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뮤갤~ 정말 간만...

 작년 솜 이후로 뭔가 본 건 좀 있는데, 뭘 쓸 수 있는 여유가 안 되었네 그려.

 확실히 작년에 내가 미쳐서 3년 적금을 공연에 무진장 들이 부었는데 (-,.-;;) 올해는 한달 평균 2편 정도를 소화하는 것 같아.

 5월엔 그것 보다 좀 더 보는 것 같고...

 또 사설이 길었는데 여하간 어제 "블랙 메리 포핀스" 자체 첫공이었음.

 공연 보기전 내가 원하는 조합은 아예 없어서 일단 빨리 보자...라는 심정으로 금요일(5/11) 예매해서 어제 갔지.

  캐스팅은 정상윤, 전상우, 윤나무, 송상은, 태국희.

    
  어릴 적 충격적인 사건의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12년이 흐르고
  과거 사건에 대한 진정한 의문보다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보려는 야심가 큰형(한스)로 인해      
  남매가 아니지만 형제로 자란 4 남매의 기억찾기였어.

  뚜껑이 열리기 전 대부분 "블랙 메리 포핀스" 에 대한 예상은 스릴러와 추리극이 아닐까 싶은데, 
  극을 보고나니 이건 제작사가 마케팅 전략을 잘 못 짠게 아닐까..싶더만.

  반전이 있는 스릴러/추리 뮤지컬이라기 보다는 어릴 적 기억을 넘어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머릿속의 안개 또한 짊어지고 가는 4명의 고아들의 슬픈 심리치료 싸이코드라마 뮤지컬이더군.
  스릴러/추리는 반전을 기대하고 가기 때문에 이미 초장에 반전이라는 것이 예상되고 나면 김이 빠지기 마련이거든.
   
  
  나도 초반에 보면서 이건 스릴러나 추리가 필요하지 않은데....? 라고 느끼고 나니 좀 중반에 심심하더라구.. 
  이후 그냥 아이들의 기억을 따라가는 과거로의 여행이구나...라고 생각하니 감정이입도 되고 같이 슬퍼지더라.

 사건을 겪고 스릴러와 추리를 기대하고 가면 실망 30% 예상.
 기억을 찾아 헤매는 4명의 어른아이의 슬픈 싸이코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만족 50% 추가 일 듯.

  서윤미 극본/음악/연출 인데 전작 "밀당의 탄생" 처럼 뮤지컬이라기 보다는 연극에 음악이 끼얹은 느낌으로 가는데
  "밀당" 보다는 넘버가 많은 편이야.(물론 "밀당" 은 음악까진 안했고 극본/연출만 했지만...)

  따라서 대사가 많고 심리 스릴러 느낌이라 연기를 잘 해줘야 사는데, 일단 4명의 연기는 만족. 
 
  특히, "스프링어웨이크닝" 에서 송상은 연기가 맘에 들었던 나로서는 안나역에 대만족.
  메리 역은 미미해서 태국희를 굳이 고집 안해도 될 듯...근데 태국희는 이미 얼굴표전이나 포스가 남달라서 분위기를 압도하는 게 있어.

  음악은 솔.까. 창작이라고 하기엔 너무 "쓰릴미" 야...ㅜㅜ 피아노 연주 곳곳과 멜로디가 쓰릴을 생각나게 함..
  게다가 무대구성도 살짝 쓰릴미 스럽고...의자를 많이 쓰는 건 아무래도 "스프링어웨이크닝" 느낌이고...

  전체적인 극이 편안하게 갈 때와 집중해야 할 때, 공포를 줘야 할 때 등의 강약이 아직은 힘에 부친다는 느낌...?
  조명이 그 부치는 힘을 조금 완화해주는 효과...그린과 블루, 오렌지와 레드, 옐로우를 적절하게 잘 쓰면서 극과 조화를 잘 이뤄주는 듯.

  다른 캐스팅으로도 몇 번 보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사실 책정된 가격이 좀 비싼 느낌이 있네 그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임을 감안할 때  한 8~90% 만족.

  즐거운 일요일 되시길~