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주변이 없어서 내용이 ㅈㄴ의식의 흐름대로 갈거라는건 감안하고 보길 바람.
제목대로 아버지는 흙수저 출신이었음.
흙수저긴 했는데 그 흙수저가 된 이유가 특이했지.

일단 아버지가 흙수저가 된 이유부터 시작해야겠음.

당시 할아버지는 꽤나 공부를 잘하셨었는지 없는 살림에서 혼자 대학을 우여곡절 끝에 졸업했었음. 진짜 집안에 돈이 있어서 공부를 할 수 있었던게 아니라 걍 공부로 하신거라는데 자세한 내용은 할아버지가 내가 어릴때 돌아가셔서 물어볼 방법은 없고 할머니랑 아버지한테 들은 내용임. 어쨌든 당시에 정말 희귀했던 대졸자여서 전후에 어느 대학 부교수로 있었는데 박정희때 데모랑 엮여서 교수직에서 짤리심. 근데 문제는 할아버지는 교수출신이라는 프라이드때문에 다른 험한 일은 절대 안하려고 하시고 다른 직업은 거들떠도 안보시고 다시 교직에 복직할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찍혀있었어서 허송세월만 하게 됨.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모았던 돈도 전세 살던 집에 미리 등기를 확인안했던것 때문에 사기당하면서 목돈도 증발함. 아버지를 포함해 형제가 다섯이나 되는 대가족이라 정착할 곳을 찾기도 힘들었고 겨우 찾은게 한칸짜리 방이었음. 7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그 쪽방 하나에 살아야 했었지.

아버지 뿐만 아니라 모든 형제들은 어린나이에도 살림에 어떻게든 보탬이 되어야 했기에 국민학교 입학하기 전부터 일을 해야 했음. 콩나물 대가리 까기 표지바르기 마늘까기 등등 어떤 일이든 아이가 할 수가 있기만 한 일이면 닥치는대로 했었다고 함. 그 후유증으로 아버지를 포함한 형제 두명은 어깨가 만성적으로 결리고 고통스러워하심. 여튼 그렇게 살다보니 아버지는 이런 삶을 살면 안되겠다고 뼈저리게 느끼시곤 빡공하심. 물론 빡공하면서도 계속 일은 해야 했었음. 우여곡절끝에 성적도 전교 3등 이내를 계속 유지하심. 근데 문제는 공부를 아무리 잘해봐야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닐 돈이 안됐음. 학력고사를 학교에서 2등으로 잘쳤는데도 장학금이 나올 성적이 안되서 연대를 붙었는데도 포기하시고 지방대를 선택해야 했었음.

아 쓰다보니 힘들다. 나중에 마저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