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업이 망하고 지하 단칸방으로 쫒겨나서 바퀴벌레와 전쟁을 치르는 매일을 보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멜로디언이란걸 가져오라더라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준비물 멜로디언 이라고 써진 알림장을 보여드렸고 학교 끝나고 집에 오니 건물 2층에서 무릎꿇고 집주인 아주머니한테 돈 빌리시더라. 아마 집세도 밀려있었을 거다.
쨋든 그 이후로 난 존나 충격받아서
누나한테 말하고 뺨 맞고
누나랑 손잡고 울었다.
이후로 누나랑 같이 신문지 돌리고 전단지 돌리고
엄마 아빠한테 들켜서 같이 서럽게 울고
자살하자고 했을때 엉엉 울면서 뜯어말리고
아버지 벌레한테 물리셔서 응급실 가고
학교에선 거지새끼라고 맨날 같은 옷만 입는다고 놀림받고 왕따당하고 따돌림받고 괴롭힘당하고 폭력의 대상이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막노동 하면서 일하는 시간을 덧없이 보내다가
아버지 사업이 성공하셔서 2층집으로 이사갔다.
그 때 어찌나 신나던지..
짐을 나를때 내 상반신만한 무거운 집을 나르면서도
막노동 할 때는 그렇게 크고 무겁게 느껴졌던 것들이
깃털처럼 가볍더라.
그렇게 아끼고 아껴서 지금은 40평짜리 아파트 20층에서 지낸다. 많이 늦었지만 검정고시도 준비하고 대학도 갈 생각이다.
흙수저 흙수저 하면서 울지마라.
감자가 주식이었던 당시에도 지금에도
난 내가 스스로 흙수저라며 자책하고 낙인찍지 않았다.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았고 인생을 자책하지 않았다.
왜냐면 소설이거든.
코스프레 꾸르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