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1차전 승리 시 우승확률 74.4% 놓쳐서가 아님.

다들 알겠지만 우리 지금껏 네 차례 우승 중 07, 08 모두 1차전 지고 시작함. 심지어 07은 2연패에서 4연승으로 뒤집었지.

오늘 경기 패배로 감독이 팀 전력과 자기 능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고 완전히 조급함과 불안감에 쌓인 걸 봐버렸기 때문이다. 

오늘 경기 실책 겹치면서 중반부부터 비벼지는 거 보고 경기 내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함. 

왜냐면 우리 불펜 그리 강하지 않으니까.

그래도 6회 김성현 동점타로 후반까지 비등비등하게 가져간 거 같음. 8회에 리드 가져오고.

9회에 노갱이 투런 맞은 게 뼈아프지만 볼넷 난사에 제구 안 돼서 연타로 점수 내준 거 아니고 홈런으로 점수 내준 이상 어쩔 수 없다고 난 봤음.

그 순간부터 우리는 오늘 경기를 잘 질 준비를 했어야 한다고 봄. 

고효준을 내든 서진용을 내든 우리 불펜 불안해도 3주간 쉬었고 코시 엔트리에 다 넣었으면 오늘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불펜으로 9회 닫았어야지. 설령 점수를 더 내주더라도. 

근데 김원형은 모리만도 등판이라는 초악수를 둬버림. 

자기 딴에는 상대 기세도 좋고 단기전에서 1차전 승리 중요성 크니 어떻게든 최소실점 막고 9회말 역전 노린 거라고 봄.

근데 우리가 9회에 역전해서 이기면 좋은 거지만 그대로 지면? 

아니 그건 차라리 투구수라도 아끼니까 낫지. 연장 가서 마흔개 가까이 던지고 져버리면 이건 두 경기를 날리는 거랑 마찬가지임.

모리만도 후반 페이스 미친 건 다들 알 거고 오늘 볼 많기는 해도 구위 자체가 쓰레기였다고 보진 않음. 자기 패턴대로 3선발 나왔으면 상대 체력 빠진 요키시보다 우위 보였을 거라고 본다. 

근데 1차전에서 40구를 던지게 함으로써 이제 모리만도는 4차전으로 미뤄야 되게 생긴 거야. 3차전에 쓸 수도 있지만 그럼 준플, 플옵 다 뛴 요키시링 붙어도 비교우위가 없을 거라고 봄. 

돌고 돌아 겆네에 비해 우리의 가장 큰 비교우위는 선발진이었는데 확실한 3선발 중 카드 둘을 다 버리고 1차전을 쳐내줬다는 거임. 

쟤네 안우진 물집으로 조기강판됐는데 실책으로 자멸해서 경기 비벼준 것부터가 문제였지만. 

9회초에 노경은 홈런 맞은 순간부터, 아니 8회에 1점 내는데 그친 거부터 이미 난 힘들어졌다고 봤음. 

진짜 모리만도만 안 올렸으면 오늘 졌어도 잠깐 기분 더럽고 말았겠지만 이젠 진지하게 시리즈가 걱정된다.

노경은 하나 홈런 맞았다고 감독이 나머지 불펜 아예 믿지도 못하고 3선발을 불펜으로 돌린다는 건 우리 투수진 체력 우위가 생각보다 빨리 소진될 수도 있다는 뜻이거든. 

이런 감독 불안함, 조급증이 다른 파트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도 있는 거고. 

2007년 기적은 감독이 김성근, 4차전 김광현 호투로 인해 말도 안 되게 성공한 사례고 김원형으로는 그런 기적 불가능하다.

고로 낼 경기 지면 우승 물 건너갔다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