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아무도 안 믿겠지만-_-;;
나 오늘은 진짜 후기 안쓰려고 했어.............진짜야T_T
3일 연짱 달리느라 체력은 바닥이고, 낼 아침까지 넘겨야 하는 일거리가 내 앞에 쌓여 있어서 카페인 폭풍 드링킹하고 앉아서는 갤 잠깐만 복습해야지..ㅇㅇ이러고 앉았다가, 몇 개 올라온 쓸 후기(라기 보단 배우 후기)들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또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만 나란 덕............

오늘은 극세사는 불가능...
너무나 오랜만에 만난 싸페어 보느라 계속 역시 본페어는 진리구나........우ㅋ왕ㅋ 이러며 입벌리고 보느라 부분부분 자세한 사항은 다 휘발ㅇㅇ

성넷은 에원리 끝날 때부터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더니, 계약서 쓰려고 피아노 앉아서도 땀을 계속 찍어 내길래 컨디션 안좋은가 싶었고, 대사 몇 군데 씹거나 렉 걸린 부분에서 혼자 헉! 하긴 했는데, 전반적으로 감정 표현하는 세세함이 한층 깊어져서 너무 좋더라.....킵유딜에서 그런 표정, 그런 눈빛이라니.........
생각중이죠에서 성촤 모션 따라하는 귀요미 동작 돌아온거랑, 경찰 코스프레하는 성촤 앞에서 무릎 다소곳이 모으고 앉아서 모범생 코스프레하는 성넷 모션도 돌아와서 너무 기뻤다T_T

근데, 오늘 후기 써야겠다고 맘먹은 결정적인 이유는 성촤 때문이었어................
오늘 공연 중반의 공원씬에서부터 성촤 때문에 진짜 깜놀했다..............
대사 치는 타이밍이나, 숨 쉬는 타이밍, 대사에 강약을 주는 부분 같은 게 크로스 전에 봤을 때랑 비교했을 때 깨알 같이 달라졌는데, 그 달라진 표현들이 점점 더 고조되어 가는 '그'의 분노와 두려움을 정말 잘 드러내주고 있더라고...................
그 전에는 '분노'에 휩싸여 확 터뜨리기만 하는 데 치중됐던 대사들이, 머랄까 리드미컬하게 완급이 조절되면서 그 사이사이에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점점 잠식되어가는 '그'의 모습이 순간순간 보이는데, 진짜 눈을 뗄 수가 없었어............

라이플에서 넷슨이 '일부러'라는 폭탄을 터트린 후의 '그'의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많이 달라졌더라........
그전엔 항상 우월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자기가 이런 지경에 놓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어 터뜨리는 '분노'의 감정이 많이 와닿았었는데,
오늘은, 겉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진심을 내심 알고 있을 거라 '믿었던' '나'에게 배신 당했다는, 그 어이없어 하는 당황, 슬픔의 감정이 많이 묻어나서, 좀 놀랐어...
난 지금까지 현촤라면 몰라도, 성촤는 '난 널 끝까지 배신하진 않았을 거야'라는 말이 거짓일 거라고 생각했었거든? 정말 극한의 궁지에 몰리면, 성넷을 가차없이 버렸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나였는데, 오늘의 성촤가 그런 나를 혼란에 빠뜨렸어.................
라이플에서 성촤가 그렇게 불쌍해 보인 적은 처음이었어................
라이플 마지막엔 늘 성넷의 아련한 표정과 그 손끝에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는데, 오늘은 암전이 되어가는 동안의 성촤 표정이 계속 잔상으로 남아서 내 마음이 아리더라.........
 
공연은 막바지로 치닫는데, 배우들의 감정선은 끊임없이 변화해가고, 그럴수록 난 표를 더 줍고..........하아............

그리고 오늘 피아노 너무 좋았다........확실히 미스가 없을 때의 혜근씨는 공연의 몰입도를 200% 상승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바우 때 관객들 폭풍 박수와 함께 함성ㅇㅇ

근데, 얘두라........커튼콜만 좀 어떻게 큰형님 페어 벤치마킹 안돼겠니T_T 

+) 낫씽 때 성넷 얼굴을 똑바로 올려다보며 "좀 더 부드럽게 부탁해봐" 할 때부터 성넷이 옆에 앉아서 다음 대사 다 칠 때까지 성넷에게서 한 번도 눈을 안 떼던 성촤의 그 눈빛에 설레인 건 나뿐이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