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으니 싫으신 분은 뒤로 가기를 누를 것-)

말많던 조로를 드뎌 보고 왔음. 애정라인 건조로-정은루이사로 맞춰서 봤는데, 문라몬에 영미이네즈까지 캐스팅 와아안전 만족스러웠고 몇가지 장애요소에도 불구하고 난 공연 자체에는 굉장히 만족하고 선덕선덕하면서 돌아왔음.

일단 불쾌극장은, 악명을 너무 듣고 가서인지 좌석 자체엔 생각보단 별 불편 못 느꼈는데 그건 기본적으로는 내 자리가 워낙 앞열 중앙이었던 탓이었던 듯도. 앞구역은 샤롯데삘이 많이 나고 중앙구역 5열 정도까지는 별 불만없이 볼 수 있을 거 같긴 한데(하긴 여기야 어느 극장이건 다 좋은 데지-_-), 사이드블럭은 특히 조로는 그 구조물때문에 시야가 안습하겠더라;;

근데 음향은 엄청 문제인게, 2열에서도 안 들리는 대사가 있어;;;;;;;;;; 뒤쪽은 대체 어떨지 상상이 안 가더라는...딕션신인 건조로 대사도 80% 정도 들리고 어느 공연에서도 대사 안 들린 적 없던 정은루이사도 마찬가지. 문라몬 대사는 70%만 들리고 이네즈 대사는 반만 알아듣겠다 싶었음. 게다가 이게 러닝타임이 기니까 배우들이 대사를 빨리 쳐야 한다는 강박이 좀 있어서 더 그런 것도 같은데, 다른 극에 비해서 대사의 비중이 약하긴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 싶더라.

전반적으로 극 자체는, 뮤지컬임에도 노래라는 요소가 좀 약한 편. 특히 주인공들 독창이나 중창이 비중이 약하고, 대신 군무에서의 음악이나 떼창이 좀 강한 편이고. 그래서 결국 이 극은 듣는 극이라기보다 보는 극이라서 그나마 음향 엉망인게 티가 덜 나는데 엘리는 대체 어쩔 건지 그건 좀 걱정되더라.

건형조로는....뭐 예상했던 대로 조로는 건형씨를 위한 역이며 건형씨는 조로를 위해 태어났나 싶을 정도. 요즘 햄릿 달리면서 귀호사는 제대로 하는데 춤지수 검술지수 페로몬지수가 좀 바닥이었는데, 오늘 그거 만땅으로 흘러넘치도록 채우고 왔음. 처음 어린 역으로 나올 땐 라몬만이 아니라 디에고도 저 가발 어...어쩔 싶더니 성인 되고 그 빠마(..)머리로 나오고부터는 레알 페로몬덩어리 그 자체에다 와아안전 나이스바디(....) 처음 집시의 왕으로 나와서 춤추기 시작하는데, 아 저거 보려고 내가 할인 하나 없는 13만원을 여기 부었구나 싶었....

정은루이사야 난 원래 정은엠마때부터 정은씨 얼빠(...)였고 정말 너무너무 예뻐서, 난 건형-정은이 무대에서 붙어있는 거만으로 광대폭발 엄마미소였다는;;; 게다가 정은씨가 워낙 강단있는 타입이라 디에고 닥달하는 거도 잘 어울리고, 어우 무엇보다 그 웨딩드레스 입는 부분은 건조로 집시춤 만큼이나 비쥬얼적으로 크게 만족스럽더라는..그렇다고 집시 드레스가 덜 이쁜 것도 아니어서 정말 건조로만큼이나 정은루이사에 넋을 잃고 봤음- 

종원씨야 워낙 안티히어로가 어울리는 타입이라, 뭐랄까, 못되처먹었지만 찌질하지는 않은 정말이지 소신있는 악역; 2막 알레한드로랑 장면에서는 좀 더 로딩되면 관객들에게 라몬의 마음도 이해시킬 수 있겠다 싶을 정도였고. 영미이네즈는...건형씨가 건조로로 태어난 것처럼 이 분도 본투비 집시-셔서 정말 그 역할이 더 이상 어울릴 수 없는데다 춤은 완전 대박. 루시였을 때 레드렛 정말 볼만했겠다 싶더라는...알레한드로 봉환쌤의 안정적인 연기도 더 말할 게 없고. 이 분이 무대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무대가 뭔가 차분하게 무게를 가지고 안정이 되어서 신기할 정도더라.

전반적으로 앙상블 포함 배우들이 너무 고생이 많은 극이더라고. 조로 액션이 정말 강해서 그 엄청난 보험 들어주고도 더 해줘야겠다 싶었고, 대역이 좀 있다고 해도 줄타고 휙휙 날아다니고 그 검술에 춤까지 다 소화해야하는 조로들은 엄청나게 부담이겠더라. 제발 조로 셋 다 다치지 말고 공연 무사히 마무리되어야 할텐데 싶었고, 건형씨 확 마른 거 같았는데 저 역 하자면 자동 다이어트되겠다 싶었음.  

앙상블들이 다들 라틴댄스 배우느라 고생 엄청 했을 거 같던데, 아마 여자 앙상블 한 분은 플라멩코 전문가인거 같고, 민중들의 한이나 소원을 플라멩코 리듬에 맞춰서 표현하는 그 연출은 난 되게 마음에 들었음. 전반적인 무대장치나 무대 쓰는 것도 돈이 왜 그렇게까지 들었는지 알겠다 싶었고. 보면서 헉 하고 가슴 쓸어내릴만큼 액션이 센 부분이 많더라. 마술처럼 사라지거나 하는 부분도 와안전 신기.

1막에서도 앙상블 포스 좋다 싶었는데, 2막이 되니 다들 아 이거만 하면 내일은 쉬지(...)하고 힘을 냈는지 1막보다 포스가 한결 더 업그레이드된데다 영미이네즈가 거의 그분이 오신 모드로 신들린 춤사위를 보여주셨.....정은루이사도 1막부터 눈물 뚝뚝 흘리면서 연기했고 2막은 정말 절절했던데다 건조로도 감정 제대로. 1막은 좀 길다 싶었지만 볼거리 많아서 지루하다 싶진 않았고 2막은 휙 지나간 느낌. 

커튼콜은 앙상블부터 기립이 있더니 영미이네즈에서 앞줄이 다들 튕기듯 기립. 건조로 나왔을 땐 1층은 전석 기립; 원래 조로가 이 정도로 전석기립인지 모르겠는데, 오늘은 거의 지킬급 기립이었다는......건조로 비롯 배우들도 되게 충만하고 감격해하는 느낌이었는데 뭔가 오늘이 공연 로딩이 제대로 시작된 시점인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커튼콜은, 들은대로 정말 갑이더라. 커튼콜에서 건조로 댄스랑 앞줄 다 챙겨서 고맙다고 눈인사 해주는 거에 한번 더 영업당한 느낌.

그리하여 나는 재관람의지가 만땅...인데 내가 보고 싶은 건조로-정은루이사 조합은 대체 왤케 귀한지 모르겠고;;;; 그래도 어떻게든 표 잡아서 가고 싶을 뿐이고. 레알 밤볼레오 패키지라도 사야 하나 했는데 이게 또 12월 공연까지만 쓸 수 있는 거 같으니 그것도 안 되겠고...정말 재관람 할인이라도 좀 풀어 쇼팩!!!!! 제아무리 내가 영업당했다해도, 첫공은 절케 주고 봤더라도 재관람도 또 절케 주고 보려니 정말 손이 떨린다능...(지킬 빕스도 5% 할인은 받고 봤는데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긔;;; 없앴던 삼성카드 이거때매 지금이라도 만들어야 하나-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