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본인은 이등병 때 그냥 폐급 그 자체였음. 군대에 오기 전 16~17년 트위치만 존나 보면서 겜마갤 스마갤 하던때라 그런지 사회성이 아예 결여된 새끼였음. 빠릿빠릿하지도 못하고 뭘 해도 실수투성이라서 선임들한테 욕을 굉장히 많이 먹었음. 특히 사람들 첫인상이 엄청 중요하다고 하잖아? 근데 난 첫날엔 선임 침대를 부수고 둘째날엔 저녁점호 집합시간에 번호 끝도 못외쳐서 완전 첫인상이 나락가버림.

내 이등병 생활은 완전 지옥 그 자체였음. 그중에서도 진짜 자살마려워서 펑펑 울어버렸던 적이 있는데...

5분대기조를 3일?인가 들어갔던 적이 있었음. 이 5분대기조에서 착하고 나한테 잘될거야 이런 투로 착하게 대해주던 선임이 있었음. 근데 내가 이 선임한테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먼가 말실수를 해버렸음.... 그 이후엔 다른 선임들이 와서 내 실수에 대해 따지게 되고 내가 좋아하던 선임도 이건 너가 잘못했다면서 크게는 뭐라 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일침을 놓았음.

이때 나는 날 그나마 잘 봐주던 선임한테조차 잘 보이지 못한 나에 대해 너무나도 자기혐오가 생겨나서 기분이 엄청 울적해져버림... 그래서 침대에서 목소리 하나도 안내고 미치도록 울어버림.. 진짜 한 한시간은 울었던 거 같음.... 그리고 그 다음날 나는 울면서 자버린 탓인지 잠자리가 바뀐 탓인지 몸에서 열이 펑펑 나고 감기에 걸렸음. 체온이 38도 이상 올라가서 더이상 5분대기조에 있을수가 없었던 상황이 되어버림.

의무실을 갔더니 독감이라고 함.. 그래서 전염성 때문에 나는 의무실에 격리조치 되어서 아무데도 나가지 못하게 됨. 5분대기조는 내 자리를 대신에 맞선임이 서게 되고, 심지어 중대 훈련 일정이 겹치기도 해서 내 소대는 나 한명분 없는 만큼 맞선임들이 존나게 구르게 됨. 심지어는 맞선임들이 내 밥을 의무실까지 가져다 줘야함. 이때 자기혐오가 max치를 찍어버림.. 훈련에도 민폐, 선임들한테도 민폐, 난 왜 사는 걸까... 이런 생각 하면서 새벽엔 잠 못들다가 아침에 지쳐서 잠드는... 생활패턴도 개좆창이 나버림.

그러다가 한번 큰 사건이 나버림. 맞선임들이 힘들게 훈련하고 밥 갖다주러 왔는데 내가 비몽사몽해서 방금 일어난 상태라 그런지 선임들한테 밥 받고서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안해서 맞선임들이 굉장히 빡쳐버린 거임... 화가 머리끝까지 난 맞선임들은 우리 소대원들한테 이걸 말했는지 나는 이 몸도 마음도 굉장히 아픈 미칠듯한 상황에 온갖 일 - 상병 - 분대장들한테 미친듯이 욕을 쳐먹음 ... 이때 선임들이 왔다 가고 나서 정말 몇시간동안 또 울었는지 기억이 안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