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동형 기자
6년 전 나란히 삼성 라이온즈를 떠난 오승환(37)과 임창용(43), 돌아오는 자는 1명뿐이다. 삼성이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방출된 오승환과 협상을 시작하면서 임창용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콜로라도는 24일(한국시간) 오승환의 양도지명 처리를 발표했다. 이후 일주일간 원하는 메이저리그 팀이 없어 오승환은 FA 신분이 됐다.

미국 생활을 마치고 29일 귀국한 오승환은 팔꿈치 수술을 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과도 협상이 가능해졌다. 오승환의 복귀를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했던 삼성도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

삼성은 오승환(오른쪽) 복귀 협상을 시작한다. 4년 전 오승환과 같은 잘못을 한 임창용(왼쪽)은 방출됐다. 사진=MK스포츠 DB

삼성은 2013년 11월 해외 진출을 희망한 오승환의 한신 타이거즈 이적을 승낙하면서 임의탈퇴로 묶었다. 오승환이 국내 복귀할 경우 삼성과 계약해야 한다.

재활, 징계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만큼 협상 속도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오승환의 6년 만에 복귀는 큰 걸림돌이 없다. 선수가 원하고 구단도 원한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오승환은 2015년 임창용, 윤성환(38), 안지만(36)과 해외 원정 도박 스캔들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프로야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었다.

오승환은 법의 심판을 받았다. 임창용과 같이 벌금형에 약식 기소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6년 1월 둘에게 정규시즌 총 경기수의 50%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임창용은 2015년 11월 삼성에서 방출됐다. 그해 세이브 부문 1위였던 임창용은 작별의 정을 나누지도 못했다.

삼성은 오승환에게 별다른 처분을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었다. 오승환은 한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던 시점이었다.

그렇지만 오승환의 삼성 복귀가 임박하면서 임창용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같은 징계를 받은 두 선수에게 다른 잣대를 대는 건 충분히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삼성이 오승환과 임창용의 ‘차이’를 판단한 것으로 엿보인다. 임창용과 다르게 오승환은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에서만 뛰며 통산 277세이브를 올렸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섯 차례(2005·2006·2011·2012·2013년)나 이끌었다.

또 다른 차이는 여론 분위기다. 2015년에는 해외 원정 도박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져 여론이 들끓었다. 삼성은 비판을 받았다. ‘문제가 있던’ 임창용 방출로 이를 피하려는 모양새였다.

‘문제가 있던’ 오승환에 대한 여론의 인식이 달라졌다.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활약으로 날이 섰던 칼날도 무뎌졌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홀로 빛났던 역투도 전환점이었다.

최근 오승환의 삼성 복귀를 바라는 건 야구팬이다. 긍정적인 반응이 다수다. 과거의 일탈은 더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삼성의 오승환 복귀 추진에 힘을 실리는 이유다.

삼성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승환의 계약이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다. 임창용과 차이를 말하긴 아직 이르다”라고 전했다.

불편한 시선도 분명 있다. 프로야구는 그동안 여러 차례 도박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각 구단은 아예 스프링캠프 기간 선수단의 도박장 접근을 금지했다. 1년도 안 지난 일이다. 오승환은 삼성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렇지만 임창용과 비교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오승환은 팔꿈치 수술 후 2020년 시즌을 목표로 재활에 전념할 예정이다. 삼성과 계약 후 징계가 즉시 발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