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식대장에게 신상 한번 더 팔고 쓰는 홍조바고 씨왓 후기ㅠㅠ

ㅂㅛㅂ · 2012.02.16 02:12:33

다른작품 앓고 있는 존재감은 없지만 고닉개럴인데,

지바고 완전 내 취향 아닐 것 같고 심지어 호주판 넘버도 별로였어서 스킵스킵하다가..

요 며칠 홍바고도 점점 괜찮아지고 있다고하고, 어제 조바고 찬양글 엄청 올라와서

결국 새벽에 부랴부랴 예매함ㅋㅋ 오늘 홍조바고 종일반 달렸는데...쩌리석밖에 못잡아서 산주 대동하고 갔지..

내가 앓고있는 작품 말고 다른 작품 후기 개취,씨왓으로 남겼더니 갤록으로 고나리당한 전적 때문에(니꺼나 앓으라며ㅡㅡ;)

걍 내 신상 한번 더 팔고 씀... 계속 찬양글만 올라오는데 나 같은 사람도 있으니 참고하라고!

실제로 나랑 뮤덕인 내 친구들 오늘 진짜 내 표값 날린거에 암담함을 느끼면서 갤 후기가 언제나

옳은건 아니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다시한번 몸소 체험했다......;;

일단 난 몇몇 극세사 후기, 개념글에 있는 횽들의 스터디 숙지하고(워낙 구멍이 많다고 하니..)

시놉정도만 읽고 갔음. 홍조 둘 다 내 애정배우까지는 아니어도 선호배우이고,

특히 조왕자의 연기에 대해서는 기대와 신뢰가 큰 편이었어~ 내 취향은 아니었어도..

일단 지바고라는 극이 대체 무얼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와닿지가 않았어.

라라가 러시아를 의미하고 지바고 이름이 삶이라는 뜻이며 러시아 혁명기의 격동적인 시대적 상황 아래에서

라라=러시아에 대한 각기 다른 사랑방식을 가진 세 남자의 이야기이자,

어떤 상황 하에서도 삶과 생명의 고귀함, 사랑의 가치를 잊지 않았던 시인과 그 연인의 이야기..

대충 이런걸 말하고자 하는거라고 내 나름대로 미리 생각해두고 갔는데

세상에....이건 연출이 너무했어ㅠㅠ 원작이 방대해서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다고 하기에는

정말 들인 돈에 비해 노력이 너무 부족한거 아닌가 싶더라. 그냥 등장인물의 대사와 넘버로 설명하듯이 떼우고

그걸 관객들에게 다 이해하라는거야??;; 내가보기엔 그냥 촌스러운 반공 뮤지컬?혹은 누가 말했듯이 고급스럽게 바람피우는 이야기??

또 누군가 말했듯이 러시아파나 사랑과 전쟁???????;;;;;;;;;;;

으....무대의 쓰임새는 좋았지만 아무리 삭막한 시대상황의 표현이라고는 해도 조명,무대장치 포함 무대미술은 너무 성의없었고

그 커튼영상은 보는 내 손발이 다 오그라들더군...ㅠㅠ

상징와 은유,함축이라는 연출의 미학은 다 개나 줘 버린 듯 하던데..........쩝.

등장인물들간의 로맨스라던가 관계의 개연성 부재는 원작이 원래 그렇다고 하니 그냥 원작탓을 하는 수 밖엔 없겠더군.

아역의 충격은 다들 알테고, 앙상블의 재사용 역시 극 내내 너무 도드라지게 보여서 거슬리는 것도 단점인걸 알지만

지바고에 대한 애정으로 커버될 수 있다고는 쳐도 제작비와 그걸 포함시킨 표값은 진정...ㅡㅡ;

그리고 배우들에 대해선 일단 다들 너무 고군분투하는게 보여서 이 극 때문이 아니라 걍 배우들이 짠해서

코끝이 찡해지긴 하더라...그 중에서도 요정님의 열연은 와...그치만 레드에서의 연기를 너무 인상깊게 봐서

그런지 요정님마저 밋밋해지는 느낌에 참 씁쓸했다는;;

고생한 홍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냅니다. 08지킬때 너무 별로였는데 작년 지킬 후반에 보여준

좀 더 나아진 연기에 선호배우 중 하나로 등극하긴 했었지만 여전히 그냥 '노래'가 강점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어.

근데 이번엔 대사연기도, 감정연기도, 노래연기도 정말 많이 나아진게 보이더라.

그치만...이런 극의 주연을 하기엔 참 많이 부족해보였어ㅠㅠ 홍바고의 해석은 조바고보다 나한텐 잘 맞았지만,

목소리 톤이라던가 이런거야 뭐 어찌할 수 없는거고 개인적으로 소년같은 목소리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그게 문제라기보단

대사에 완급조절이 시급함...극과 캐릭터에는 되게 몰입해있는게 표정,눈빛,눈물연기로는 보이는데 대사와 몸을 이용해서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는데는 아직 많은 연습과 고민이 필요해 보였어. 극에 방해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딱히 극을

이끌어나가지는 못하는, 그런 무난무난한 연기..때로는 어색ㅜㅜ그래도 노래연기와 음색으로 마음을 녹이고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재능은

빛나더군.. 아마 앞으로도 조바고와 계속 비교당할테고 굉장히 고민스럽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겠지만,

난 홍광호라는 배우에게는 이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 대극장 배우다운 성량과 노래라는 재능에 걸맞는

연기력을 키우기엔 아직 작품 수도 너무 적고 실질적인 데뷔를 06년 미사공으로 본다면 불과 5,6년밖에 안된 신인을

갖 벗어난 배우인데 계속해서 장기공연에 흥행작,대극장 공연만 하다보니까 연기력을 키우기엔 턱없이 경험이 부족했다고 봐..

이번 기회에 많이 고민하고 배웠으면 좋겠다. 이제 다양한 작품, 작은 작품들에도 도전해보길..

그리고 조왕자는 연습기간 부족에도 역시 왕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빠른 로딩과 자신만의 해석을 디테일하게 풀어내는 능력을

보여주더군..부담감이 이만저만 아니었을텐데 대단하더라! 조왕자는 이제 어떤 극의 어떤 역할을 하든 자신이 극 안에서

보여주고 싶은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전달이 잘 되는지, 그냥 몸에 밴 듯이 아는 것 같아. 왜 여우같다, 귀신같다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늘 작품을 보고나면 끄덕끄덕 하게 되지..ㅋㅋ 관객들의 반응을 캐치해서 대사든 감정이든

완급조절 해가면서 밀당을 하는 능력 역시 탁월..이건 조로에서 제대로 느꼈음. 노래를 참 잘하긴 하지만 타고난 성량이라던지

목 컨디션이 빨리 나빠진다던지 하는 부분은 아쉽지만, 노래연기는 백점이니 가끔 버거워 보이는걸 빼고는 정말 좋았어.

근데 난 참...조바고에는 이입이 안되더라...ㅠㅠ 이게 극 자체의 문제일수도 있지만 오히려 약간은 어색한 듯 보이는 홍바고는

어리숙하고 순수하고 감성적이어 보여서(이게 내가 해석한 유리 지바고의 모습이어서 그런걸수도..) 그냥 안쓰러워 보이기라도 했는데,

그에 비해 이성적이고 강한 면모가 더 도드라지던 조바고는 불륜까지 모두 다 자기자신이 '선택'했다는게 느낌이

너무 강해서 이것 참 애절한 사랑노래에서도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모르겠던데..;; 라라를 향한 간절한 사랑의

표현이 너무나 완숙해서 오히려 이입할 여지가 없더라.. 조조로는 극의 구멍을 메우고 개연성을 높이면서 관객을 즐겁게 해줬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극은 아니었어도 최소한 조로라는 인물에 왕자 뿐만 아니라 관객도 녹아들 수 있도록 했다면,

조바고는 원작 캐릭터의 불가피한 불편함이 너무 크게 느껴졌어.. 연출상 헛점을 대사와 자신의 해석과 디테일로 채워나가는 부분에

있어서도 난 자꾸만 정당화시키려는 노력, 혹은 의도된 연기라는게 자꾸만 느껴졌어..닥터지바고는 완벽한 연기와 계산이

오히려 독이된 유일한 작품이었다 나한텐..ㅠㅠㅠㅠ

코마롭스키나 라라는 극 내내 너무 밋밋하고 설득력이 부족한 캐릭터라 그냥 잊혀져서 별로 할말이.......생각이 안나............

그래도 연기가 나쁘진 않았고, 응원해주고싶네..힘드시죠ㅠㅠ?

결국 난 배우의 역량으로 지바고를 좋게 보기엔 내 취향이 아닌걸 떠나서 연출,미술,음감(박자감은 걍 갖다 버린듯..) 등등

총체적인 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어...넘버는 내 취향은 아니었어도 충분히 아름다웠고, 홍바고의 넘버 소화력에

혀를 내두르고 조바고의 노래마저 연기화 시키는 능력에 감탄했지만, 그것만 보고 가기에는 티켓값과 내 시간,

장장 세시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인내해야할 부분들이 너무 많더라고...ㅜㅜ

암튼 난 새로 고닉을 팔 정도로 유리멘탈이니까 심하게 저격하진 말아줘..ㅠ 모든 작품은 씨왓,개취니까..

갤에서 후기 참고 많이들 하고 보는 듯 하던데 물론 지바고의 단점 모든걸 감수하고도

배우의 역량이나 이 극에 대한 애정으로 앓는 횽들도 많겠지만,

나같은 사람이 분명 있고, 최소한 내가 알기론 나와 내 친구 뿐만은 아니라는것도 참고해주길..

그럼 좋은 관극 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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