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그랜드슬램 결승 명승부에 대한 글이 있기에 조금 생소한 결승 경기를 소개함

21세기 남자 테니스 그랜드슬램 역사상 가장 극적인 승부가 나온 경기임.

페더러 시대에 열린 경기인데 결승진출자의 네임밸류가 워낙 낮아서 테갤러들이 이 경기를 모를 수 있음

나달이 롤랑에 데뷔하기 1년 전인 2004년 롤랑 가로스 결승전임.

나달은 2003년에 프로에 데뷔했으나 부상 때문에 2004년 롤랑에 불참한 상태였음

페더러는 출전했지만 32강에서 쿠에르텐에게 완패당해 탈락했음

결승전은 기예르모 코리아와 가스통 가우디오 두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대결이 됨

코리아와 가우디오는 뭐로 봐도 슬램 결승에 오를 레벨로 보이지 않아서

롤랑가로스 관계자들의 가슴이 천근만근이었음

이대로 가면 롤랑은 무늬만 슬램인 2류대회로 전락할 거 같았음

우려한 대로 두 선수의 경기력이 슬램 결승레벨이 아니고 가우디오는 1셋을 베이글로 내준데 이어서

2셋도 무기력하게 패함. 코리아의 슬램 첫 우승이 보이는 듯 했음

그런데 분발한 가우디오는 3셋과 4셋을 내리 이겨서 2:2 타이를 만듦

두 선수의 경기력은 그닥이었지만 5셋은 그랜드슬램 결승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임

코리아는 5세트 6-5로 앞선 본인 서브겜에서 두 차례 챔피언십포인트를 만들어 냄

첫 챔피언십포인트에서는 찬스볼 상황에서 회심의 백핸드 다운더라인이 간발의 차이로 빗나감

두번째 챔피언십포인트에서도 회심의 포핸드 다운더라인이 간발의 차이로 빗나감

결국 듀스 끝에 5세트를 가우디오가 8:6으로 승리해서 기적의 역스윕을 이뤄내며 우승함

그 결승이 가우디오의 전체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그랜드슬램 8강에 오른 경기임

그 대회에서 시드 없이 출전해서 깜짝우승을 차지한 가우디오는 100% 클레이 스페셜리스트였지만 원백 선수임

역대급의 역전 경기가 나왔음에도 당시 롤랑가로스 관계자들은 앞날에 대한 걱정에 마음이 천근만근

그나마 다행스럽게 다음해부터 롤랑은 나달의 독주시대가 시작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