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다 보니 강아지 한마리 얻는건 일도 아니였기에 친구네 강아지가 이제나 저제나 새끼를 언제 칠지 목을 빼고 오매불망 기다리는게 낙이었던 그 설렘이 아직도 기억난다.

아마 강아지를 집에 무대뽀로 데리고 가면 엄마가 키우는 걸 허락해 줄거라는 어린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엄마한테 비밀로 하려고 입이 근질거리는 걸 엄청나게 참았다.

여튼 배가 부를대로 불렀던 작은 개는 귀여운 새끼를 다섯마리나 낳았고, 나는 그중에 얼룩덜룩한 점박이를 젖 떼자마자 예쁜 상자를 마을을 빙 돌아 구하고 헌옷수거함에 쌓여있는 옷을 구겨넣고 집에 들어갔다. 엄마의 표정은 복잡미묘해서 나는 괜시리 기가 죽었다. 엄마가 털 알러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건 후의 일이다.

하여간 너희도 예상하겠지만 강아지와 나의 동거는 이틀도 안 되어서 끝이 났다. 갓 젖을 뗀 새끼 강아지도 엄마를 찾으며 하루종일 낑낑거렸고, 개를 도로 가져다주던 나도 비포장 된 길을 따라 걸으며 서럽게 울었던 것 같다. 

그렇게 초등학생인지 중학생인지 지나갈 무렵 그 때 우연히 인터넷에서 용을 키우는 게임을 봤다.

그냥 단순히 클릭수로 알이 점점 깨지고 그 안에서 나와 헤츨링이 성룡으로 커가는 별 것 아닌 도트가 왜 그리 좋았는지 모른다.

지금은 계정도 기억이 안나지만 우연히 기억이 닿아서 스크린 샷들을 구경했다. 새로운 용도 많이 나오고, 아직도 간간히 하고있는 사람들도 보이는게 왠지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나는 동물을 정말 좋아하지만 앞으로도 아마 애완동물은 키우지 못 할 것 같다. 어렸을 때는 아마 겁이 없었던 것 같다. 생명이라던가, 책임같은 이야기를...

오늘 갑자기 문득 떠올라서 그냥 갈 곳 없이 주절주절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