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라이온즈

본 기사는 삼성 라이온즈 및 야구팬인 경제지 기자가 팬의 입장에서 쓴 야구 기사입니다.

최근 5강 도약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 전력의 핵심은 불펜이다. 리그 최강 수준의 불펜이 아니었다면 사실상 하위권으로 처지는 게 정상일 것이다. 이는 지표를 봐도 확인이 된다.

최근 한 달 동안 삼성이 올린 승수는 13승이다. 이 가운데 7승이 구원진에서 만들어 낸 것이다. 불펜에서 버텨주는 힘이 없었다면 얼마나 많은 패를 쌓았을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즌 전체로 봐도 삼성의 불펜은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에 이어 2~3위 수준이다. 불펜의 방어율 3.84로 LG와 두산 베어스에 이어 리그 3위다. 그리고 WHIP(이닝당출루허용률)은 1.33으로 LG(1.25)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사실상 삼성 불펜을 리그 최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LG와 두산에 비해 불리한 조건에서 거둔 성과이기 때문이다.

LG와 두산의 경우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을 쓰는 반면 삼성의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불리한 조건에서도 유리한 조건의 팀과 격차가 거의 없거나 앞서고 있는 것.

문제는 이 같은 불펜 중심의 야구가 얼마나 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른바 '불펜야구'는 선수들의 체력과 힘이 떨어지는 시점이 오면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불펜의 많은 소화이닝을 보면 불안감이 높아진다.

삼성 불펜이 올 시즌 불펜 등판 이닝은 232이닝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불펜 소화이닝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선발이 약하다는 의미다. 더구나 리그 2위라면 선발투수들이 대부분의 하위권 팀보다 선발 조기강판이 많았다는 의미다.

아직까지는 불펜의 체력저하 등을 걱정할 시점은 아니지만 본격적이 여름이 오면 불펜의 힘이 빠지면서 붕괴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우려대로 여름에 불펜의 과부화가 걸린다면 '여름성'이라는 삼성의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팀 성적은 하강곡선을 그릴 수 있다. 더구나 불펜을 제외한 대부분의 팀 지표들이 중위권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진=삼성라이온즈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발진의 이닝소화력이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삼성의 선발진에는 긴이닝을 소화해줄 '이닝이터'가 없다.

선발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원태인의 경우 수술 전력 등으로 투구수 관리가 필요하다보니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어렵다. 윤성환은 30대 후반의 나이 등의 이유로 과거처럼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구위 측면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는 저스틴 헤일리는 잡은 잔부상으로 경기 초반에 자주 강판되다보니 성적이 부진한 덱 맥과이어에 비해서도 이닝 소화력이 떨어진다. 실제 맥과이어가 71이닝을 소화한데 반면 헤일리 56이닝에 그친다.

백정현도 지난 6일 완봉승을 거뒀지만 시즌 전체로 보면 소화 이닝이 62.2이닝에 그친다.

이미 지난해에도 불펜의 힘으로 5강 경쟁을 하다가 탈락한 경험이 있는 삼성이다. 올해도 불펜의 힘에만 의존한다면 5강 탈락은 물론이고 다음 시즌 주요 불펜 선수들의 부상이나 구위 및 성적 하락까지 걱정해야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지난해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장필준이나 최충연의 경우 올 시즌 성적이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선발진 재건이 시급하다. 외국인 투수 교체나 타선 강화나 6선발 시도 등 선발 로테이션의 변화, 새로운 선수의 선발 테스트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답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