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하고 념글을 쭉 봤는데 웬일로 야구갤다운 토론이 이뤄진 념글이 하나 있길래 감명받아서 글을 싸본다.

세이버 좋아하는 애들은 알다시피 클러치 능력이라는 것은 허상에 가깝다는게 현재는 정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특정 선수별로 충분히 누적된 기록을 살펴 봤을 때 비득점권 상황에서의 생산력과 클러치 상황에서의 생산력이 유의미하게 차이가 있다면

그 선수는 평범한 통계 범위를 벗어난 특이한 선수, 즉 "클러치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볼 수도 있다는게 또 다른 의견이기도 하다.

여튼 클러치 능력이라는 것은 세이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내용인데,

몇몇 삼성 선수들을 뽑아서 우리가 평상시에 느낀 선수에 대한 이미지와 통계가 일치하는지 알아보는 것은 재미가 있겠다 싶어서 스탯티즈를 참고해 보았다.

클러치 능력에 관해 살펴볼 때 주로 사용되는 세이버메트릭스 지표는 크게 세가지가 있는데 RE24, WPA, 그리고 레버리지 인덱스(LI)다.

1. RE24는 아웃카운트 종류(0, 1, 2아웃)와 베이스 상황(주자없음, 1루, 2루, 3루, 12루, 13루, 23루, 만루)을 조합한 24가지 상황에 따라 같은 플레이라도

서로 다른 가중치를 부여한 지표라고 생각하면 된다. RE24에 따르면 솔로 홈런의 가치를 1이라고 하면 2사 만루에서의 홈런은 3.28정도의 가치를 가진다.

만루홈런인데 가치가 4배가 되지 않는 이유는 먼저 진루해 있는 주자의 기여도를 계산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투승타타로 폄하되곤 하는 타점에 비해 좀 더 의미 있는 스탯이라고 생각해주면 되겠다. 누적스텟이다.

2. WPA는 승리확률기여도다. 요즘에 방송사에서도 많이 제공해서 많은 삼붕이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플레이 전 후의 승리확률 변화 정도를 누적한 기록이다.

3. 오늘 주로 살펴볼 레버리지 인덱스는 경기 순간 순간의 승패 결정 중요도를 숫자로 계산해 둔 것이다.

평범한 상황의 중요도를 1이라고 하면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일수록 그 수치가 높아진다.

득점권 상황, 점수차가 크지 않은 접전 상황, 경기 후반일수록 그 수치는 높아지고

가장 극단적인 경우인 "1점차 9회말 2사 만루" 타석의 가치는 10.9로 평범한 순간에 비해 11배 정도 중요하다고 계산 되는 수치이다.

예로 든 것처럼 아주 극단적인 상황은 자주 연출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레버리지가 0.7 이하이면 중요도가 낮은 (Low LEV) 타석

0.7~1.6 사이면 통상적인 중요도(Medium LEV)의 타석

1.6 이상이면 높은 중요도(High LEV)의 타석

3.0 이상이면 극단적으로 중요한(High+ LEV)의 타석

이라고 사용하고, 스탯티즈도 이에 맞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예를 몇가지만 들어주면 홈팀 기준으로

동점 상황 1회말 주자 1루 상황에서의 레버리지 인덱스는 1.4

4점차로 앞선 7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의 레버리지 인덱스는 0.2

1점차 9회말 선두타자의 레버리지 인덱스는 3.6

같은 방식으로 책정되는 수치이다.

자 긴 설명이 끝났으니 몇몇 선수를 골라 레버리지 인덱스에 따른 타격 성적 지표를 알아보자!

아래에 제시할 자료는 전부 기록이 제공되는 14년부터의 누적스탯이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봐줘야 할 것이, High+ LEV 상황은 표본 자체가 부족하고,

엄청난 클러치 상황을 의미하므로 투수 및 수비 집중력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타자들이 평시에 비해 타격 성적이 하락하므로 큰 의미를 두지 말고 세 줄만 신경써줬으면 한다.

1. 다린 러프

킹린 갓프에서 꾀프, 수프로 전락중인 러프의 스탯이다. 점수차가 큰 상황에서 솔리런 깐다고 욕을 많이 먹지만

레버리지에 따른 타격 성적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OPS는 High LEV 상황에서 가장 높다.

2. 구자욱

떼껄룩스의 희망 구자욱이다. High LEV 상황에서 높은 출루율을 보여주고 있다. 평소엔 헐렁해도 중요한 순간에 집중력이 좋다고 해석해도 좋을 것 같다.

힘내자 야잘잘 ㅠㅠ

3. 박한이

무난한 남자 박한이는 무난하게 세 상황 모두에서 고른 성적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너무 무난해서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무난하다.

4. 메-갓

메-갓, 메잘샀의 칭호는 괜히 얻은 것이 아님을 성적으로 증명하고 계신다.

이정도면 클러치 있는거 아니냐? 메-갓

5. 킹해킹

High LEV 상황에서 평소에 비해 타, 출, 장이 모두 상승하고

심지어 High+ LEV 상황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여주시는 우리의 킹해킹

외쳐 킹해킹!

6. 눈먼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덤) 16국밥

세탁꾼ㅅㄲ

세줄 요약

1) 구자욱 러프 박한이 무난

2) 메-갓, 킹해킹

3) 눈먼곤, 그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