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지바고 공연을 보고와서 달렸던 후기 불판도 한번 더 복습해보고 가사도 하나하나 되짚어 보고 하면서
느껴지는 것을 끄적거려봤는데 개오글거리지만 지바고 앓이하는 횽들과 함께 이 느낌을 나눠보고 싶어..

내가 느낀 닥터지바고는 한편의 시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고 직관적인 설명과 명확한 서술이 주가되는 소설에 익숙해져 있다가
이해하기도 즐기기도 어려운 시를 읽으려면 어렵고 낯선 느낌이 드는데
이 '시'를 읽을때의 느낌이 내가 닥터지바고를 처음 봤을때의 느낌인것 같아. 

시는 단어 하나 행간 하나에 숨겨져있는 뜻에서 필자가 숨겨놓은 상징적인 의미를 파악하고,
결과적으로 시가 보여주려고 하는 주제를 읽어내야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수가 있잖아.

그러기 위해서는 시를 한번에 읽고 다음으로 넘어가는게 아니라 시가 쓰여진 시대적인 배경이나 작가의 처지도 고려해보고
단어들을 다방면으로 해석하고 접근해봐야 할때가 많아.
곧 사전적인 지식이 어느정도 바탕이 되어야 시가 쓰여진 의도나 의미를 파악하기에 수월하다는거.

이런 부분들이 지바고랑 매치가 잘 되는것 같았어.
물론 시인이 시에 숨겨놓은 상징적인 의미들과 비유하기엔 의도되지 않은 연출적 허술함도 한계점으로 가지고 있지만
가사와 대사마다 은유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시대상이나 인물의 마음을 읽어보고,
연결되어있지 않는 장면장면의 사이를 나름의 해석대로 채워보면 전체적인 공연이 보이게 되고
그렇게 공연을 보고 나면 뒤에 따르는 여운이 시 한편을 읽은것처럼 깊고 길게 이어지는것 같아.  

그리고 또 한편으론 시라고 해서 무조건 시인이 처한 처지와 배경을 파악해 보는게 아니라
그냥 그 시를 처음 들었을때 어떤 감정을 몰고오는 시가 있기도 하잖아. 그냥 그 시 자체만으로도..
이것 역시 지바고와 어느정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을것 같아.
꼭 당시의 전쟁이라던지 이데올로기같은걸 알지 않더라도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따라가다보면
거기서 오는 감동이 또 있으니까.

그래서 난 이작품이 참 좋다. 여러가지 타당한 혹평속에서도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그 매력이 취향인 횽들도 분명히 있을거라고 생각해.
 

음.......

근데 이 오글거리는 글...마무리를 어떻게 짓지? .....
내일 티케팅....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