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흙수저는 아니라 여기다 쓸 얘기는 아닌 거 같은데, 그냥 가정사 신세한탄 해 봄.
똑똑하고 친가 모두 부유한 아버지랑, 진짜 내 부모지만 개 병신같은 엄마랑 드디어 이혼 해서 기분이 좋음.
어릴 적은 평범한 집안이었는데, 중딩 시절에 애미가 뭐 헷또가 돌아버렸는지 아빠랑 나 몰래 여기 저기서
뭐 하고 다닌지는 몰라도 일수니 사채니 끌어다 쓰면서 빚 존나 불어남. 왜 빌렸는지는 모르고.
뭐 살다 보니 생긴 빚이네 뭐네 개 헛소리만 쳐하고 다신 안그러겠다. 다음부터 잘하겠다. 정신차리겠다.
이 지랄함. 뭐 당연히 아빠가 개지랄 하면서도 다 갚아줌.
그런데 뇌 구조가 망가졌는지 사람 본성이 그런지 애미는 또 정신 못차리고 여기 저기서 돈 빌리고 사채 끌어다 쓰고
무한 반복함. 그리고 아빠랑 나한테 들키고 혼나는 게 무서워서 자꾸 그 빚을 숨김.
당연히 또 갚아줌.
갚아주면서 말했지. 제발 정신차리라고. 대체 밖에서 우리 몰래 뭔 짓을 하고 돌아다니냐고.
미안하다. 다시는 안그러겠다. 또 또 같은 사과를 반복하고 또 믿어줬지. 내 와이프인데, 내 엄마인데.
근데 사람은 안 변하더라.
멍청하다. 미련하다를 넘어서 진짜 마약쟁이나 도박쟁이처럼 뇌가 정상적인 사고를 못하는 건지.
이제 친구 친척한테도 돈 빌리더라. 이미 우리 아빠 친가 쪽 사람들은 상종도 못할 인간이란 걸 알고 있고.
그런데도 우리 애미란 인간은 그 놈의 체면치레 어쩌고 하면서 돈은 쓰고 다니고 경조사니 뭐니 챙기고.
우습지도 않지. 나이는 쉰도 넘었지만 사고방식은 아직도 초등학생 그 이하더라.
당장 부모님한테 혼나는 게 무서워서 잘못을 숨기는 애기들 있잖아. 어찌보면 되게 불쌍하게도 느껴지더라.
아마 죽을 때까지 저렇게 살겠지 싶어서
인간이란 게 참... 우리 엄마 덕분에 인생에 많은 공부했음. 그래도 반면교사라도 되어줬네.
아무튼 이런 게 3번인가 4번인가 년수로는 10년 좀 안되게 반복하면서,
총 4억 정도 대신 갚아줬음.
불쌍하지 우리 아빠 버는 족족 빚에 들어가니까.
4억이면 지금 타는 낡은 차 버리고 더 좋은 차 타고... 다닐텐데.
아무튼 4번째인가 3번 째인가 갚아줄 때 내가 성인이 됐음.
내가 미성년이라 못했던 결심을 내린거지. 이혼했음. 죽을거면 너 혼자 죽어라. 같이는 못 죽겠다 하면서.
마지막 빚 갚아주면서 위자료 대신 내줬다고 생각함.
아버지도 후회는 안하시더라.
아무튼 법적으로는 이제 남남임.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제 나도 형도 성인이라 일할 수 있는 나이고.
딱히 빚 내서 갚아준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들고 있는 재산에서 갚아준거라.
아버지한테 뭐 크게 빚 없고 이사할 때 쓴, 아파트 대출금 아주 조금 있음.
게다가 아버지가 장남이라 할아버지 재산 50% 이상 먹을거라. 최소 몇 억은 챙기실 거 같더라.
연금도 나오니 노후 대비는 충분하고, 다만 아버지 쌩돈 몇 억 저런 년 때문에 날아간 게 난 너무 아쉽다.
( 이정도면 흙수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가난한 사람 중엔 가난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닌 경우가 있다.
빚이 얼마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사고를 가졌는지가 중요함.
우리 애미는 이제 법적으로 남남이라 어떤 삶을 살지 모르겠지만, 아마 죽을 때 까지 저러고 살 거 같음.
이제 남남이라 애미 빚 갚아줄 필요 없는데 우리가 다 갚아주고도 아직 1500만? 정도 적게 남았다더라.
사실 빚의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깨닫냐 못 깨닫냐의 문제인데... 아무튼...
이제 아버지 그만 힘드시면 좋겠다.
재미도 없는 얘기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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