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글어 놓고도 쓰지도 않던 고닉까지 꺼내게 하는 마성의 엘리.. 후기도 쓰고싶게 만들고 스쿠랩도 하고 싶게 만드는.. 하..

어제 늦게라도 일욜 엘리 후기 남길까 하다가 분위기가 아닌 것같아서 그냥 말았는데,
오늘 일베에 보니 용케니 영업글ㅎㅎ이 지워져서 안 보이네.. 그 글 보고 싶었는데 못봐쓰ㅠㅠ
그래서 서운한 김에 끄적끄적 해뒀던 후기 중에 용케니 부분 쫌 올려봐여..

일욜 종일반 뛰었고.. 낮공은 여왕엘리-은케니였고 밤공은 옥엘리-용케니였는데,

뭔가 낮공은 나도 좀 예민?해 진달까 섬세한 분위기에 젖었고 밤공은 선이 굵고 시원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도 메인보이스들의 차이였던 듯..
엘리는 물론 주조연 앙상블이 거의 노래들이 탄탄해서 언제 가도 귀가 호강이지만,
또 워낙 개성있는 보이스들이라서 캐스팅 조합에 따라 총체적인 느낌이 많이 달라지기도 하든데,
일욜 낮공밤공도 참 느낌이 달랐던 것같음.

일단 낮-밤을 계속 달렸던 샤톧, 윤젶, 태원조피, 승돌프를 제외하니 아무래도 엘리와 루케니가 그 원인인 것같은데,
여왕엘리도 은케니도 표현이 섬세하고 높은 음역대가 날카로운 편인데 반해, 옥엘리와 용케니는 좀 더 호탕(?)하게 지르는 편이라서..
하여튼 취향따라 입맛따라 골라들을 수 있는 엘리의 무적의 조합 좋아여ㅎㅎ

용케니 첫공 때보고 일욜이 용케니 둘공인데,
정말 용케니는 대박.. 아니, 수용배우가 대박이라고 해야 하나.
샤톧을 보고 싶다고 해서 데려간 머글 친구가 용케니에게 낚이고 왔음ㅎㅎ
(그러나 샤톧이 나오는 장면마다 한마리 즘승으로 변신하는 너란 뇨자 쉬운 뇨자.. 는 내 친구 저격ㅎㅎ)
하여튼 '신세계를 발견했다'며 햄전문 돌면서도 자길 안 데려간 나를 원망원망함;;;

첫공 때는 매우 인상적인 첫등장이었지만 뭔가 긴장이 느껴져서 몸이 덜 풀린 느낌을 줬다면,
와 일요일은 정말.. '돌아오셨군요!'하고 외치고 싶은 느낌. 본인도 신이 나서 덩실덩실 하는 느낌이었음.
일단 첫공에서 첨부터 쓰던 그 모자 별로 안 써줘서 고맙습니다.. 머리도 첫공보단 덜 푸실푸실(?)한 느낌ㅎㅎ 미모가 돌아오고 있어ㅎㅎ
모자를 덜 쓰니 그 서늘하고 번뜩이는 눈이 잘 보여서 좋아여.. 눈에 기가 빡! 들어있어서 오글로 보고 가끔 흠칫;할 정도..

일욜은 목도 첫공보다 훨씬 풀려있었음. 딕션도 확실히 좋고(음향이 좋아진 탓도 있는 듯), 첫공에서도 올킬했던 밀크는 일욜 정말 대ㅐㅐㅐㅐㅐㅐ박..
3단 고음 아니고 4단 고음이었던 듯.. (세봤음ㅎㅎ) 실황 ost 내주세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4단 고음 꼭 넣어주세여ㅠㅠㅠㅠㅠㅠㅠㅠ

2부 처음 넘버 두 곡(키치랑 엘젠, 특히 엘젠)에서는 잠시 목에 뭐라도 걸린 사람처럼 높은 음이 안 나오고 잔 삑사리가 계속 나와서 뭔일인가 싶었는데,
다음 등장 때부턴 또 괜찮아졌음.. 첫공 땐 키치에서 사람들이 박수도 안 쳐서 좀 읭? 스러웠는데 일욜은 박수도 잘 치고..
미친 사람 애드립은 역시 김문정 음감을 겨냥ㅎㅎ 세 시간동안 팔만 흔들고 서 있는..

용케니는 진짜 액션이 크고 몸을 잘 써서, 프롤로그라든가 카페씬이라든가 밀크같은 역동적인 장면에선 정말 멋짐.
마치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생각나..ㄴ다고 하고 보니 의상이 무리수ㅎㅎ
하여튼 용케니가 나오면 턱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가 들어서 좋았음..
어떤 역할을 맡든, 무대의 어디에 서있든 눈에 확 들어오는 존재감,
배우의 개성이 뚝뚝 떨어지면서도 배역의 본질을 놓치지 않고 훌륭하게 구현하는 듯한 그 능력은 정말 언제나 감탄..
마치 강속구 투수이면서도 볼컨트롤조차 좋은 투수를 보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햄릿 때도 느꼈지만 용케니는 정말 무대위의 오케스트라 지휘자같은 아우라가 있음..
자기만 잘 하는 게 아니라 무대 위에 어떤 질서를 만든다는 기분이랄까? 무대를 보는 시야가 아주 넓고 종합적이라는 느낌.
마지막에 토트에게 받은 칼로 입술을 한 번 쓰윽 훑어주시는 용케니만의 연출은 역시.. 흑흑 아나키스트 파탈 맞스미다 맞구여..ㅠㅠㅠㅠㅠㅠㅠㅠ

개인적으로 용케니와 샤톧의 조합이 매우 궁금하고 기대가 됐었는데
(둘 다 무대를 이해하는 독특한 무대본능? 감각? 같은 게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
토드와 루케니가 '접근전(!)'이 별로 없는 게 못내 아쉬움.. 프롤로그를 빼고는 두 사람의 불꽃튀는 케미를 보기가 힘든 구조라.
하여튼 본격적으로 로딩을 시작한 용케니.. 앞으로가 너무너무 기대됨ㅎㅎ

용케니 3공도 보러갈 예정이니 갔다 와서 더 잼난 얘깃 거리가 많이 생겼음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