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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탈출하는 중인 SSul. txt

ㅇㅇ(39.119) 2015.11.04 21:04:18
조회 5655 추천 235 댓글 51

7살 때였나.


아빠는 잘 다니던 회사 때려치고 나와서 사업시작했다


ㅅㅂ 근데 사업도 하는 놈이 하는거지 첫타자가 시작하면 제대로 되겠냐?


당연히 말아먹었다. 원래 그래도 자가 20평대 후반 아파트에서 네식구 오손도손 살았는데


그 밑의 시장동네 17평 짜리로 이사갔다


아직도 그집 기억나는게 벽지랑 외벽이 마감 안되있어서 겨울엔 수건으로 막아놨었음..바람들었거든..


그래도 동네가 바뀐건 아니라서 학교다니는거나 그런건 문제 없었지


등교시간 20분 일러진건 좀 힘들었지만 애새끼가 뭘 알겠냐?


나랑 내동생은 시장통에서 사니까 맨날 군것질 할수 있어서 좋아했다 500원짜리 컵뽂이 사서 나눠먹고...


그리고 2000년대 초에 초딩이었던 애들은 알겠지만


아파트 사는 애들은 맨날 학원다니는데 시장통 애들은 밤 12시까지 놀아도 부모가 찾지도 않으니까ㅇㅇ 맨날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놀았던듯


그래도 나름 초등학교 고학년 올라가니까 눈치생기고 아빠가 병신짓 한다는건 알게 됐지


외가에서 돈빌려서 치킨집인가? 했는데 그 때 개나소나 중박은 친다던 치킨집도 말아먹었다


시발 아니 동네에 치킨집이 열몇개 있는데 성공할거라 생각한 아빠가 머저리인건 맞지만 그래도 그렇게 두번이나 말아먹을줄은 몰랐다


다행인 점은 아빠가 폭력은 안썼다는 거랄까..근데 차라리 때리는게 나을것 같기도 했다


그 뒤로 하게 된게 택시인데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술마시고 울다가 잠들어서 얼굴 팅팅 부은 아빠 보는데 


어릴때도 그렇게 슬플수가 없더라 이때 아빠가 우울증이었던거 같음..근데 뭐 흙수저 가난뱅이가 우울증 증상같은거 알리가 있나


엄마는 시장망하라고 옆동네 들어온 대형마트가서 계산대 근무했는데 다리 퉁퉁 붓는거 밤마다 앓는 소리 듣기 좆같았다


중학교 올라가서 이렇게 살면 너도나도 내 동생도 다 좆되겠다 싶어서 공부 존나 한듯


근데 그거 알지 않냐? 아무리 흙수저가 공부 좆빠지게 해도...과외랑 학원에서 좋은 수업듣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는 애들하고 경쟁하려니 힘들더라


그때가 한창 특목고니 뭐니 붐이었던 때라 우리반 반장새끼도 과고 준비했었는데...중3땐가 과학시험 망쳤다고 학교에서 개 난장칠 치던 새끼가


시험 정정기간에 엄마 찾아온 뒤에 갑자기 97점 된거 보고 울었다..시발 과학선생 죽여패고 싶더라 우리 집은 뭐 촌지 그런거 할만한 여유도 없었는데


아빠가 비상금이라고 꿍쳐놓은 20만원 엄마가 봉투에 넣는거 보고 울고 싶었다 그래서 더 공부 열심히 했지


내가 좋은대학가서 과외 알바 뛰면 동생은 좋은 학원 다니게 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그랬던거 같다


교과서 지문은 그대로 외우고 애들이 반정도 풀고 어려워서 버리거나 한 문제집 몰래 기다렸다가 챙겨와서 집에서 몰래 풀고..


솔직히 애새끼들 문제집 버릴때마다 그거 챙길 생각에 진짜 행복했다. 근데 답안지 빼고 버린거면 진짜 괴로웠음ㅋㅋㅋ아니 풀어도 답을 못맞춰보니까ㅋㅋ


맨날 수학선생한테 가서 이거 이답 맞냐고 묻는데 짜증난 얼굴일때마다 개 눈치 보였다 시발...좀 알려주면 덧나냐..좆같은 새끼ㅠㅠ


다행히 중3때 선생님이 진짜 좋은 선생님이었음


내 생일이라고 문제집 사주시고 전형같은거 알려주면서 너도 특목고 준비해보자고 해서..그선생님하고는 아직도 연락한다..진짜 고마운 분이었음


이런 선생님이 많으면 흙수저 애들중에도 탈출하는 애새끼들이 더 많아질텐데


뭐 그래서 그때 막 영어듣기 엄청 했던거 같다..다른 애들 특목고 학원 다니는거 진짜 개부러웠음 학교 끝나면 노란 대형버스타고 학원가더라고


나도 그런데 가서 준비하고 싶었는데


그때 그런 학원 한달 학원비가 몇십은 기본이었고..솔직히 보내달라고 할수 없더라 아빠가 한달에 150정도 벌고 엄마가 한 100안되게 버는데 내가 알기로 무슨 이자만 70나갔거든


근데 그이자가 다가 아니었고 월세랑 지인들한테 빌린 돈이랑...아마 실제로 우리집 생활비는 60에서 80만원선이었던거 같다


그것도 진짜 많이 최고로 잡은거고..


그래도 나름 외고 준비한다고 영어듣기 문제집 몇개사서 파일로 다운받고 엠피쓰리로 듣고 다녔음 


엠피쓰리도 아빠가 중고로 사줬다. 8만원짜리였는데 그거 5년 쓴듯. 


어쨌든 그렇게 공부해서 친구따라 외고 시험을 봤고...병신같이 붙었다


그날 가족끼리 다같이 외식했었나..그때 외식한데가 피자헛이었는데 엄마랑 아빠랑 샐러드바가 뭔지 몰라서 민망해하던 얼굴 아직도 기억남.... 


네명이서 피자 큰거 하나 시키고 스파게티 하나 시켜서 먹는데 아빠가 동생 피자 잘라주다가 울더라 너는 꼭 좋은대학가서 성공하라고ㅠㅠ


동생은 피자먹다가 아빠 우는거 보고 지도 따라 울고 엄마도 울고 나도 울고 결국 피자 큰거 앞에 두고 네명이서 질질 짰다


부모라면 다 그런 마음 있지 않겠냐 자기한테서 뻗어나온 가지는 자기보다 더 높은곳으로 올라가기를 바라는 마음같은거


정상적인 부모라면 다 있을거라고 생각한다..그거 보고 진짜 열심히 해야지 생각했는데


알고보니까 외고 한학기 등록금이 몇백이더라. 우리집 그걸로 거덜날 뻔 했지.


교복은 무슨 시발 코트에 가디건이랑 조끼랑 재킷이랑 버전도 존나 많아서 하나씩만 사도 수십만원이고(그래서 코트는 결국 못샀다)


외고애들이라 그런가 목동이나 강남에서 온애들 개많았다 진짜


책가방도 가죽으로 된거 들고다니고...나는 집이 학교랑 멀어서 지하철 두번에 버스 두번탔는데 돈많은 애들은 학교 앞에서 자취하더라 


아침에 잠 못자고 다니느라 그건 진짜 부러웠음


그리고 음악시간엔 색소폰 가르쳤던걸로 기억함 아물론 공짜로 학교에서 가르쳐준거지만 베이직한 생활기준이 올라가다보니 현타 개많이 왔다


나는 동양어학과였는데...여기도 진짜 좆같은게 학교에서 가르치는건 나름 잘 가르치지만 애새끼들을 첫날부터 원어민 교사랑 수업을 하게 하는게 말이 되냐?


그게 제일 시발스러웠다


어떤애들은 못쫓아가겠으니까 회화과외 받고 오더만


나는 그따위거 없이 혼자 공부하려니 개 힘들었다


그래도 어떻게 3년 버텼지...지금 돌이켜보면 신기하다


수학여행 외국으로 갈때 캐리어가 없어서 평소에 들고다니던 책가방에 옷 쑤셔넣고 갔을땐 좀 쪽팔렸지만 성적은 중간이상은 계속했다


학교에서 수시쓰고..3년동안 부잣집 애새끼들한테 가끔 이상한 눈초리도 많이 받았지만 아빠가 공부 열심히 하라고 스탠드 15만원짜리 사오고 


엄마가 성적표 보고 잘했다고 할때는 소소하게 행복했던거 같다


수시 원서 쓰고 합격 안정권이라는 얘기 들었을 땐 눈물나더라


대학만 붙으면 방학부터 과외 존나 많이 뛰어서 저축하고 아빠 등산용 운동화랑 엄마 아이크림 비싼거 사줄 생각에 존나 희망찼음


그리고 수능 끝나자마자 과외알아봐서 과외시작했다..그렇게 큰돈 만져보는게 인생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몰랐음...


은행가서 처음으로 통장 만들고 치킨도 처음으로 두마리 시켜봤다ㅋㅋㅋ시발 그게 뭐라고 그렇게 행복했는지..


대학가서는 과외하고 수업듣고 그렇게 지내고 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조금씩 흙수저 탈출하고 있는거 아니냐..?


엄마도 계산대 파트타임으로 시간 줄이고 동생도 공부 괜찮게 하더라


얘는 나랑 다르게 이과라 내가 잘 모르지만 전교에서 한 5등하는거 같은데 이과가 요즘 취업이 잘된다며


그래도 동생 문제집 살돈은 넉넉히 있으니까 얘는 남이 쓰던 문제집 안쓰게 새거 사주고 있다


뭐 어떻게 마무리 해야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 나름 열심히 산거 같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금수저 은수저는 못되더라도 열심히 살아야지...내얘기는 여기서 끝이다. 다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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