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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0506 풍월주 후기 겸 밑 빠진 풍월주 바닥 채우기..? (2)

내안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5.08 21: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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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0506 풍월주 후기 겸 밑 빠진 풍월주 바닥 채우기..? (1) 다음 요즘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싸이월드 C로그 에서 이어짐ㅋ



#7. '술에 취한 꿈'


악희방에서 그 사단이 난 다음 열이는 어르신한테 한 소리를 들은 것 같아. 근데 거기서도 분명 열이는 담이가 그러고 있는데 제가 어찌합니까, 하고 우겼을 거야. 듣기 싫다 이놈아, 하고 나가버리는 어르신. 그 와중에 담이는 제가 지은 열이의 옷, 즉 제 마음을 들고 제 방으로 돌아와. 자신의 마음을 한 번 펼쳐보기도 하고, 제 몸에 대어 보기도 하고. 아마 그 옷을 지어 내밀었다면 그것은 열이에게 제대로 하는 첫 번째 담이의 마음 표현이었을 거야. 그래서 더 이리 저리 살피며 그냥 그 옷을 꺼내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째 민망해 보이지. 그러다 곰이가 부르는 소리에 후다닥 그 옷을 숨겨 놓곤 계단을 내려가. 넌 참 편해서 좋겠단 소리 듣고도 담이랑 술 마셔주는 곰이는 진짜 천사인가봐....☆ 근데 계단 뛰어 내려가는 담이가 참 귀여우니 나도 이해함...ㅇㅇ...?!


한편 진성이 돌아간 후 열은 담이 방을 찾아. 저 스스로도 휴식이 필요하니까. 진심으로 열이가 편해질 수 있는 곳은 담이 곁뿐이니까. 담이가 보고 싶어서 성큼성큼 계단도 막 두 개씩 뛰어 올라와서는 담아~ 하고 찾는데 얘           없어... 술 마시려 놀러 나갔어..ㅋ.... 결국 여기저기 뒤적대다 오호라, 담이가 숨겨둔 옷이 눈에 들어와. 히죽히죽 대면서 그 옷을 꺼내들고는 한 번 입어보기도 하고, 그러다 뿌듯한 얼굴로 탁탁 털어 걸어놔. 숨겨두지 않고 눈에 보이는 곳에 당당하게.


그리고 핑계거리마냥 문방사우 꺼내놓고 다시 담이를 기다리는데 얼마나 피곤하겠어. 벌써 새벽녘인걸. 밤새 진성 시중을 들었을 게고 담이나 잠시 보러 왔더니 얘는 없고. 하품 쩍쩍 하고 졸면서도 담이를 꾸역꾸역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셋이요~ 소리가 들려. 그 소리에 퍼뜩 존 적 없다는 듯 바로 앉는 열이. 여섯~이오~ 여덟이오~!! 담이의 술주정에 여섯 다음엔 일곱이지 왜 여덟이냐? 하고 툭 핀잔을 줘.


어, 열이네??? 다시 한 번 되풀이하지만 담이는 PO술약함WER!!! 오로지 술이 들어갔을 때에만 그나마 제 속내를 좀 내비치는 놈인 거지. 여기도 열, 저기도 열, 열열열!! 열이 여기 있다는 게 좋으면서도 또 한편 쑥스럽고, 그러면서도 아까 부인네들과 놀던 모습, 진성의 방에서의 모습, 그런 것들이 섞여서 담이는 마음이 아주 폭탄주야. 거기다 대고 담이는 제 속내를 툭 털어놔.


나랑 놀자, 열아. 가지 말고 저랑 놀자고 졸라대는 담이한테 벼루로 맞아 봤냐고 틱틱대는 열이 얼굴이 히죽대고 있는 건 그런 담이 술주정이 귀엽기도 하면서 평소 잘 못 보는 거니까 재밌기도 하단 소리겠지. 때려보라며 열이 배에다 제 머리를 꾹꾹 문지르던 담이가 문득 그래. 열아, 나 그 춤 춰줘. 진성에게 보여줬던 그거 보여 달라 조르는 건, 진성이 오롯이 소유하고자 한 열이를 뺏기기 싫단 일종의 투정인 거지. 술을 마신 다음에야 나오는 담이 나름의 감정 표현이기도 한 거야. 그런 담이가 열이는 또 쑥스러. 그래서 싫다 싫다 튕기고 담이는 저들 옛날 일까지 들먹여. 풍월이 되기 전에, 열이가 운루에 묶이기 전에, 그 때. 담이가 진짜 제일 행복했던 그 때. 그런데 열이 이놈은 속도 모르고 내가 아무한테나 춰주는 줄 아냐? 하고 장난 반 퉁명스레 대꾸하는데 담이는 콱 목이 막히지. 내가 아무나냐? 묻는 담이 목소리가 얼마나 슬픈지 열이는 몰랐던 거야. 그럼, 아무나지. 담이는 아닌 거 뻔히 알면서도 열이 그 말이 아파.


그래서 묻는 거야. 열아, 넌 왜 풍월이 된 거냐구. 사실 담이는 열이가 저 때문에 풍월이 되었다는 걸 알아. 근데 방금 아무나라 한 말에 확인하려 묻는 거야. 하지만 열이가 담이 너 때문이라고 대답할 리가 있겠냐. 이 일 힘들다 말할 리가 있냐. 그것도 담이 앞에서. 절대로 그럴 리가 없지. 결국 열이는 그걸 네가 알아서 뭐하게, 그래. 그 말에 제가 묻고도 또 제가 아파서 담이는 웃으면서 삶아먹게, 하고 고개를 숙여. 그리고 웃는데 그게 웃는 거냐, 우는 거지. 담이가 많이 취한 게 뻔히 보여서 열이는 가겠다 일어서는데 담이가 다시 붙들어. 그리고 또 진심을 얘기해.


우리 유람이나 갈까?


너 이렇게 사는 거 힘든 거 뻔히 알아. 왜 나한테 근데 얘기를 못해. 나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 그래서 말 못하는 것도 알아. 근데 우리 옛날이 좋았잖아. 이렇게 묶여서 남들 비위나 맞추고 사는 게 아니라 우리 배곯아도 둘이서만 함께 있었던 때처럼, 네가 당당했던 그 때처럼 나가자고. 떠나자고. 담이가 하는 말이 앞산도 못 넘어 붙잡힐 거라고, 말도 안 된다 하면서도 열이는 담이의 말에 화음을 맞춰주며 거들어. 서로 화음을 쌓으면서 마음들이 포개져. 먼 곳을 보며 절대 오지 않을 듯한 꿈 자락 붙들듯 하는 열이를 보며 담이는 천천히 누워서 숨을 크게 내쉬다 잠들어. 그런 담이를 보고 열이는 자냐 묻다(자? 자니? 자는 거야??) 담요를 꺼내 담이를 덮어줘. 그리고 가만히 담이의 어깨를 붙들었다가, 그 잠든 옆얼굴을 내려다보다가, 벌떡 일어서서 나와.


그리고 열이가 나가자마자 담이는 벌떡 일어나. 잠들지 않았었으니까. 담이의 얼굴은 복잡해 죽겠다고 말하고 있어. 뭐가 복잡하냐면 자기 마음이. 이 모든 상황이.


둘의 감정은 사랑도 우정도 아니야. 말했듯 그저 ‘당연한’ 관계야. 하지만 이 당연한 관계가 '사랑'이나 '우정'으로 정의되어지는 감정이 아니기에 그 감정을 나누고 있는 당사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매한가지인 거야. 서로 안고 싶고 닿고 싶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관계는 아님에도 열이가 부인들에게, 또 진성에게 웃음을 주고 몸을 주는 것이 싫은 제 마음이 꼭 여인들 질투 같다는 걸 담이도 모르진 않아. 그래서 술도 마셨겠다, 한 번 질러본 거야. 영화 '왕의 남자' 보면 공길이가 장생과 한 방에 누웠을 때에 일부러 이불을 덮지 않고 자는 장면처럼. 어떻게 보면 풍월주 내에서 제일 둘 사이의 감정이 섹슈얼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여기일 거야. 저를 열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싶은지도 모르면서도 담이는 그랬다가, 열이가 제 어깨만 만지작대다 일어서 나가자 저 스스로도 민망하고 부끄럽고 또 어쩔 줄 몰라 벌떡 일어나 앉아. 그랬다가 열이가 걸어놓은 제 옷을 발견하는 거지. 자신을 뻔히 보고 있던 제 감정에 더 몸 둘 바를 몰라진 담이는 머리를 긁적대고는 얼른 옷을 빼어 들고는 후다닥 나가버려.


 


#8. '너의 이유'


이른 아침부터 진성은 열을 찾아왔어. 괜히 새 핑계나 대며 저 스스로도 어제 늦은 밤까지 함께 해놓고선 아침부터 찾아든 자신을 변명하며 말이야. 열이는 운장에게 슬쩍 투정했던 것과 달리 풍월다운 진성도 달래고 새도 달래지... 프레시빈데!!! 멍청하게 새나 보구... 가 아니라 휘파람으롴ㅋㅋㅋㅋ 유들하게 풍월다운 멘트 날리는 열이에게 진성도 진심을 뱉어. 황천길도 따라가겠냐고. 칼을 빼들어 열이 목덜미에다 들이밀면서. 어제 악희방에서 담이를 구하던 열이를 진성도 보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진성은 순간 알아차렸던 거야. 열이의 담이를 향한 마음을. 원래 여자의 직감은 무서운 거잖아.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직감은 더더욱이 말이야. 열이는 순간 대답을 않다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고나 말해. 그러나 그게 진심이 아니라는 거, 진성도 뻔히 알아.


그러나 진성은 그럼에도 열이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어. 진심이 아닐지라도, 겉으로 뿐일 지라도 저를 어루만져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은 열이 뿐이니까. 무엇보다도 제 이름을 불러줬던 사람, 저를 여왕 진성이 아닌 여인으로 처음 봐주었던 사람은 열이 뿐이니까. 이게 운장과 열이의 차이인 거야. 운장에게 진성은 너무도 마마고 여왕이야. 운장이 진성을 만났던 처음 순간부터 아마 그랬을 거야. 그랬기에 진성은 운장에게 모든 걸 버리고 매달릴 수가 없었어. 그러나 열이는 진성의 이름을 불러줬잖아. 열이가 진성의 이름을 불러준 순간, 진성은 진성이란 자신을 벗을 수 있었던 거야. 여왕이라는 자리도, 제 얼굴과 몸에 얽은 상처들도, 애기씨 하나 키우지 못하는 제 뱃속도 죄다.


그랬기에 진성은 열이에게 매달려.


한편 열이는 진성을 연민하고 있어. 그러나 그것은 연민일 뿐 그 이상은 될 수 없어. 진성이 자신을 좋아한다 할지라도 결국 자신은 풍월이고 진성은 여왕이잖아. 그랬기에 더이상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랬기에 이토록 잘해줄 수 있는 거야. 자신이 이 여왕의 휴식이 되어줄 수 있다면, 이왕 하는 거 이 불쌍한 마마를 잘 뫼시겠노라고. 지금 이대로만 살아나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더 좋을 거라고, 그렇게 말이야.


당신만을 생각하며 사소서, 그러나 열이의 그 노래는 결국 제 목을 조르는 게 되었는지도 몰라.


 


#9. '꿈의 소리'


운장의 진성에 대한 마음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부분이야. 그리고 극이 단숨에 전환점에 서게 되는 부분. 이 부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아이를 가진 진성보다는 그런 진성보다 더 애달픈 운장인 것 같아. 진성의 꿈이 곧 운장의 꿈이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운장은 뭐든지 할 수 있어. 정말로 뭐든지. 혹 누군가를 상하게 하는 일이라고 할 지라도 말이야.


태기가 있다는, 아주 사락사락 춤을 춘다는 노파의 말에 운장은 진성만큼, 혹은 진성보다 기뻐해. 천천히 하소서, 울먹이는 운장의 말은 자신의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의 씨를 배었는데도 그 씨가 다칠까 두려워 떠는 참 불쌍하고 안쓰런 남자의 기쁨이야. 다른 남자의 이름을 부르며 기뻐 우는 여자를 안아든 남자의 슬픔이고.


 


#10. '소문'


왼쪽으로 부인들 등장하고 오른쪽으로 곰이랑 제가 짓던 옷, 그리고 아마 다 지어 오늘쯤에야 주어야겠다 겨우 들고 나온 그 옷을 들고 담이가 등장하다 후다닥 도망쳐. 악희방에서 그 난리를 피웠었으니 그 부인네들 얼굴 볼 수나 있겠어. 살금살금 왼쪽으로 돌아와 나가려던 담이의 발목을 콱 붙든 건 부인의 말이야. 열이를 궁으로 들인다는 그 말. 그 말에 담이는 얼굴이 굳어버려. 제가 듣고 있는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거든. 곰이도 놀라 바싹 붙어 부인들 말을 훔쳐 들어. 담이는 여전히 허옇게 석고상처럼 질려 있어. 곰이는 뭣도 모르고 제가 더 신났지. 풍월이 왕이 된다니!! 그러다 곰이가 쿡 정곡을 찔러. 너도 처음 들었어? 붙어 다니지 못해 안달이더니 이거 속 빈 강정이네. 그 말을 들으면서도 그저 초점을 잃고 떠도는 사담의 눈빛. 가까스로 곰이한테 열이 어딨냐고 묻는데 곰이는 신나서 궁에 대해 떠들 뿐이야. 그런 곰이를 두고 담이는 제 감정을 들고 운루의 온 곳을 헤매. 그러다 운루의 가장 안쪽, 진성의 방까지 이르렀던 담이는 진성과 어르신 소리에 후다닥 제 옷을 두고 달려 내려가. 그리고 어둔 그늘 아래 저를 숨기지.


 


#11. '앞날'


그리고 등장한 진성은 그런 담이의 옷을 매몰차게 내던져버려. 바닥으로 추락해 구겨지는 담이의 옷, 담이의 감정. 그 옷을 바라보는 담이의 눈빛은 황망해. 좋아 어쩔 줄 몰라 들뜬 진성과, 그런 진성 앞에서 무엇이 어찌되어 돌아가는지 정신없는 열이, 그 모든 것을 천천히 듣고 있는 담이. 담이는 얼어붙은 표정으로 진성의 말을 듣다 어느 순간 웃어. 열이를 궁으로 들이겠단 그 말에. 그 웃음이 나오는 순간 이미 담이는 모든 것을 결정한 거야. 열이를 궁으로 들이겠다고. 열이를 왕으로 만들겠다고.


담이에게 열이는 왕이었어. 동냥질 하던 거지 시절에도 콧대 세우던, 그래서 어쩌면 더 좋았던 자신의 왕. 그런 자신의 왕이 저 때문에 운루에서 남들 비위 맞춰가며 사는 게 담이에겐 참을 수 없는 괴로움이었던 거지. 근데 열이가 진짜 왕이 될 수 있다잖아. 목숨이 두어 개쯤 아니고서야 이제 왕의 남자에게 누가 무어라 할 수 있겠어. 열이를 왕으로 만들자. 열이를 궁으로 보내자. 담이는 이때부터 이미 열이가 궁에 들어갈 수 있도록 모든 일을 하겠다 마음을 먹은 거야. 그래서 ‘앞날’ 사이에 ‘부르지 못하는 이름’의 소절이 나와. 이미 담이에게는 열이는 여왕의 것이 되어야만 하는 존재, 부를 수도 없는 존재가 된 거니까.


열이가 여왕의 옷을 물리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때, 풍월이라 늘 해오던 거짓말조차도 하지 않을 때, 그리해 그 아이 때문이냐고 진성이 담이 제 이야기를 들먹였을 때 담이는 눈빛이 흔들려. 열이를 궁으로 보내야 하니까. 저 멍청이가 왜 저래, 하면서.


진성이 열이의 아이를 가진 순간, 여기에 있는 네 사람의 앞날이 바뀐 거야. 열이의 두려운 떨리는 이 순간, 생각치 못했던 앞날. 진성의 그토록 기다린 이 순간, 투명한 영롱한 앞날. 그리고 열이에게 마마의 해와 달이 되라는 운장. 그러나 열이는 제 속마음을 말할 수 없고 부르고 싶은 이름을 부를 수 없어. 바꿀 수 없는 길이라는 걸 열이도 아는 거야. 원하지 않던 길이지만 바꿀 수 없다는 걸. 내 맘 깊은 곳에 단 한 사람은 진성이 아니라, 담이인데.


그러나 그 담이는 이미 열이를 진성에게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 이제 열이는 진짜 왕이 될 몸이니까. 여왕이 부르는 그 이름, 열이는 이제 자신은 부를 수 없는 이름이 된 거야. 떨리는 손으로 채 쓸 수도 없는 이름. 담이 역시 제 마음을 말할 수 없고 열이를 부를 수 없어. 원하지 않던 길이지만 바꿀 수 없는 길이라는 것도 알아. 담이 마음속에도 역시 유일한 한 사람은 오로지, 열이인데.


열은 진성과 운장을 두고 나와 버려. 여왕은 제가 열이를 위해 지은 옷을, 그리고 담이는 제가 열이를 위해 지은 옷을 붙들어 안아. 열이를 뺀 세 사람이 노래해. 바람과 달의 주인.


네 사람의 앞날은 이렇게 겉잡을 수 없이 흘러가기 시작해.


 


#12.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


열이가 그렇게 여왕의 곁을 나와 버린 다음 운장은 열이를 뒤쫓아나와 열이를 다그쳐. 그러나 열이에게 담이를 곁에 둘 수 없는 것보다 무서운 건 없어. 차라리 목숨을 내놓고 말지. 이미 여왕의 옷을 물리며 늘 하던 유들거리는 거짓말조차 입에 담지 않았을 때에 열이는 풍월이기를 포기한 것과 다름이 없어.


당신의 마음을 내게 떠밀지 말라며 운도를 거칠게 바닥에 내려놓으며 열이는 기색이 형형해. 운장은 칼을 들이밀어 열이를 다시 다그치지만 열이 오랜 똥고집이 어디 가겠어. 결국 운장이 물어. 그렇게도 그 아이가 중하단 말이냐?? 답이 너무도 뻔한 물음이지. 결국 운장이 할 수 있는 말은 그거야. 꾸지 못할 꿈은 꾸지 말라고, 헤어나오려 할수록 더 깊게 빠져버린다고. 그런 운장의 말은 못 들은 척 열이는 나가. 담이를 찾으러 가는 거지.


아마 운장은 이쯤에 담이를 열이 곁에서 떨어뜨려놓겠다 결심했을 거야. 원래도 담이가 마뜩잖았지만 이제 진짜 어쩔 수 없는 순간이 된 거야. 담이가 미워서가 아니야. 다만 진성을 너무도 위하고 사랑하기 때문이지. 그 사랑이 제게 오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그저 그 사람이 행복할 수만 있다면 상관없으니.


한편 담이는 제 옷을 들고 고민하고 있어. 이걸 버릴까, 밖으로 내밀어도 봤다가 다시 붙들고. 다시 한 번 더. 그러다 결국 전하지 못한 제 마음을, 아무에게도 이제 말할 수 없고 저조차도 불러선 안 되는 그 감정을 제가 보담 듯이 입어봐. 그 순간 운장이 등장해. 네가 지은 옷이냐? 운장도 그 옷이 담이의 마음이라는 걸 알아. 솜씨가 좋구나. 그래서 운장의 그 말은 슬프고 미안해. 네 마음은 참 예쁘고, 너희 둘이 참 예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감정이 열이에게 입혀질 수는 없다는 뜻이니. 운장에겐 열이가 걸쳐야 할 것은 여왕의 옷이니까.


담이를 이끌고 온 운장이 운도를 건네며 이제 네 것이다, 하는 순간 담이는 목숨을 내주어야만 하는 거야. 풍월의 칼을 받았으니까. 그 칼을 바닥에 내려놓는 순간 그 목숨은 오롯이 그 방 주인의 것이니.


네가 사담이냐, 진성은 물어. 진성은 사담에 대해 잘 몰라. 다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저보다 소중하고 귀한 사람이라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야. 그렇다면 너는 어떻느냐, 진성은 담이에게 저에 대해 물어. 자신에 대해 떠도는 소문들. 진성의 앞에서 떨면서도 담이는 하나하나 대답해. 진성에게 숙이고 싶진 않았을 거야. 나의 왕을 빼앗아 간 사람, 그러나 나의 왕을 정말 왕으로 만들어 줄 사람이니까.


그러나 열이의 씨를 배었단 소리와 그리고 저더러 죽으란 소리까지 할 줄은 몰랐던 거지. 소인 아둔하여 그것이 무슨 말씀이신지, 하다 여왕의 그 말에 다시 한 번 담이의 얼굴이 굳어. 네가 아니면, 네가 죽으면, 열이가 천하를 난다. 네가 아니면, 네가 죽으면 열이는 왕의 사내다. 그 맘에 너만 없다면, 그 맘에 너만 없다면. 내가 열이의 마음에서 사라져야 하는구나. 죽는 것은 이미 문제가 아니야, 다만 열이의 마음에서 내가 어떻게 사라질 수 있을까. 그 순간 진성이 식솔들을 운운하지. 자신에 대해선 아는 게 없는 이 여왕이, 내 남은 유일한 식솔인 열이를 그 천배로 만배로 먹여 살리겠지. 적다는 것이냐? 묻는 진성에게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까닭도 그래서야. 내 세상 유일무이한 식솔인 열이가 정말 내가 아니면, 내가 죽으면 천하를 납니까? 왕의 사내가 됩니까? 여왕의 확인에 담이는 이미 마음이 굳었어.


그러나 열이는 머리가 똑똑하고 정도 많고 눈치도 빠르고 마음도 약하고, 고집도 세거든. 그래서 내가 가야지만 열이가 왕이 될 거라는 걸 담이는 알아서. 겨우 목숨 하루 더 부지하겠노라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 열이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진성에게 말하는 거야. 당신과 내가 바라는 것은 같습니다. 그리고 나는 당신보다 열이를 더 잘 압니다. 그러니 내 말을 따르시지요. 그 말이야, 담이 말은.


내가 아니면, 내가 죽으면 열이는 천하를 난다. 내가 아니면, 내가 죽으면 열이는 왕의 사내다. 그 맘에 나만 없다면, 그 맘에 나만 없다면.


단 하루다. 그 하루에 담이는 어떻게든 열이를 왕으로 만들겠다 생각하지. 눈물을 닦아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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