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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리궁리궁리 꼭 봐라라고 말하고 싶지만 매진이라며?

일_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5.03 01:08:59
조회 360 추천 0 댓글 6

우선 스포 민감하신 분들은 패쑤~ 

무대나 연기 묘사를 좀 꼼꼼하게 하려고 하는데 그런 것 민감하신 분들도 패쑤~


그리고 후기가 좀 기네.

그냥 짧게 후기를 읽고 싶은신 분들을 위한 ㅎㅈㅇㅇ : 우왕~~~~ 잼나다. 꼭 봐라~ 



1. 극의 흐름. 

첫 장면에서 장영실이 만든 마차를 타고 세종이 온천으로 가는 도중에 마차 바퀴가 부러지는 사고가 나. 재미있는 건 마차를 모두 배우들이 재현한다는 점이야. 세종을 목마 태운 배우 주위로 마차의 조각조각을 배우 하나하나가 연기를 하지. 근데 태평성대로 알려진 세종의 시기에 마차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표정이 왜이리 음침하고 우울할까 했었어. (세종역 맡으신 배우분이 좀 몸이 듬직하셔서 그런가라는 뻘 생각도 좀 했지.) 왕을 떠받들고 있는 마차는 곧 백성이라고 생각했어. 어느 시대이든 서민은 살기 힘들구나. 천민 출신 장영실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니까 더 그렇게 느껴졌어. 난 이 마차의 모습이 이 연극의 복선이라고 생각했어. 마차가 부서진 것은 곧 장영실의 몰락 이니까. 참, 무대를 재미있게 쓰더라. 무대를 중간에 큰 판을 설치해서 시소처럼 썼어. 마차가 무너질 때 관객을 향해서 시소가 기울지. 그럼 마차의 일부분인 배우들이 아이고아이고 하면서 밀려 떨어지는 장면이 좋더라. 

장영실은 어떤 사람일까? 난 아이라고 생각했어.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 그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자기가 가진 재주를 쏟아 붇는 천진난만한 사람. 그래서 더더욱 비극이야. 자신을 알아주는 그 사람, 즉 주군이 자기를 밀쳐냈을 때, 다가오는 정신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 여튼 장영실은 자기보다 어린 소년 세종이 자기에게 주었던 꿈. 그리고 꿈을 천민임에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에 한 평생을 그를 위해 헌신하지. 장영실은 옥에 갇혀 있을 때에도 주체할 수 없는 창의성을 누르지 못하고, 뚝딱뚝딱 발명품을 만들지. 아니 자기가 만들었던 발명품들을 감옥에 있는 허접한 도구로 재현해. 그리고 감옥 동기들이 그 발명품을 하나씩 받아 들고 춤을 추는데, 여기서 또 감동적인 것은 각 발명품의 모습을 이층 무대에서 배우들이 춤을 추며 표현해. 

세종은, 참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면서도, 따뜻하지만, 역시 왕이야라는 생각을 했어. 요새 세종 관련 작품들이 참 많았지. 뿌리깊은 나무에서의 세종과 신기전의 세종을 보면 공통점이 욕을 잘하고, 논리적이나, 불같은 성격이었어. 궁리에서의 세종도 그래. 유교적 논리를 들어 세종에게 말하는 신하들을 따박따박 논리로 물리치다가도, 욱! 하는 성질머리를 보면 아버지 이방원을 닮았더군. 세종은 원나라가 망할 때 같이 망한 고려와는 달리 명나라가 망할 때 같이 망하지 않는 조선을 원했어. 그래서 천문, 역학에 관심을 가졌고. 실제 세종은 이성계의 손자니까 왕으로는 4번 째지만 세대로는 3대 째였어. 그래서 건국 초기의 국가를 강하게 하기 위해 노력 할 수밖에 없었지. 유학은 정치적 이념으로 좋지만,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 그러나 명의 눈치를 봐야 했고, 유교적 논리로 신권 확장에 힘쓴 신하들과 다투어야 했어. 그래서 세종은 자기 사람을 지키기 힘들었던 듯. 뼈를 내어주고 목숨을 지키는 것처럼 장영실을 그들에게 내어주고 자기의 정책을 지키고자 했지. 

마차 사건은 장영실이 마차를 부실하게 만들었냐는 문제에서 천재 장영실이 그럴리 없으니 그 배후, 역적이 있다는 논리로까지 확장됐어. 세종은 마차가 부서진 것은 단순한 사고니 일을 크게 만들지 말라 했는데, 승정원 신하들이 이를 들고 일어나 세종의 측근을 쳐 낼 기회로 삼았고, 장영실을 아끼는 세종과 세종의 측근은 장영실이 이 사고의 중심 인물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몰고 가려고 해서 배후설을 들고 나왔지. 그 와중에 장영실은 세종에게 나는 과학자인데 왜 수레를 만들어야 하냐고 울분을 토하면서 둘의 관계가 친밀함도 있지만 서운함도 있다는 것을 보여줘. 세종은 장영실에게 나의 도구를 만들라 했는데 하늘을 보는 법을 훔쳐 봤다며 이제 그렇지 말고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해. 그러나 이미 우주의 이치를 보는 법을 알아 버린 장영실이 진리를 추구하는 것을 멈추기에는 힘들지. 


2. 배우들

배우들은 우선 닥치고 예찬. 주연과 조연 모두 닥치고 예찬. 우선 나는 이렇게 합이 잘 맞는 극은 참 오래간만에 보았어. 이윤택 연출은 대사, 음악, 무용 등등의 요소를 중요시 한다고 들었는데 역시 그렇더군. 근데 대단한 것은 그걸 표현해 내는 배우들이야. 장영실을 연기한 분도 물론 좋았지만, 발명품이 된 조연들의 움직임. 하늘의 별이 되어 움직이는 그들, 마차가 되어 무너지는 그들, 장영실의 절망 바닥에 붙어 어깨 움찔에 손 흔듬으로 표현한 그들. 십수명이 한 사람의 열 손가락처럼 움직여. 감정을 표현해 내. 그리고 같이 울어. 극의 긴장감과 공기를 그들이 다 표현해 내지. 

아이같은 천진난만함과 광기를 표현해낸 장영실, 제왕의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 한숨을 토해낸 세종, 마차를 만드는데 동참했다가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진 감옥동기들 절절한 연기에 눈물이 쏘옥~ 그러나 이 무거운 분위기를 깨알같이 재미지게 만들어주 주는 요소들 또한 조연 배우들이 해냈어. 특히 감옥 사령으로 나오시는 분. 처음에는 무서운 얼굴로 대사를 하다가 나중에는 같이 발명품 만들고 좋아라하는 표정이 좋았어. 그리고 장영실 무리에게 동정을 느끼면서 그들의 아픔을 같이 나누게 되지. 그리고 장군역 하시는 분, 장영실을 살리고 싶은데 일이 어긋나자 뭐라 대놓고 말은 못하고 안타까운 표정이 얼굴에 한 가득. 그분 얼굴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황희 연기 하신 분. 뿌리 깊은 나무에서 나왔던 신하 역 중에 한 분이셔서 신기했음. ㅋㅋ

참, 말 연기 하시는 분들 상의탈의 하고 나오시던데 몇 분은 살짝 식스팩이. ㅋㅋㅋㅋㅋ


3. 무대

궁리를 말하면서 무대를 말하지 않고 넘어 갈 수 없어. 무대는 중앙에 이층으로 된 무대가 설치되어 있고 그 주변에는 무대 이층에서부터 이어진 비스듬한 경사로가 설치 되어 있어. 작은 극장이었는데, 이렇게 무대를 알차게 사용할 수 있다니 놀랐......어.... 세종은 주로 2층 무대에서 나오고, 장영실 무리는 1층 바닥에서 나오는데 거기서부터 신분의 차를 느낄 수 있어. 단순히 무대 구성 뿐만 아니라 거기에 나오는 조명도 참 좋았어. 장영실이 천문학과 관련 이야기를 할 때마다 별자리가 나오는데 정말 신기. 플라타리움이긴 한데 조선의 별자리야. ㅋㅋ 은은하게 별자리 조명에 잔잔한 음악이 나오고 배우들이 그에 맞춰서 움직여. ㅜㅡㅜ 감동. 특히 마지막에 1열 앞으로 설치된 천이 45도 각도로 위로 올라가서 큰 별자리 그림을 보여주는데 오오!!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 천문이 이 이야기의 중심 소재 중에 하나인데 이렇게 표현하니까 굉장히 로맨틱하더라구. 장영실의 천문학 연구는 조선의 주체성을 찾는 일인 동시에 장영실의 주체성을 찾는 도구이기도 해. 장영실이 별자리 가운데 있으니 왜이리 좋아 보이는지. 


4. 나머지

음악도 좋았고, 조명도 좋았고, 무대장치도 좋았고. 아! 나 풍찬노숙도 좋아했는데 분장이 같은 분이더라구. ㅋㅋㅋ 의상도 좋았어. 게다가 고문하는 장면에서 타는 냄새 진짜로 나... ㅋㅋㅋㅋ 우왕~ 정말 4D부럽지 않았.... 

아쉬웠던 것은 관객? 저기... 매진이라더니 어디 단관 왔나요? 왜 극중에 필기를... 그것도 어두운데.. 보이지도 안을 터인디. ㅋㅋㅋㅋ 우리 몰입하고, 감상이나 생각할 꺼는 후기로 남깁시다.. 들. 

에또, 자리는 3열이었는데 실질 2열 이었어. 그리고 실질 1열 의자는 보조석처럼 바닥에 붙어... 2시간 40분 좀 힘드실 듯. 단차는 괘안았어. 대신 떡 준다. ㅋㅋ 

참, 극장 가는 길이 힘들었오. ㅜㅡㅜ 친절한 갤횽들 덕분에 난 잘 갔음. ㅋㅋㅋ 다시 한 번 덧글 달아준 횽들 고마워. ㅜㅡㅜ 복 받을게야. 꿈에 본진님, 애정배우 깨알같이 나오길 빌어줄게. 



이리저리 쓰다보니 새벽이네.

그리고 역시 후기를 가장한 뻘글~~

넘 길다. 그냥 볼 수 있으면 봐! 난 안산 가야 하나 고민 중이야. 수업을 쨀까? ㅜ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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