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서 알게된 형이 있었음 당시 나의 한달 수입은 알바해서 버는 35만원이 전부

이걸로 교통비, 통신비, 식비 다 감당해야 했었던 상황

몇번 모임에 나갔었지만 그동안 그 형을 보진 못했고 정기 모임이 있던 날 처음 봤음

서로 인사만 하고 큰 대화 없이 헤어짐

그러다 어느날 뜬금포로 전화와서 만나자고 함

알고 보니 평소 내가 좋아하던 분야가 있었는데, 마침 이 형도 그쪽 분야에 관심이 있던터라

모임 사람들한테 수소문하다 내가 그쪽에 관심 많다고 소개를 하면서 내 전번을 알려줌

난 엄청 당황스러웠는데, 집 주소 어디냐고 지금 가겠다고 완강하게 나와서

할 수 없이 집 주소 알려줬음

당시 이 형도 대학생이었는데, 엄마차 완전 꼬른 구형을 타고 왔음

그래도 난 속으로 우와 차도 있네.. 후달달달 속으로 생각함

일단 차안에서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담에 다시 보자고 하고 헤어지고

그뒤로 따로 자주 만나서 이야기 많이 했음

관심분야가 같다 보니 공감대 형성이 잘 돼서 친구같은 느낌도 들었고

만날때마다 형이라고 햄버거나 밥, 고기 같은걸 사줬음

사실 난 만나서 대화 나누고 싶어도 돈이 없으니까 만나자고 한번도 먼저 말 못함

그렇게 1년정도 알고지내다가 그 형이 이사를 가게 돼서

좀 뜸하게 만나다가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를 하니 깁스하고 있고

걷지 못해서 집에만 있는다고 해서 병문안이라도 가려고 내가 처음으로 먼저 가겠다고 하니

반갑게 그래? 지금 올꺼야?하면서 주소 보내주는데 헉.. 진짜 비싼 브랜드 아파트 나중에 검색해보니까 20억이 넘음

아파트 입구에 들어가니까 로비에 경비가 어디가냐고 해서 아는 형 집 왔다고 하니까 이름이랑 전화번호 적고

방문호수 적으래서 호수 적으니까 그 사람들이 전화해서 손님 누구누구 왔다고 손님 맞냐고 묻고 올려보내줌 ㄷㄷ

현관문 열고 들어가니까 진짜 현관문에서 신발 벗고 거실 입성까지 걸어가는데 우리집보다 길어서 놀랐고

방안에 거실에 있다는거에 또 놀라고 방뒤에 또다른방이 있다는거에 또 놀람

아빠는 대기업 사장인데 완전 고지식하고 정석 테크트리를 강요하는 엄격한 집안이라 그 형은 그게 싫었다고 했는데

그리고 집안 배경 때문에 접근하는 여자들이나 남자들한테 진저리가 나고 자기는 굉장히 자유분방한 사람인데

할 수 없이 틀에 박히게 되니까 탈출구로 모임에 나오기 시작했다고 했음

진짜 맨날 츄리닝 바람으로 나오고 그래서 상상도 못했는데.. 갑자기 위화감이 들고 나도 모르게 그 형 앞에서 말을 더듬게 되고

조금씩 멀어지게 되더라 그 형네 집에 간뒤에도 몇번 만나고 그 형의 개인측근들이랑 만날 기회도 있어서 만나봤는데

일단 입에서 나오는 얘기부터 틀림 온통 경제 얘기만 하고 주식 얘기 많이하고

난 어디에 얼마 넣었다가 얼마 먹었네 이런 소리하는데 기본적으로 단위가 억단위....

그리고 그 형이 여자친구도 소개시켜줬는데 아버지 지인의 딸을 소개 받아서 교제하던 여친임

결국 그런 집안은 남자 여자 둘이 좋아서 결혼하는게 아니라 집안끼리 하는거라고 레알 이거 소름 돋았음

암튼 그 형의 실체를 알고나서 점점 멀어지고 이젠 연락조차 안하는 사이가 됨

그형이 대학 졸업하니가 졸업 선물로 집에서 M3를 사줬는데 자기 차 뽑았다고 같이 드라이브 가자고 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타본 수입차가 M3다.. 지금은 더 잘 살겠지 그 형도 대기업 입사했는데..

근데 난 그때보다 지금 더 못살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