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혼자 여기 좋아 난~ 흥얼흥얼 거리다가 문득 앨빈-톰이 아닌 톰-애니의 시선으로 망상의 나래를 펼쳐 보았어.
솜갤러들 새벽내 솜터디 달릴 때 맨날 저질 체력으로 쓰러져 쳐자고 아침에 복습도 제대로 못해서 뒷북일 수도 있는데..
여기 좋아 난에서 중간에 애니가 뛰쳐나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나만 몰랐던 건가?
아, 참고로 고톰의 여기좋아 난을 떠올렸음.

그 날 톰도 앤도 같이 지쳐있었을 거야.
앤은 여자니까 여자 만의 감?으로 뭔가 심상치 않은..
\'레스토랑 예약\'임을 어느정도 알았을 것 같기도 하고.
근데 그 불안함을 감춰 보려고 배고프다고도 해 보고.
할 말은 안 하고 빙글빙글 말 돌릴 때도 디게 불안했을 거 같고.. 애니 ㅠㅠ

당신 원하는 대로 난 해줄 수 없는가봐
새 침대랑 가구랑 사기전에 우리 결혼을 한번 더 고민 해 보자-
앤. 무슨 생각해? 좀 괜찮니 아깐 배고파하더니 한 입도 안 먹었네. 맛이 없니

여기서 앤이 아 올 것이 왔구나 싶었을 거 같고
고개를 떨구고 눈물만 뚝뚝. 흘리다가

앤. 다 그만 두자는 건 아니야 좀 기다려 줄 수 있는 거잖아 서로 좀 여유를 갖는 것도 괜찮잖아-

내가 본 회차에서는 다는 아니었지만 (혹은 오케 탓?-_-)
다 그만 두자는 건~ 할때 톰이 약간 다급하게? 말리는 듯이 말하는 것 같다고 느꼈는데
이제 생각해 보니 이 때 앤이 옷가지랑 가방이랑 챙겨서 다급히 나가버린 거 같네..

\'서로 좀 여유를 갖는 것도~\' 할때 이미 앤은 다다다다 도망치듯 흐느끼며 나가는 뒷모습.ㅠㅠ
난 항상 \'괜찮잖아-\' 가 약간 허공에 뱉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왜일까 고민했는데..
문득 아. 앤이 뛰쳐나갔구나... 라는 깨달음?-_- 이 왔어. 너무 멀리 왔니?
그래서인지,

이제 좀 편해진 것 같은데 꼭 이렇게 상황이 변해야 돼
왜 이대로 지내면 안되는데
여기 좋아 난.

이 마지막 말은 혼잣말...
보면서 어떻게 저런 말을 눈앞에서 하냐 ㅠㅠ 이러고 봤는데, 계속 끊임없이 곱씹다 보니 혼잣말이었구나 싶네;;
앤이 떠나버린 빈 자리, 조금 상기된 레스토랑 분위기, 멍하니 그 풍경을 보면서 약간 역설적인 \'여기 좋아 난...\'
한쪽 눈에서 톰 자신도 모르게 떨어지는 한 줄기 눈물. 거기서 약간의 후련함과 외로움... 그런 게 느껴졌어

세상에. 솜을 몇번 봤는데 이제야 애니를 돌아보다니 ㅠㅠ
사실 마지막 여기좋아난 이 한마디가 계속 박혀서 생각생각하다가 여기까지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