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위태로운 솜은 처음이었어.
극이 위태로운 게 아니고 배우들과 그와 소통하는 솜덕들의 감정이 위태로웠다고나 할까.
아무래도 무대는 서로 극을 통해서 직접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거니까 그렇겠지?

일단 석앨은 처음부터 참 밝은 척하는 앨빈이었어.
모션도 더 컸고, 내가 10일만에 보는데 그때 봤던 앨빈과는 좀 다른 앨빈이었어.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위태위태 해보이더라고.
거의 보지 못했던 대사를 씹는 실수도 보였고.

그러더니 결국 피플캐리온에서 흐느끼던 석앨.
작고 필요없는 그림 하나하나~하면서 물러나서는 기억나..하면서 크게 울어버리던 앨빈 보면서 나도 울었어.
이래저래 관객인 나도 복잡했고, 그 모습을 보니까 가슴이 아프더라.

같이 울던 고톰도 나비-골인-이별까지 계속 눈물.
맺힌 눈물을 다 닦지 못한 건지 나비에서 흐르던 톰의 눈물이 오늘의 석고를 더 안타깝게 했어.

그렇게 위태위태한 감정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터져버렸어.
오늘따라 석앨에게 궁지에 몰린듯한 고톰이 느껴졌고, 결국 빵-하고 톰이 터진 느낌이더라고.

그렇게 눈속의 천사까지..
참 표현하기 힘든 먹먹함으로 끝을 내고 커튼콜.
막이 올라가기 전부터 고개를 들지 못하던 석앨과 토닥여주는 고톰.
관객에게 인사하면서도 눈물을 참지 못하더라고.
나도 커튼콜과 그게 끝날 때까지 울어버렸고, 결국 마지막은 변감님 혼자 끝을 냈지.

솜을 보기 전에는 착잡했는데 솜을 보고 나서 내가 얼마나 솜을 좋아했는지 알겠더라.
그리고 그 배우들도 참 많이 아끼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어.

퇴근길 이야기는 원래 쓰지 않지만 그래서 처음으로 혼자서 퇴근길을 기다렸고, 석앨한테 힘내라는 말을 전했어.
나는 석앨이 전부 다 잘했다는 건 아냐. 트윗에 올린 글은 경솔한 부분이 있었어.
근데.. 관객과 본인 모두가 몰두하기 힘든 상황에서 프로답게 무대에 올랐던 모습에 일단 박수.
(배우라면 당연한 거기도 하지만;;)
기운내라는 말에 감사하다고 답변해주고, 들어보니 싸인 받는 사람들이 뭐라 하니까 죄송하다는 말도 계속 하더라고.

오늘은 그냥 마음이 아프다ㅠㅠ
상처받은 갤러들이 마음도 알고 힘들어하는 배우의 마음도 안타깝고.
그냥 그렇다고.. 아씨.. 또 눈물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