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난 느낌은... 호불호 꽤나 갈리겠다..

일단 그 무엇보다 연강홀은 음향을 개선합니다.
내가 작년 초연을 두번 봐서 내용 흐름을 알고 있어서 그냥 보긴 했는데, 어쩜 이리 심각하게 안들리냐;;;;
저음들은 그나마 잘 들리는데 중음이랑 고음은 배우 목소리는 all 다 먹혀서 알아들을 수가 없고, 악기소리도 종종 먹혀버려.
뭔가 배우들 입이 엄청 바쁘게 움직이는데 하나도 안들리니까 완전 답답하더라.
초연 소문 듣고 온 관객들이 악평하고 돌아갈 수준의 음향이었음... 하아.

작품을 중극장으로 옮기면서 좋아진 점.
첫째 무대. 공들인 티가 많이 나더라.
예쁘고 좋아서 마음에 들었어.
기울어진 무대가 배우들 다칠까봐 움찔움찔하게 되긴 해도 되게 잘어울리더라구.
둘째. 초연 때는 '뮤지컬로 보는 세계명작 모비딕'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약간 어린이 대상 같단 느낌도;) 그런 느낌이 다 사라졌음.

아쉬운 점.
배우 비중...........
초연을 좋게 본 사람들은 아마 이스마엘과 퀴퀘그란 캐릭터에게 낚인 게 많을 거라고 생각해.
근데 재연 오면서 비중이 완전 줄었어.....
일단 캐릭터가 꽤나 단순해졌음.
이스마엘은 초연 때는 세상에 질려 바다로 향한 뭔가 속깊은 청년이란 느낌이 있었는데 오늘은 배를 처음 타서 신난 철없는 루키 정도?
거기에 해설자란 역할까지 빼버리니 이스마엘은 왜 나오나 싶은 부분도 좀 있음.
퀴퀘그는 야만인에 충실하다 보니 대사도 줄고 노래도 줄고... (그래도 바이올린만 들면 콘은 존재감이 멋지긴 하지만...)
1막에선 플라스크의 역할이 확 늘어난데다 플라스크가 개그성 캐릭터다보니 다른 캐릭터에 비해 확 튀어서 다른 캐릭터가 다 죽어버리더라.
글고 불쌍한게 네레이드.... 피아노치고 화음 넣으라고 데려다놨니? 싶었다......... 2막에선 그나마 무대로 내려와서 다행이긴 했지만...
(거기다 고음으로 노래 열심히 부르는데 음향이 그지라 하나도 안들려... 지못미....)

연출은... 호불호가 갈릴거 같아.
난 1막의 개그랑 퀴어 부분은 좀 별로 였는데 2막에서 선장과 스타벅, 고래와의 싸움이 주가 되는 건 굉장히 마음에 들었거든.
1막 보고 이걸 재관람 해야하나 고민하다 2막보고 잡은 표 안버려도 되겠다고 생각할 정도.
근데 내 일행은 2막이 재앙 수준으로 별로였대...

글고 커튼콜은 초연 커튼콜을 다시 가져옵시다.
잔을 높이 들어라~ 그 노래로 하는 커튼콜 기대했는데 의외인 부분으로 커튼콜 해서 읭? 이게 끝?? 이런 느낌이었음.
원래 커튼콜이 영업 더 잘될거에요. 원래거 가져오세요....

윤한배우 훤칠한 훈남에 피아노 잘 치고 노래랑 딕션이 꽤 괜찮더라. (연기도 어차피 연기자가 아니라 연주자로서 기대하고 간거라 괜찮았음ㅎㅎㅎㅎ)
새로운 스텁씨, 연주랑 연기 다 잘하시고.
콘은 초연때보다도 훨씬 좋아졌음... (그래서 비중 줄어서 더 아쉬워ㅠㅠㅠㅠ)
플라스크 조성현배우도 초연때보다 깨알같음과 뻔뻔함이 많이 늘어서 유승철배우는 어떨지 기대반 걱정반(안그래도 플라스크가 많이 튀니까^^;)이고.
황건배우와 이승현배우는 원래 좋아해서 뭐 ㅎㅎㅎㅎㅎㅎ 비중이 늘어서 기뻤어.
근데 선장 캐릭터의 인간미가 너무 없어진 건 아쉽....

어쨌든, 모비딕은 음향을 어떻게든 개선해야돼...
글고 오른쪽 뒤쪽에 있는 조명 노란색 킬 때마다 삐그덕 거리는 것도.
글고 커튼콜좀......

일단 난 만족 반 아쉬움 반이야.
티켓을 놓지는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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