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우선 나에게 있어서 엘리에서 가장 큰 충격은 죽음이었다.
가장 기대하고 있던 배역이었는데 나에게 극심한 배신감을 줬어.
등장하자마자 그 레골라스 헤어와 현란한 옷에 충격을 금할 수 없었지. 게다가 춤... 춤... 춤.. 어쩔것이냐 ㅠㅠㅠㅠㅠ
죽음의 컨셉 자체는 그렇게 잡았다고 쳐. 어차피 죽음 자체도 환타지적 요소니까. 근데 어차피 화려한 비주얼에 락적인 컨셉으로 갈꺼면 차라리 화끈하게 연기해서 거기에 따라줘야 하는데 배우 스스로도 부끄러운건지 어쩐건지 뭔가 계속 머뭇거리고 어설퍼서 보는 사람까지 민망해져버리더라.
예를 들어서 프레스콜때 마지막춤에서 샤톹이 엘리에게 위협하면서 하악~거리는거 송톹도 했는데 숨을 끝까지 안 내뱉고 금방 거둬버리고 돌아설때랑 마지막춤 춤출때.. 보다가 내가 부끄러워져서 얼굴 빨개짐ㅋㅋㅋ큐ㅠㅠㅠㅠ
근데 더 큰 문제는 그렇게 존재감 갑(ㅠ_ㅠ)인 스타일링과 연출을 하고도 극 속에서 죽음의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는 것임.
다른 죽음도 봐야 알겠지만 송톹만 일단 봤을때는 죽음은 이 극에서 있으나 마나였어. 혼자 겉돌고.
죽음의 유혹에 추호의 흔들림도 없는 강인한 엘리 탓인지 매력없는 토트 탓인지는 몰라도.. 저 상황이면 엘리 죽고 싶겠다 하는 생각은 들어도 죽음의 유혹에 매료되는 엘리는 전혀 느낄 수 없었어.
분명 비주얼은 존재감 갑이나 극 속 영향력이 거의 제로. 죽음의 존재감이 사라지니 엘리자벳은 그냥 사랑과 전쟁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어.........ㅠㅠ
일단은 다른 죽음도 봐야 제대로 비교가 될 거 같지만 송톹.. 자신감을 갖고 연기해주세요.

그리고 음.. 개취 부탁드림. 사실 은케니 나는 좀 오글거렸다;;
난 은언니는 능글맞은 역은 그닥이라고 생각됐어.
다른 부분은 그래도 괜찮은데 눈 부릅뜨고 으하하~웃을때 마다 자꾸 옛날에 개콘에서 나쁜 친구들인가 나쁜 녀석들인가 암튼 최효종이랑 오지헌 나오는거 있잖아. 으하하하~ 웃는거.. 계속 그거 생각나서 자꾸 현실입갤 ㅠㅠ
그래도 은케니 없었으면 극이 완전 다운될 뻔 한 걸 살렸다.
진짜 큰 역할하셨다. 은언니.

옥주현 배우껀 첨 봤는데 내겐 나름 괜찮은 수확이었다. 감정과잉은 좀 있었지만 좋았다.
어린 엘리때 노래와 연기가 좀 닭살돋긴 했는데(그 광대같은 옷도 큰 역할을 했고! ㅠㅠ) 나이든 엘리가 될수록 점점 더 어울려서 나중에 루돌프가 죽어서 오열할때는 나도 동화돼서 맘아프더라.
암튼 극에 최선을 다하는게 눈에 보이더라. 스스로 엘리자벳에 부담이 많았는지 커튼콜때 많이 울먹이기도 했어.
그리고 항상 나오는 말이지만 혼자 할때는 참 잘하는데 파트너와의 캐미는 역시..ㅠㅠ
근데 이 부분은 옥엘리 탓만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죽음과의 캐미는 엘리보다 토트 탓이 컸다고 본다.
암튼 일단 나는 생각보다 꽤 만족.

윤제프에게는 좀 실망했다. 윤제프만 나오면 극이 급 지루해짐 ㅠㅠ 별로 엘리를 사랑하는지도 모르겠고 불쌍하다는 생각도 안들었다. 그냥 고부간의 갈등 사이에서 처신 제대로 못하는 매력없는 남편 정도로 느껴졌어.

정화소피는 전체적으로 좋았어. 역에 충실하시고 잘 어울리시고.

동돌프 좋았다. 비참했고 불쌍했어.
짧은 등장이었지만 감정을 촥~ 흔들어놓고 멋지게 사라졌다.

어린돌프도 너무 귀엽고 가련하고.. 엄마 어디 있어요 어우~ ㅠㅠ
근데 소피가 루돌프가 엄마에게 가려는걸 막고 넌 군인이 되야 된다며 퇴장시킬때 어린돌프가 착착 군인걸음으로 나가는데 이게 너무 쌩뚱맞다. 완전 귀엽긴 한데 거기는 귀엽다고 웃을 분위기의 씬이 아니잖아요;; 관객들은 귀엽다고 많이들 웃었는데 뭔가 감정의 흐름이 깨져버림
연출인지 어린돌프의 애드립인지 잘 모르겠는데 이 부분 고쳤으면 좋겠더라;

어제는 죽음의 비주얼로 인해 너무 충격이 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 (사실 지금도 완전히 정신을 차리지는 못 함)
오늘 공연가니까 다시 한 번 차분히 봐야겠다.
아 근데 또 같은 토트라니.. 빨리 다른 토트들도 보고 싶어 ㅠㅠ
오늘 김엘리, 최케니도 기대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