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꽃다송 꽃송을 이미 보고

오늘 날씨가 좋고 할 일도 없길래

꽃송이 내 취향이라 당겨서 갔음.

일단 횽들이 극찬하는 영민르네는 정말, 배우로써 조절 하기 힘든 감정폭이 왔다갔다 하는걸 해내는 걸 보면

신기하기 까지하고 그래.

자신의 욕망에 자신만의 여자를 완성하기 위해

찌질한 그 남자가 겪었을 심적표현이 대단해 보였어.

꽃다송 같은 경우에는 정말 송릴링 그 자체 같아.

우리가 편견을 갖고 보는 동양여자에 대한 환상이 그대로 옮겨진 캐릭터를 완성한 것 같고.

문제는 꽃송이야.

꽃다송이 원작+희극 그 자체 안의 송릴링이라면

꽃송은 실화에 더 가까워 보여.

그래서 마지막이 더 안타깝달까.

물론 미션을 갖고, 르네에게 접근을 하고 르네의 침묵 속에서 자기 사랑과 미션이 모두 실현되었다가,

결국은 파국을 맞고 그 파국 안에서도 어떻게든 르네가 진실과 마주해서 당당히 자신과 같이 하길 원한달까.

꽃송이 남자로 옷을 갖춰 입고 르네에게 다가설 때엔 어차피 너와 내가 합의 한 일이었으니,

우리의 십오년 넘는 그 세월을 허투루 돌리지 말자. 그건 너도 나도 원치 않는게 아니니 지금이라도 나를 제대로 보라! 진실을 마주하라!

라고 종용하잖아.

그게 짠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렇더라고 나는.

내가 오늘 꽃송을 두 번 전하고 느낀건데, 엠버터 연출 자체가 꽃송 노선과는 좀 안 맞아 보이기까지해.

꽃다 송은 좀 가볍게 다가서기 때문에 중간에 굳이 관객들을 일깨우고, 소통하더라도 설득력 있어보이거든?

헌데 꽃송은 르네와 자신만의 관계가 완전하다고 믿고 마지막을 맞이 하는거라,

오히려 옷갈아입는 장면이든가 그런게 감하게 만든달까.

내가 너무 꽃송을 특별하게 생각해서 그런지 몰라도 오늘 꽃송 보고나니 엠버터 연출 자체에 의문이 몇가지 생기더라고.

분명 저번에 두 캐스팅을 모두 보고 와서도, 내 취향이야! 돌고 또 돌겠어! 라고 자신했는데...

오늘 다시 보고 나니 자신이 없네......


뭐 각설하고,

영민르네는 오늘도 처연했어. 아니라고 소리지르고 도망갔다가, 결국 상상 속 여자였던 그 자체 송마저 떠나보내니,

정신 없어 보이더라. 자신도 자신의 혼란스러움 조차 인정하기 싫어하는게 보였어.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의 화장과 대사들 모두는 자신이 말해오던 송이 말하는 것처럼 겹쳐 보이기도 했고.

끝내 누가 누굴 이용하고, 누가 누굴 상상 속에 가둬두었던건지 헷갈리기도 하고 말야.

꽃송릴링이 르네가 던진 슈트를 집어 들고서 말을 잊지 못하고 결국 뒤돌아서 나가며 다시 르네를 보는데,

꽃송에게 있어 르네도 한편으론 상상 속의 그 남자, 자신이 꿈꾸던 그남자가 아니었을까 싶더라.

그래서 결국 르네는 죽음을 선택하고 쓰러지고,

위에서 내려다보며 버터플라이라고 불러보고 바로 담배를 물고 연기를 뿜는게,

관객.....나 자신한테도 너에게 그런 욕망과 환상이 있다, 알고 있냐고 반문하는 것처럼 느껴졌어.

씁쓸하다. 오늘 따라 휴일 낮공임에도 불구하고 관크도 별로 없었고...

(근데 유난히 세종엠씨어터 와서 느끼는건데, 여긴 뭐 이렇게 기침을 당당히해? 기침 크게 해도 된다고 어디 안내문 걸렸어? 좀 열받더라...)

......이렇게 위에 갈겨 놓고도 ㅋㅋㅋㅋ난 또 확인한답시고 꽃다송 돌고, 또 확인한답시고 꽃송 또 돌고....

그러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ㅃ후기끝...
ㅋㅋㅋㅋㅋ

+ 근데 꽃송은 오페라 부르는것도 그렇고 경극 춤추는거 되게 맛깔나지 않아?ㅋㅋㅋㅋㅋㅋ
이래서 내가 더 꽃송이 취향인듯 ㅋㅋㅋㅋㅋ경극 춤출때 진짜 예뻐~ 나비 같이 살랑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