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부터 5월 5일까지 타율 0.104 7안타 무홈런 1타점, 그리고 6월 25일부터 7월 12일까지 타율 0.396와 19안타 4홈런 10타점.



이 정도면 확실히 혈이 뚫린 수준이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동엽의 반등이 놀라울 정도다. 부상과 부진으로 무려 50일의 공백이 있었지만, 그사이 요술 방망이라도 구해온 느낌이다. 역설적으로 야구를 잠시 잊으니까 길이 보였던 김동엽이었다.


- 연속 안타 기록에 시즌 초반 보이지 않던 장타까지 연이어 나온다.



장타가 언제 나올까 했는데 복귀하기 전에 2군에서 홈런을 날리고 혈이 뚫리는 기분이었다. 이제 장타가 나오겠구나 싶었는데 1군 경기에서도 조금씩 나오더라. 1군에서 좋은 타격감 이어가고 싶었는데 아직 괜찮은 듯싶다. 장타력을 보고 나를 데려왔기에 시즌 마지막까지 장타 쪽에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



- 홈런이 많이 나오는 홈구장의 이점을 살려야 한다.



확실히 ‘라팍’에서 홈런이 자주 나오더라. 나에게 분명히 유리한 요소가 있기에 그걸 잘 활용해야 한다. 공인구 변화로 타구가 조금 덜 뻗는 걸 느끼는데 그래도 정확히 잘 맞은 타구는 넘어간다. 최대한 공을 띄워보겠다.


- 2군에 내려갔을 때 어떤 마음가짐이었는지 궁금하다.



4월에 첫 번째 2군행을 겪었을 땐 솔직히 좌절감을 크게 느꼈다. 5월에 두 번째로 2군에 내려갔을 땐 목 디스크 때문에 경기 출전도 없이 아예 푹 쉬었다. 아파서 경기에 못 나가니까 야구를 잠시 잊었다. 그러다 보니까 ‘나에게 이렇게 안 풀리는 시즌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비우게 되더라. 더 떨어질 때가 없으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 무언가 길을 찾은 느낌이다.



시즌 초반엔 절망적이었는데 그때부터 다시 놀랍게도 타격감이 올라왔다. ‘야구가 이런 거구나’라는 걸 느꼈다. 잘 맞을 때 스윙 밸런스를 되찾아 만족스러웠다.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고 자신감이 느껴지는 상태다. 안 좋을 땐 어떻게 쳐도 다 잡힐 거란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했다. 그런데 지금은 다음 타석에서 안타가 나올 거라고 마음을 편히 먹는다. 이런 경험은 올 시즌뿐만 아니라 내년과 내후년에도 내가 할 야구에 큰 도움이 될 듯싶다.



- 스프링 캠프 때부터 꾸준히 믿음을 보내준 김한수 감독에게도 보답해야겠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믿고 써주신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시즌 초반부터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해야 한단 부담감이 너무 컸다. 1군에 복귀했을 때 감독님이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불러 ‘마음 편하게 네가 하고 싶은 걸 다 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큰 힘이 됐다. 앞으로는 감독님을 웃게 하는 활약을 계속 펼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