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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던 길에 쓰는 긴 넋두리

흑수돌수저(211.57) 2015.11.03 11:23:55
조회 29 추천 0 댓글 0

우리 집은 7-8년 전만해도 완전 흙수저였다. 어느 정도였냐면

 

1. 옷도 제대로 못 사입었다. (물려입거나 잘 사는 친척이 사줬었음.)

2. 외식도 제대로 한 번 못 갔었다. (외식이라곤 칼국수 3000원짜리 먹었던 게 전부. 어쩌다 5000원짜리 해물칼국수/보리밥.) 

3. 욕조도 없는 화장실. 꼬질꼬질한 화장실 타일.

4. 케이블 신청 안 한 TV

5. 물 아끼느라 샤워도 1주일에 1-2번(애들한테 왜 안 씻냐는 놀림받았음.) 

6. 친구들이 분식집에 튀김 먹으러 갈 때 사 먹을 돈을 안 줘서 옆에 꼽사리 껴서 꽁먹함. 나중엔 왕따행.

   (그래서 초, 중딩 친구 중 연락하는 애 단 한명도 없다.)

7. 기억이 당장 안 나서 그렇지 더 있다. 덮어버린 건지 진짜 안 나는 건지 모르지만.

 

제일 비참했던 때가 고딩 때 '가난한 집 아들'이라는 뒷소문을 들었을 때.

악착같이 공부해서 공부는 꽤 잘 했는데(반에서 3등 안에 항상 들었고 전교에선 10등 안팎...) 

하던 거에 비해 수능을 시원하게 말아먹었음. 그 때 내가 우울증이 매우 심했던 때라...(아마 흙수저 가정환경의 폐해였나 싶다.)

가난한 집 아들 그 소리 들었을 때부터 난 이런 생각을 항상 했었던 것 같다. 죽어라고 노력해도 금수저는 못 따라갈 거라는 생각. 연애도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하는 게 꿈이었고 더 풍족하게 사는 게 꿈이었고 그래서 아등바등 살아도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 어떤 지옥에 있더라도 버틸 수 있는데 그래서 그렇게 살아왔는데 그렇게 살아봤자 나는 금수저들 놀림감밖에 안 되겠구나. 그들에게 인정 받고자 하는 마음은 요만큼도 없었지만 적어도 그 사람들에게 꿇리긴 싫었는데 (왜냐면 그 ㅅㄲ들이 날 ㅈㄴ게 괴롭히기도 했었다...). 돈에 대한 집착이 예전에도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 방향이 매우 삐뚫어져 버렸다. 그 때부터 가난은 극복이 아닌 증오와 혐오의 대상이 되었지. (그건 지금도 그렇다.)

예전엔 그래도 사람다운 생각은 하려고 살았는데...

 

과거 얘긴 어쩌다 꺼내게 되었지만 두 번 다시 떠올리기 싫다. 만약 가난했고 비참했던 그 때로 돌아간다면 난 주저없이 자살을 선택한다.

지금은 어쩌다보니 재산이 조금씩 불어나 그냥 은수저 하~중 사이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솔직히 내 힘으로 한 건 하나도 없어서 자랑하긴 부끄럽지만...)

 상 정도는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와서 잘 모르겠다.

근데 사는 수준은 그 때보다 아주 조금 나아진 정도. 여전히 택시 대신 무조건 버스타고 조금이라도 가성비 좋고 싸고 양 많은 것 찾고 풍족하게 살거나 이렇진 않다.

 

나도 예전에 비해선 훨씬 잘 쓰고 살지만 이런 생각 정말 많이 든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런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겐 그저 평범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특히 요즘 젊은 사람들 보며 느낀다. 와 진짜 잘 쓰고 사는 구나...난 저렇게 사는 게 꿈이었고 사치같았는데 그리고 아직도 사치같은데 그들에겐 그게 일상이구나.

그치만 내가 이런 생각을 해도 그들에겐 나같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겠지. 해 본 적도 없을 테고. 

나같이 흙수저를 지독히 겪다가 겨우 탈출한 사람들이 갖는 트라우마가 아닐까 싶다.

항상 그런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는 깊은 그늘이 있다. 밝아보여도 그 밝음이 오히려 서글퍼 보이기도 하지.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들장미 소녀 캔디는 정말로 외롭고 슬픈 소녀였듯이. 

그래서 그런가...요즘 들어 정말 부러운 사람은 부유한 사람이 절대 아니라 그 부유함 속에서 그늘 없이 밝게 자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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