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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D-2 국어과 신세한탄

ㅇㅇ(27.35) 2022.12.27 21:52:41
조회 1625 추천 37 댓글 19

원랜 북소년국영수카페라고 있는데 거기 하도 별로라서 한번 탈퇴하니까 글을 못 쓰대 ㅅㅂ

거기 국어과가 점령해서 지금 이순간도 답 가지고 싸우고 있더라.

누군가 눈엔 한심해 보일 수도 있긴 한데 난 그 마음 대충 알 것 같아서 이해는 가더라구.


본론.

난 국어 삼수생이다. 거 자랑할 거는 못 된다. 나도 안다.

삼수를 했다는 사실 자체에 후회는 없다. 그만큼 열망이 있었고 뜻이 있었으니까. 

삼수 내내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여건이 안 좋긴 했는데 그래도 내 딴에는 최선을 다했다.


21년도에 경기 써서 컷 -2를 받고(서울 썼으면 합격은 했다. 씨발. 경기가 존나 터진 해였다.)

22년도에 서울 써서 컷 -1을 받았다(경기 썼으면 안정적으로 최합 갔을 거다. 씨발. 서울이 존나 터진 해였다.)


올해는 발목 잡힌 여건도 개선되었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정말 최선을 다 했다.


그리고 내일 모레가 이제 발표다. 내일 모레 이 시간에 내가 뭘 하고 있을지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국어 임용에 진입하는 사람들을 보니까

의외로 재수, 삼수에 별로 거부감이 없는 것 같더라.


맞다. 오래 하면 확실히 늘긴 늘 거다.


근데 너네가 꼭 기억했으면 하는 게 있는데,

국어과 시험은 진짜 정확하게 운칠기삼이다. 운칠기삼이야...


거듭된 실패가 나한테 학습된 무기력을 심어줬나? 나의 자존감을 깎았나? 솔직히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학교 가서 내가 가르칠 친구들에게 말해줄 지식이 늘어가는 점에 감사한다. 국어란 게 결국 썰풀기니까.


근데 거듭된 실패가 주는 최악의 패널티는, 내 생각엔 '불운'이다. '불운'.


아는 놈들은 알겠지만 국어과 시험 진짜 좆같다. 운이다. 

수능 문학의 운-적인 요소를 더 극대화한 그런 시험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되려나? 뭐 이것도 의견이 갈리겠지만...


레퍼런스로 삼을 해외의 저명한 학자가 없어서

다 국내 대학의 특정 교수 견해에 기반한 문제로만 출제된다. 스물 세 문제 다.


교육과정? 나 진짜로 모든 문장을 거의 인출할 수 있다. 교과서? 1차 때 이미 싹 다 봤다. 전공서적은 20권 넘게 통으로 외웠다. 

내가 만든 기입형 문제만 200개는 넘을 거고, 서술형 문제는 그보다 양이 더 많다. 

메가쌤이라는 브랜드에서 국어과는 전국 모의고사를 네 차례 쳤는데 항상 상위 5% 안에 들었다.

하여튼 열심히 했다.


그리고 이래도 틀리는 문제는 틀리게 된다.

더 엄밀하게 말하면 자기가 맞혔는지 틀렸는지도 알 수 없다. 정답이 갈린다. 모범답안 내놓는 강사끼리도 갈린다.

변방의 견해가 있는 게 아니다. 그냥 존-나 첨예하게 갈린다.

어떤 문제는 강사 6명이 둘-둘-둘로 갈리더라. 강사가 오픈북으로 참조해서 제출한 모범답안만 3개인 시험이다.


내 능력이나 노력을 문제삼을 여지가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사람 심리가 간사해서 결국에는 '불운'에 귀인하게 되더라. 

나도 교육학 꼼꼼하게 외우려고 했고, 운에 귀인하는 게 좋지 않다는 거 나도 아는데,

하여튼 사람이 그렇게 변한다.


국어과에는 '상호채'라고 해서, 서로 채점을 해 주는 문화가 있다. (정답을 모르는 상황에서 상호채라니 웃기긴 하다.)

나 이번에 사람들이 다 잘봤다고 칭찬해 줬다. 교육학도 마찬가지다. 다 부럽다고 하더라. 서울이라도 붙겠다고 하더라.


근데 이번에도 그놈의 불운이 나를 놔주지를 않는다.


하필 내가 쓴 답안들이 다 부적격하다고 감점될 것 같다.

논란이 있는 문제는 내가 쓴 것들만 감점 대상이 될 것 같다.

지난번처럼 컷에서 얼마 차이 나지 않는(실제로 1점 사이에 많은 인원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런 거지같은 오차로 떨어질 것 같다. 무섭다. 


국어과 임용에 뛰어들 누군가가 이 글을 읽는다면,

이미 어렵다는 거 아는 상태로 마음 정한 셈일테니 굳이 말리진 않겠다만...


거듭된 실패가 주는 충격에 대해 꼭 진지하게 고민해 본 후 가급적 빠르게 끝내길 바란다. 진심이다. 누구든 마찬가지다. 날 꺾고 붙어도 좋으니까 말이다. 


노력 귀인도, 전략 귀인도 안 되면 그 다음엔 포기 귀인이라고 귀인변화훈련 이론에 나오더라.

노력도 전략도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 그 무력감이 생각보다 정말 크다.

내게 남은 건 불운 뿐이라는 생각이 주는 타격이 진짜 클 수 있다.


이틀 뒤의 내가 이 글을 웃으면서 보고 있기를 기대한다. 너희도 마찬가지다. 특히 국어과면 더더욱 마찬가지다. 

꼭 돌아오는 2월에, 연수 책자 위에 포스트잇으로 아이피 써서 존나 비틱질해주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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