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쇼측에 묻습니다.


이야기쇼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이번 이야기쇼는, 특정 스타배우에게 티켓이 몰리는 뮤지컬 업계의 모순을 해결하겠다며 게스트 비공개를 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기부공연이라고 하셨습니다. 배우는 재능을 기부하고, 충무아트홀은 공연장을 기부하고, 관객은 티켓값을 기부하는것이라고. 그렇죠. 기부라는 타이틀이 아니었으면 게스트 비공개는 횡포니까요. 소비자가 상품을 사는게 뭔지도 모르고 사라? 말도 안됩니다. 그러나 이야기쇼는 기부라고 했고, 좋은 뜻으로 쓰인다기에 우리는 소비자의 권리를 포기했습니다.

- 다시 돌아온 이야기쇼는 그런데 이제 뮤지컬협회에 기부를 한다고 합니다. 생계가 어려운 배우들을 돕는다구요? 이것이, 좋아하는 배우를 위한 팬심을 가진 관객의 주머니에서 돈을 받아내어 기부해야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진정 생각하십니까?
어려운 동료배우를 돕는게 기부라고 생각하세요? 그것이 대다수의 관객들에게 아, 내가 좋은일을 했구나- 라는 뿌듯함을 가지게 하는 기부라고 생각하세요?

- 아니요. 뭔가 큰 착각을 하고 계시는겁니다. 뮤지컬배우도 하나의 직업입니다. 관객들중에도, 생계가 어려워 꿈을 포기하는사람이 너무도 많습니다. 뮤지컬관객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려운 뮤지컬배우의 생계까지 도와줘야 하는건가요? 도대체 왜 그 돈이 관객의 주머니에서, 그것도 자발적이지 않은 형태로 나와야 하는거죠?

- 자발적이라고 말씀하실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당신들이 우리가 좋아하는 배우를 가까이에서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수 있는 쇼를 유지하는 권한을 가진 이상 이것은 자발적이지 않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감수할수 있는 분만 동참하고 티켓팅하라고 말씀하실수도 있겠지요. 이러한 생각이, 당신들이 가진 권한이자 횡포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런 모든 찝찝함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쇼에서 배우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팬이자 관객이기 때문입니다. 한없이 ‘을’일수밖에 없는것이 관객의 입장입니다.

관객들에게 사전의견 조사 없이, 뮤지컬배우협회에 기부하기로 결정하셨다고 통보하셨습니다. 이건 기만입니다. 오늘 그 자리에 있던 관객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뮤지컬협회에 기부를 하게 된것입니다. 그리고, 그게 과연 기부라고 할수 있는 성질인가요?

이야기쇼측에 건의합니다.

1. 기부라는 타이틀을 빼주세요.
당신들이 우리의 티켓값으로 무엇을 하든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관객은, 이야기쇼를 위해 2만5천원의 티켓값을 충분히 지불할 의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우리가 구매한 상품에 대한 대가이지, 뮤지컬 협회에 대한 기부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 티켓값으로 그쪽에서 어디에 쓰든 알바는 아니지만, 관객의 티켓값 기부로 이루어진다는 말은 빼주세요.

우리는 뮤지컬협회에 대해 기부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하고싶지 않습니다.

2. 정당한 소비자로서 대우해주세요
기부라는 타이틀이 빠졌으므로, 이제 소비자로서 권리를 행사하고자 합니다. 게스트를 공개해주세요. 상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라는게 말이 됩니까?
관객이라고 해서 모든 뮤지컬배우, 관계자들을 좋아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시겠죠. 관객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배우나 관계자들을 위해 돈이나 시간을 쓸만큼 너그럽지는 않습니다.
그전까지는 티켓팅을 해두고, 만약 내가 싫어하는 관계자가 나온다면 가지 않으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래도 내돈은 좋은일에 쓰인것이니까요.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기부를 하지 않는 이상, 저는 제 권리를 찾아야겠습니다. 소비자로서 이것은 당연한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요구하는 것은 이 두가지입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이야기쇼가 자기모순에 빠지는것 같네요.
오늘만 해도 배우들 캐스팅 얘기를 하면서, 전화한통에 노래방 오디션이라는 말씀을 하셨다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실력있는 신인들은 자리잡지 못하고 생계가 어려워지고 꿈을 포기하는데..
그걸 돕자는 이야기쇼에서 이런 캐스팅 비화라니.
이것이 물론 이야기쇼 제작측의 입장이 아니라, 게스트들이 한 얘기지만. 가소로운건 어쩔수 없네요.

이쇼 공홈이랑, 석준배우, 이쇼 관계자들에게 하고싶은말을 썻음.
이걸 지금 올릴지 말지 고민중...

그래도 이렇게라도 글로 쓰니 속은 후련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