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득점권 타격은 처참하다.

삼성은 개막 후 4월까지 소화한 30경기 득점권 타율이 0.229다. 리그 평균인 0.271보다 무려 4푼 이상 낮다. 이 부문 리그 9위 KT(0.250)와의 격차도 꽤 난다. 팀 타율은 0.264로 공동 5위지만 주자가 쌓이고 기회가 만들어지면 타자의 해결 능력이 바닥을 친다. 1점을 뽑기 힘든 경기력. 특히 상대 선발 투수의 강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4~6회 득점권 팀 타율은 0.176이다.

SK와 상황이 다르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는 SK는 팀 타율이 0.238로 최하위다. 삼성보다 3푼 가까이 낮다. 그러나 삼성과 달리 득점권에선 타율 0.260을 기록 중이다. 리그 5위에 해당한다. 경기 내내 못 치더라도 기회마다 득점을 뽑아 승리로 연결한다. 빈약한 타격에도 불구하고 선두 경쟁을 하는 원동력이다.

삼성 타선에는 해결사가 없다. 강민호의 득점권 타율이 0.174(23타수 4안타), 김헌곤이 0.222(27타수 6안타), 김동엽은 0.077(13타수 1안타)로 부진하다. 하위 타선에 중용되고 있는 이학주가 0.222(27타수 6안타), 베테랑 박한이도 0.214(14타수 3안타)로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다린 러프도 득점권에선 0.250(28타수 7안타)로 압도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박해민(23타수 9안타) 구자욱(32타수 9안타)이 이름값을 해내고 있지만 힘에 부친다. 타선의 연속성이 떨어지니 상대 투수 입장에선 부담이 덜하다. 연속 적시타가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복귀 전력도 많지 않다. 1군에 가세할 수 있는 기대 전력은 지난달 25일 왼 허벅지 통증을 이유로 1군에서 제외된 러프와 타격 부진으로 2군에서 조정기를 갖고 있는 김동엽 정도다. 그러나 두 선수가 있었을 때도 득점권에서 답답함이 계속 됐기 때문에 뚜렷한 반전이 있을지 미지수다. 이미 주전에 가까운 라인업을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존 전력으로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밖에 없다. 득점권 타격 침체가 더욱 답답한 이유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