는 진짜 악마였음.
일단 이재현과 비교도 안 되는 부분이
수비가 진짜 부드럽고 우아했음.

기본기가 잘 되어 있어 정말 쉽게 쉽게 수비했지.
어려운 건데도 박진만은 진짜 쉽게 수비했음.

타력이 대단하지 않은 박진만이
프로야구 레전드 40인에 들어간 것도
오로지 KBO 최정상급 유격수 수비 능력 때문이었고.

나는 지금도 이불킥하는 장면이 있는데
2004년 한국시리즈 배영수 10이닝 노히트노런하던 그 경기 장면.

김한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중전안타성 타구 날렸을 때
만두가 다이빙캐치해서 아웃시키는 바람에
그게 득점이 안 되어서 결국 무승부가 되었음.

그 장면 영상 나올 때마다 지금도 속이 쓰리다.
그 경기 잡았으면 한국시리즈 향방이 또 달라졌을 수 있었음.

그리고 만두는 타율은 안 높아도
공을 많이 보는 대표적인 선수로
여러 시즌 그 부분 랭킹 5위 안에 들었음.
박한이, 박종호와 함께 투수들을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