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심타자 김동엽(29)이 반등했다.

김동엽은 개막 이후 6월 24일까지 타격감이 바닥을 찍었다. 출전한 24경기 타율이 0.104(67타수 7안타)에 불과했다. 두 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는 '굴욕'도 맛봤다. 지난해 겨울 타선 보강을 위해 영입한 히든카드였지만 힘을 쓰지 못했다. SK 소속이던 2017년과 2018년 각각 22홈런·27홈런을 기록한 거포. 그러나 기대했던 장타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시즌 1할 타율이 위태롭던 순간, 극적으로 반등했다. 6월 25일 1군 재등록 이후 출전한 17경기에서 타율 0.343(67타수 23안타) 4홈런·10타점을 기록했다. 무려 14경기 연속 안타까지 때려 냈다. 2경기 연속 홈런과 한 경기 3안타 등 점차 타격감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김동엽을 7월 둘째 주 MVP(상금 50만원)로 선정했다. 김동엽은 이 기간 5경기에 출전해 모두 안타를 기록했다. 19타수 8안타로 주간 타율이 무려 0.421.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스스로 야구선수가 맞나 싶었고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할지 몰랐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 주간 MVP에 선정된 소감은.
"월간 MVP를 받는 게 소원이다. 한 달 동안 길게 잘 쳤으면 한다. 욕심을 내면 잘 안 되더라. 차분하게 해야 할 것 같다. 감사하다."

- 시즌 초반 부진했던 이유는.
"심리적으로 많이 쫓겼던 게 크다. 그러다 보니 기술도 되지 않았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욕심을 부렸다. 계속 큰 타구가 나오지 않으니 쫓기더라."

- 목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스프링캠프 말미 때 좋지 않았는데, 경기를 뛰지 못할 정도가 아니었다. 치료했지만 완전하게 호전이 된 건 아니었다. 주사를 두 번이나 맞았고 MRI를 찍었더니 문제점이 확인됐다. 계속 치료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 두 번째 2군에 내려갔을 때는 조급함이 없었나.
"아픈 곳을 치료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야구를 잠시 놓고 지내면서 이참에 ‘새롭게 출발하자’는 마음가짐도 생겼다. 2군 경기를 뛰면서 초반에 잘 맞다가 어느 정도 지나 타격감이 떨어졌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조급함을 느꼈던 것 같다."

- 타격감을 찾은 터닝 포인트가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2군에서 첫 홈런(6월 21일 경산 롯데전 윤성빈)을 쳤을 때다. 정타로 맞지 않았는데 담장을 넘어가더라. 뭔가 이 홈런을 계기로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지난해 SK 시절의 좋았던 감각을 찾은 건가.
"두 번째 2군에 내려가 1군에 등록될 때 이제 시즌이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지금은 편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또 언제 슬럼프가 찾아올지 모른다. 4·5월에 겪었던 슬럼프보다는 길게 겪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에 생각도 많았고 너무 길었다. 스스로 야구선수가 맞나 싶었고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할지 몰랐다."

- 후반기 목표는.
"1군에 등록되고 3주 정도 쳤다. 후반기에도 내 몫을 해야 성적이 날 것 같다. 지금은 덜한데 시즌 초반에는 부담이 조금 있었다. 그런데 부담을 느끼면 될 것도 되지 않더라. 욕심을 내면 당연히 안 되기 때문에 차분하게 머릿속을 비우고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