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에서 엄마 마지막 모습을 보던

언니가 서글프게 울면서 

엄마 고생이 너무 많아 그러는데

지금 생각해도 슬픈데

엄마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참 힘든

환경에서 지내던 분들이었거든.

엄마 어린 시절도 가난했고 못 배웠고

그래서 훌륭한 사람을 못 만나서 결혼하고

너무 많은 고생을 했던 엄마였는데..

추운 겨울에 나가서 일하고

밥 차려주는 사람 한 명이 집에 없어서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집에 있는 밥이랑 반찬

꺼내서 엄마 차려주고 그랬다. 

불쌍한 흙엄마

결혼하지 말아야지 생각이 든다.

태어난 사람들이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불행한 경우가 세상에는 참 많다.

태어나지 않았다면

세상에 겪지 않아도 됐을 슬픈 일들이 너무 많다.

다니고 싶지도 않은 직장에서 답장도 하기 싫은

사람들에게 쓰고 싶지도 않은 경력을 경력이라고

타자기 억지로 두드려서 써서 내고

싫은 기색이 보이면 나가라고 그러거나

일 그만두라고 그럴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언젠가 카톡에 그 사람들 프로필이 뜨면

숨김 처리를 한다. 

사회인으로 어쩌면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일 수 

있어서 최대한 예의를 다하려고 오는 문자 차단돼서

1이 아예 사라지지도 않는 상황까지는 만들지 않고 싶어서

숨김 처리를 조용히 누르고

내 카톡에는 더이상 뜨지 않게 만들어둔다.

상냥한 성격도 친절한 성격도 아닌데

일단은 답장에 ^^ 표시를 붙여서 보낸다.

감정 노동이다.

이용 가치가 있어서 연락하는 것 다 알아요

근데 업무와 돈과 관련 없는 공간에는

연락 주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끝났으면 좋겠는 면접을 보러 다니다가

의미도 없는 일에 시간 보내고 쥐꼬리 만한 월급 받으며

직장도 다니지 못하면 그보다 나쁜 환경에 내몰리는 삶이

흙수저의 삶이다. 

그들의 부모님도 그랬고.. 그들의 부모님의 부모님의

그랬을지 모르고..

고생은 끝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