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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 당신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의 여행...

찌질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4.08 22:20:15
조회 245 추천 1 댓글 6

그동안 솜을 nn번 회전문 돌다보니 점점 극세사로 극을 쪼개면서 보게 되더라고. 
사실 공연에서 보여주고자 하는게 그런건 아닐텐데 말야... 

그런데 오늘 공연을 보는데 어느순간 "당신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의 여행" 이라는 문구가 딱 생각이 나더라. 
아.. 그렇지.... 톰의 시선을 따라 두 사람의, 혹은 나의 가장 찬란했던 시절, 행복했던 시간을 뒤돌아보는 거였지..  톰의 기억이 말해주는 이 모든 이야기가 그들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지... 라는 생각이 번뜩 들면서 폭풍 눈물이 막 흘렀어. 
1876을 부를때 반짝이던 톰의 눈동자처럼 반짝이고 아름답던 두 사람의 기억.....
아름다웠던 만큼 그것을 잃어버렸을때의 상실감이 더 커서 그런지 몰라도, 오늘따라 고톰도 석앨도 1876부터 눈이 빨개질정도로 우는데, 나도 정말 어쩔줄을 모르겠고... 

첫번째 이별, 두번째 이별이 지나가고 계속되는 이별... 
인디에서 오지말라는 톰의 말에 두손에 잔뜩 쥐고 있던 기억의 책장들을 후두둑 떨어트리며 힘없이 뒤돌아서더니.. 급기야 책상위에 모로 누워버리더라고. 
이때부터 나는 진짜 멘붕이었어. 얼마전부터 기억의 책장들을 힘없이 놓아버리는걸 보는것만도 너무 힘들었는데, 그렇게 드러누워버리니... 어디가 아프신가 부터 시작해서 별별 생각이... 호흡도 어찌나 빠르게 등이 오르락 내리락 하던지,  내 머리속이 엉망친장이었는데... 톰의 노래가 끝날 즈음 스윽 일어나는 앨빈의 눈가엔 눈물 자국이 한가득.......... 앨빈은 그렇게 모로 누워서 계속 울고 있던걸까? 따라하기도 벅찰정도로 힘든 호흡으로? 충격으로 멘붕 장난 없었음.. ㅡㅜ
톰은 여기좋아 시작부터 눈물 뚝뚝 흘리고 있지, 앨빈은 등판만 보여주며 쪼그리고 누워있지.. 이 아저씨들아, 나더러 어쩌라고... 

그런데 그러고 나서 앨빈이, 그렇다고 말을 해줬어야지!! 라고 두번 이야기하는데... 어쩐지 떼쓴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 평소에는 말해줬으면 이해했을거야, 괜찮아 토닥토닥 하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대체 왜 말해주지 않은거야!! 라며 떼쓰는 느낌. 석앨이 떼를 쓴다고? 
언제나 서운함도 슬픔도 꾹꾹 눌러 쌓아놓던 석앨이? 또 멘붕..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약간 정줄을 놓은채로 펑펑 우는 와중에 어느덧 마지막 기억의 도서관... 
오늘따라 다시한번 해보자며, 톰의 송덕문을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앨빈이 약간 서운했어. 아마 고톰이 계속 다정한 톰 노선을 유지해서 나를 설득한 탓이겠지만, 톰도 많이 힘들었는데... 글 한줄도 못쓰고 꽉 막혀있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그걸 이해해주지 못하고 다그치고 재촉하는 앨빈때문에 톰도 꽤나 압박감을 느꼈겠구나 싶고. 결국 "쟨 필요없었다구요" 라며 앨빈을 부정해버린 톰이었지만, 그에 앞서 "나 때문에 먹고사는건 너"라며 역시 톰을 부정해버린 앨빈도 되게 잔인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사실, 솜 보면서 앨빈이 잔인했다는 생각은 처음 들었어서 또 멘붕.. ㅡㅜ
결국...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한 친구들이었는데, 마지막 순간에 서로를 난도질 해버린 두 사람의 깨진 관계때문에 나까지 너덜너덜..  

그리고 이어진 아빠 장례식장, 평소보다 짧게 아버지 이야기를 마친 앨빈이 멍하니 시선을 툭 내려놓고 있는 모습에 눈물이 또 펑펑 나더라.. 
톰은... 쟤는 필요없었다는 말을 하고 나서 본인도 깜짝 놀라며 곧 바로 후회하는 표정을 보여주는데... 아마.. 앨빈도 그러지 않았을까? 
크리스마스 이브 다리위에 올라선 앨빈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난 잘 모르겠지만... 아마 앨빈도 톰처럼 후회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항상 톰을 끌어안아주던 앨빈이었으니까. 톰에게만 앨빈의 위로가 필요했던게 아니라, 아마 앨빈에게도 톰의 위로가 필요했을거야. 괜찮다고. 이게 다라고... 내 이야기는 전부 니꺼라는... 그런 위로와 화해의 손짓이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결국 그 어떤 화해와 위로 없이 앨빈은 떠나버려. 
그 전까지는 톰의 기억속에 천사같이 머무는 앨빈이었는데, 오늘은... 톰의 기억속에서 말고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앨빈이 꽝 하고 뇌리에 남았어. 
그래, 앨빈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았던 거야...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 앨빈이 나비를 팔랑 날리고는 그 시선이 한참이나 나비를 쫓더라. 
나비를 따라서 뒤돌아 조금씩 앞으로 걸어가다가... 늘 제집처럼 드나들던 톰마스 기억의 책장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딱 그앞에 멈춰선채 앨빈켈비의 이야기 끝~ 이라는데 나 진짜 미춰버리는줄 알았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그리고 마지막 송덕문 신에서는... 그게 가능해? 약속하면 가도돼? 하는 톰의 말투가 어른의 말투가 아니라 어린시절 말투같단 느낌을 받았는데(그냥 내 느낌) 그게 또 그렇게 서로에게 상처를 줬던 두사람이지만, 결국은 행복했던 그시절로 돌아간것만 같아서 또 혼자 오열하고 말았어... 

여튼, 지금 여러가지로 멘붕이어가지고, 두서없이 막 생각나는대로 썼음. 
나도 내가 뭔소리를 하느지 모르겠는데... 대체 언제부터 솜이 치유극이 아닌게 됐지... 
오늘 석고에서는... 엉꽃을 볼때의 현실적인 아픔이 많이 나가지고.. 너무 춥고 아프다.. 
그래도 중요한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 공유한 두 사람이라는거... 젠장, 그럼 뭐해. 이젠 없는데... 아 멘붕으로 머리속이 엉망진창이야..
솜을 보고 너덜너덜해진다는건 이런거였구나... 이런 기분 진짜 처음이다.. 

ㅎㅈㅇㅇ :  더이상 솜은 치유극이 아닙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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