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총액 27억원. 삼성 이원석(33)이 2016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삼성과 계약을 할 때 도장을 찍은 내용이다. 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의 최고 몸값이 100억원을 웃돌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더 적어보인다.

활약만큼은 몸값을 훨씬 넘어선다. 이원석은 올해 70경기 타율 0.275 16홈런 56타점 등을 기록했다. 홈런 부문에서는 리그 8위를 기록 중이다. 팀 내에서는 다린 러프(17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히 후반기 8경기에서는 타율 0.344 5홈런 13홈런으로 몰아치는 중이다. 구자욱 등 중심 타선에서 주요 선수들이 빠졌을 때 이원석이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 이정도면 ‘가성비 좋은 FA’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이원석은 ‘착한 FA’라는 말만 들으면 손을 내젓는다. 그는 “그냥 내가 싸게 와서 그렇다”며 웃더니 “그런 말을 해주시는 분들에게는 감사하다”고 했다.

스스로를 “야구를 잘 하고 싶은 욕심이 많은 선수”라고 칭한 이원석은 “나는 그냥 잘 하고 싶어서 노력을 하는거지 ‘착한 FA’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나중에 더 좋은 계약을 할 수 있을 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올 시즌 이원석에게는 마음의 짐이 있었다. 그는 이원석은 오른손 중지 부상으로 지난 5월19일부터 재활에 전념하느라 33일 동안 자리를 비웠다. 이원석은 “올 시즌 전경기가 목표였는데 개막하자마자 실패했다”고 말했다.

복귀 후에는 그 자리를 메워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올스타 휴식기 동안에는 쉬지 않고 코칭스태프를 괴롭혔다. 이원석은 “코치님께 부탁해서 경기 후에도 연습을 하곤 했다. 이번 휴식기에는 폼이나 밸런스를 많이 잡아두자는 생각에 연습하면서 좋았던 느낌을 살렸다”고 했다.

팀에서는 고참 노릇도 제대로 하고 있다. 이원석은 “나는 강민호의 오른팔”이라며 “주장이 모두를 돌보기는 힘드니까 야수 쪽에 전달해야할 부분이 있으면 내가 대신하곤 한다”고 말했다.

올해 남은 시즌 동안 목표로 바라는 건 단 하나다. 팀의 5강 진출이다. 지난해에는 5강 문턱 근처에까지 갔다왔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이원석은 “지난 시즌을 보내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다들 가지게된 것 같다”며 “시즌이 아직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잘 헤쳐나가서 팀이 비상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나도 끝까지 5강 싸움에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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