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에 선 엉톰은 무척이나 불안-초조+긴장한 티가 딱 나는데,
이것이 톰으로써의 감정인지 엉의 감정인지는 확실하게는 모르겠다.

엉은 처음보는데, 목소리가 생각보다 얇아서 놀랬..; 아무래도 고톰에 너무 익숙해져있었나봐.
어쨌든 커튼이 열리고 꽃앨이 나타났는데,
머리가......머리가.........머리 너무 길어서 브로콜리 같....가발인 줄 알았다.; 그것 벗으라고 하고 싶었음;
그래서 머리가 너무 커보여서 슬펐어.
꽃앨은 엉보다는 여유가 있어보이고 안정된 느낌이었지만, 어딘가 조급한 느낌이 살짝 있었고
나비를 바라볼 때라던가, 이상행동(?)을 할 때 자신도 조금 창피했는지 수줍어 하면서 주저주저하는 모습이 보였어.

그나저나 둘이 아주 웃기려고 작정을 했나봐.
연습하면서 디테일하게 짰을 모습을 생각하니 웃겨 죽겠다.
나는 저 모습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은게,
마지막 장면에서야 납득이 되었어.
꽃앨이 이게 다야, 이게 전부야. 아홉살의 그림, 사춘기의 사진, 니가 소중하게 간직한 이야기..부르는데.. 
둘이 장난치고,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들..이 마지막에 필름처럼 촤르륵 눈앞에 펼쳐지는거야.
앞에서 그 부분들이 무척이나 재미있었고, 행복해 보였기 때문에 더 극대화된 느낌이었어.

솔직히 석고페어 볼 때는 레밍턴 선생님부터 눈물짓던 나였는데,
엉꽃은 마지막에서야 눈물이 나더라.
눈물로 감동을 잴 수는 없는거니까.. 엉꽃은 엉꽃 나름대로의 맛이 있다고 생각해.

완급조절은 조금 부족한 듯 보였어.
그래서 살짝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어.
하지만, 지금 부족하다고 느낀
감정선은 무대에서의 둘의 시간이 관객들과의 호흡 속에 켜켜이 쌓이면 더 깊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목소리 케미는 둘이 참 잘 어울리더라.

석앨, 창앨은 앨빈의 천사, 요정화 였다면
꽃앨은 그냥 뒤돌아보니 톰 자신에게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 온 가장 친한 친구였으며,
자신을 누구보다도 이해해주고 묵묵히 지켜보아준 이해심이 넓은 친구 였다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석앨 창앨보다는 순수하고 반짝반짝한 어디론가 날아가버릴 것 만 같은 느낌은 조금 덜한 것 처럼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어.

솔직히 모리츠의 모습이 많이 보일 줄 알았는데,
율의 모습이 조금 더 보여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이건 내 개인적인 바람이었으니 뭐;

엉은 후반부로 갈 수록 점점 안정되는 듯이 보였고, 엉도 눈물은 많은 남자인 듯 싶더라.
그리고 뭔가 귀엽고 엉뚱? 엉성한 느낌의 톰이었어.
뭔가 이미지로는 캐시크한 톰이 나올 줄 알았는데..의외였음. 이 남자 웃긴 사람이었구나ㅋ

앨빈 맞을 때,  "그만둬, 지금 당장 그만두라 했다!"
갑자기 사극 톤으로 대사 쳐서 웃겼음ㅋㅋㅋㅋㅋㅋ

색다른 앨빈과 톰이 나와서 재미있게 보고 왔음.
크로스가 기대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