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FC서울과 홈경기에서 일어난 관중의 물병 투척 사건으로 5경기 응원석 폐쇄와 함께 거액의 벌금을 떠안게 됐다.

프로축구연맹은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8차 상벌위원회를 열어 인천 구단에 홈 5경기 응원석(S구역) 폐쇄 징계와 함께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징계는 인천이 지난 11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1 12라운드 서울과 홈경기에서 1-2로 패배한 직후 일부 인천 팬들이 그라운드의 서울 선수들을 향해 물병을 던진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당시 80여개의 물병이 그라운드로 날아갔는데, 이 물병 중의 하나가 서울 기성용의 급소를 가격해 더욱 큰 충격을 남겼다. 다행히 기성용은 시간이 흐른 뒤 일어났지만 위험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다.

연맹은 홈팀인 인천이 경기 중 또는 경기 전후 홈 경기장 안전과 질서 유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경기규정 제20조 제6항)를 준수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과거 소수의 인원이 물병을 투척한 사례들과 달리 수십 명이 가담하여 선수들을 향해 집단 투척한 것도 징계가 무거워진 배경이다.

연맹 관계자는 “물병 투척과 관련해선 역대 최대 수위의 징계”라고 설명했다.

2022년 대구FC의 한 관중이 수원 삼성과 홈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물병을 던진 사건은 대구 구단이 1000만원의 제재금의 징계를 받는 것으로 끝났다.

인천도 사건 당일 사과문 게시와 함께 홈 2경기 응원석 폐쇄 등 안전사고 방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예상보다 무거운 징계를 감수하게 됐다. 인천은 2012년에도 K리그 사상 첫 무관중 홈경기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또 인천 팬들을 자극하는 행동으로 물병 투척을 촉발시킨 서울 골키퍼 백종범도 상벌규정 제4조2항(관중에 대한 비신사적인 행위·5경기 이상 10경기 이하의 출전정지 혹은 500만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에 근거해 제재금 700만원의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백종범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린 직후 인천 팬들을 향해 두 팔을 들고 주먹을 불끈 쥐며 승리의 포효를 했다. 이 세리머니에 자극받은 인천 팬들이 그라운드를 향해 물병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